왕이中외교부장,유럽돌며美압박피할우회로마련분주일대일로연선국가, EU이끄는獨·佛과對中경제교류입장차전략적자율성줄어든EU…대외정책추어디로기울지주목
지난 한 달 동안 중국 외교의중심축은 미국이아니라 유럽이었다. 왕이외교부장이8월 25일이탈리아, 26일 네덜란드, 27일 노르웨이, 28~29일 프랑스, 9월 1일 독일을 순방하였으며,양제츠외교담당 국무위원은 9월 3일 스페인, 4일 그리스를 각각 방문하였다. 중국의유럽외교대미는 15일 시진핑주석과 유럽연합(EU)이사회순번의장국인독일의앙겔라 메르켈 총리,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 우르줄라폰데어라이언 EU집행위원회위원장의화상회담으로마무리되었다.
미국의화웨이, 틱톡,위챗제재및반도체수출금지조치등에대응하기도 벅찬 중국의최고지도부가 유럽에이렇게까지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근본적인이유는 유럽이미국의압박 조치를최대한피하기위한우회로가될수있다는중국의기대라고할수있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유럽국가들 내에서조차트럼프 행정부의대중압박 조치에대한 불만이고조되어왔다. EU는 트럼프행정부의보복관세위협,방위비분담금인상, 파리협약 탈퇴,이란핵협상탈퇴, 디지털세, 주이스라엘미국대사관이전등에반대하고 있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의브렉시트 지지및민족주의적우파 정부(헝가리및폴란드)지지가유럽통합에저해가 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더나아가 실무 협의에서합의된 사항이백악관에서번복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EU는 트럼프 행정부의정책일관성문제에도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않고있다. 화웨이장비사용과 노드 스트림2 프로젝트에대한 미국의간섭이지나치다는여론이EU 국가들사이에서확산되고있다는점도무시할수 없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미국-EU 관계가 이라크 침공을둘러싸고 대립했던 부시 행정부 이후 최악이라는평가가나오고있다.
EU와 미국과의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고 해서, EU-중국 관계가 마냥 순탄하게흘러가는 것은아니다. 2003년 포괄적전략동반자 관계를확립한이후 EU와 중국의대외관계는 비약적으로 증가하여2013년에는 세가지차원의협의구조(연례정상회담, 연례고위급 전략/연례경제·무역/격년인적교류대화, 분야별 실무급 대화)에 합의하였다. 영국, 독일, 프랑스는 2015년 미국의반대에도 불구하고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하였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EU는 2019년 대중 전략보고서에서중국을 “기술 우위를추구하는경제적경쟁자 및 대안적거버넌스 모델을 추진하는 체제 도전자”로 규정하였다. EU는 중국이경제구조 개혁과 시장 개방 약속을 성실하게이행하지않고있다는 비판을 멈추지않고 있다. 또한 EU는중국이내정간섭으로 간주하는 홍콩및 신장·티베트의인권문제도계속거론하고있다.
미·중 패권경쟁에대한유럽의기본입장은어느한국가에대한편승을거부하는동시에‘전략적자율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냉전 초기전후 복구 및소련의팽창위협을막기위해EU는미국의대소봉쇄전략에 편승하였다. 탈냉전이후 지역통합의확대(동유럽국가의가입)및 심화(공동 통화및공동외교안보)를 통해EU는 독자적인영향력을확대할수있는 제도적기반을강화해왔다. 현재EU가 추구하는 ‘전략적 자율성’은 미국과의군사동맹관계청산을통한자유주의적국제질서로부터전면적이탈을의미하는것은아니다.반대로‘전략적자율성’의궁극적목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방기한 다자주의질서의복원이다.
유럽이 정보, 정책결정, 행동의자율성을 의미하는‘전략적자율성’을얼마나유지할수있을것인가에대해서는 낙관론보다는 회의론이우세하다. EU를주도하는독일과 프랑스와 달리, 중동부유럽국가들은중국의외교공세에취약하다. 중국은 2012년시작된 중국-중동부유럽국가협력(일명16+1 경제무역포럼)을통해유럽에서영향력을확대해나가고 있다. 이중 13개국은 일대일로 연선국가이다. 중국은일대일로 구상의일환으로 헝가리수도 부다페스트와세르비아수도베오그라드를잇는총 350㎞고속철건설을지원하고 있다. 서유럽국가들중
에서도 중국 경사론이확산되고 있다. 경제위기의처리과정에서독일과 프랑스의고압적태도에불만을 가지고 있던이탈리아와 그리스도 중국과의경제교류에적극적인입장으로선회하고있다. 2019년이탈리아는일대일로구상,그리스는16+1에참여하기로각각결정하였다.
회원국들 사이에입장 차이가 계속 확대된다면, EU가 전략적자율성을 추구할 수 있는 여지는 축소될수밖에없다. 미·중갈등에대한대응이회원국별로달라지는징후는화웨이장비사용및코로나19 위기지원등에서이미가시화되고있다. EU가회원국들 사이의이견을 해소하지못할 경우, 공동외교안보정책과 공동안보및국방 정책을추진하기어려워질것이다. 그결과 EU의전략적자율성은현실이아닌수사에머무를것으로예상된다.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국이 EU를 우군으로 만들려는 노력은 더욱더강화하는 방향으로진행되고있다. 향후양자관계는지난 15일 화상회담에서EU가 요구한 투자협정의연내타결과 시장추가개방요구를중국이얼마나어떻게수용하는가에달려있다.중국이EU의요구를전향적으로받아들일경우, EU 대외정책의추는중국으로기울수있다.반대로중국이EU를만족시키지못한다면, EU는대선결과를보고미국과관계개선을시도할것이다. 이런점에서올 하반기중국외교의성패는EU의‘전략적자율성’에좌우될것으로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