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일자리얻은美·기술지킨中…양국상생모델기대

- 배인선기자baein­sun@

美텍사스에본사…알고리즘추천기술은中­소유정치·안보문제해결까지…세계적기업도약계기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 중국명 더우인)의 매각 협상과 관련해서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이 이룬합의안을놓고미·중양국서긍정적평가가­쏟아진다.틱톡 제재령이 발효되기 하루 전날인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 매각 합의안에 원칙적으로 승인하면서 틱톡은 미국시장 퇴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게 됐다.두달넘게이어진틱톡매­각협상도사실상마무리­단계에접어들었다. ‘틱톡 사태’는 지난 7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틱톡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미국에서 퇴출시키겠다고 경고한 게 발단이 됐다. 특히미·중이치열한기술전쟁을­벌이는와중에서도양국­기업이복잡하게얽힌이­해관계를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갈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는데긍정적의­미가있다는분석이나온­다.

틱톡의승부수“美에본사… 1년내상장”

블룸버그 등 외신에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원칙적으로 승인한 바이트댄스와 오라클, 월마트가마련한합의안­내용은아래와같다.

바이트댄스는틱톡의미­국사업부문을떼어내새­로운 회사 ‘틱톡 글로벌’을 설립한다. 미국 사업부문뿐만아니라해­외사업모두를하나로묶­은형태로 알려졌다. 틱톡 글로벌설립엔 오라클, 월마트도공동으로참여­한다.

본사는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에둥지를 틀고 2만5000명을 고용하기로 했다. 이사진절반은 미국인이 맡고, 미국 출신 최고경영자(CEO) 및 보안 전문가를이사진에두기­로했다.

틱톡글로벌은1년내미­국뉴욕증시에상장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중국 환구망은 틱톡이 상장 전투자 유치에도 나설 계획이라며, 오라클과 월마트가모두 1000억 위안을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투자 유치후 틱톡 기업가치는 약 5000억 위안(약85조원)으로 추산됐다.

오라클과데이터협력…안보위협줄여

바이트댄스는 틱톡 글로벌에대한 지배주주 자리를 여전히 유지할 전망이다. 오라클과 월마트는바이트댄스보­다는 적은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환구망은“오라클과 월마트의지분율은 각각 12.5%, 7.5%로, 합쳐서20% 정도가 될 것”으로추산했다.

틱톡의핵심이라 불리는 이용자 맞춤 동영상 추천알고리즘 기술도 바이트댄스가 계속 소유한다.대신오라클은틱톡의기­술협력파트너로, 자사클라우드시스템에­서틱톡글로벌의모든데­이터를보관, 관리하게된다. 틱톡글로벌의알고리즘­기술소유권은 없지만, 알고리즘 소스코드와 업데이트 내용에 100%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바이트댄스가미국 이용자 데이터를 중국 공산당에보내는 스파이행위를하지못하­도록감시하기위함이다.

아울러바이트댄스는 오라클과 월마트 등 투자자와함께50억달­러규모글로벌교육기금­을설립해향후 기술,온라인동영상등을통해­글로벌교육수준을높이­는데도기여하기로했다.

이해관계얽힌4자모두­만족시킨절충안

이번합의안은틱톡매각­을놓고이해관계가 복잡하게얽혀있는 미·중 양국 정부, 그리고 바이트댄스, 오라클 ‘4자’를 모두만족시킨절충안이­라는분석이나온다.

미국에서아예 ‘퇴출’되거나, 미국 기업에헐값에매각될 뻔했던 틱톡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심지어‘전화위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내정치적문제를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핵심알고리즘기술도 지켰다. 게다가 오라클·월마트로부터 투자를지원받은 것은 물론, 협력을통해글로벌기업­으로한층더도약할수있­게됐다.

틱톡의기술 협력파트너로서오라클­도 틱톡 지분을 일부 가져가면서거대한 수익을 함께공유할수있게됐다.뿐만아니라전통적인B­2B(기업간거래) 사업자였던오라클은미­국에서만 1억명이상의이용자데­이터를보유한틱톡과협­력을통해B2C(기업·소비자간 거래)로사업을확장할수있게­됐다.

트럼프행정부도중국으­로부터의안보위협을해­소함과 동시에틱톡으로부터미­국 내일자리창출에기여하­겠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성과를 냈다. 주요 지지세력인오라클은 물론 바이트댄스 투자자인세쿼이아 캐피털·제너럴애틀랜틱등미국­자본가를 만족시켰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앞두고든­든한후원군을확보한 셈이다.

“양극관계안정화긍정적­요인”

아울러 중국 정부로서도 틱톡의 핵심 기술을미국에 ‘몽땅’ 내주는 상황을 막았으니체면을 세운 셈이다.

사실 틱톡과 오라클의 협력 방식은 약 2년 전애플의중국 클라우드 시장 진출 선례를 따른 것이기도 하다.

2018년 2월, 중국 내인터넷서비스 제공자는 중국에서버를 두고 현지기업과 협력해야 한다는법에따라 애플은 중국 현지인터넷서비스업체­윈상구이저우와 함께 중국에서 아이클라우드 사업을진행하고 있다. 이는 틱톡이미국에서버를 두고오라클과기술협력­하기로한방식과흡사하­다.

더중요한건틱톡과오라­클의협력을통해미·중기술 전쟁이나날이치열해진 가운데서도 양국 관계의‘상생’ 협력포인트를찾았다는­것이다.

“퇴출→매각→협력”진통끝합의

중화권매체둬웨이망은“이번 사태가양국관계를 안정화 시키는 데하나의긍정적요인이­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미·중 양국이상생상극관계로, 서로 갈등을 빚으면서도 파국으로는 치닫지않는서로떼려야­뗄수없는관계임을보여­줬다”고풀이했다.

사실합의안이이뤄지기­까지협상은적지않은진­통을 겪었다. 후시진중국관영환구시­보 편집장은20일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며 미국에 맞서“투쟁한 결과”라고표현하기도했다.

사실7월 7일트럼프대통령이틱­톡퇴출가능성을언급했­을때까지만해도세간에­선틱톡이‘제2의화웨이’가될것이라는우려목소­리가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제재 때와 마찬가지로미국 안보에 위협이된다는 이유를 표면적으로 내세워‘틱톡 때리기’에 나섰다. 바이트댄스가중국기업­이기때문에틱톡을사용­하는미국인의개인정보­가중국공산당에넘어갈­수있다는이유에서다.

하지만 실상은 미·중 패권전쟁속에서중국기­술기업부상을 억제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지배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만 틱톡을 겨냥한 행정명령을두차례발동­했다. 8월 6일틱톡을비롯한바이­트댄스의미국내거래를­금지하는내용을담은행­정명령을 발표한 데 이어, 14일엔 틱톡 미국 사업부문을90일이내­에미국기업에넘기라는­행정명령도발표했다.

중국정부도가만히있지­않았다.중국상무부는즉각 ‘수출 제한 기술 목록’을 수정해틱톡 매각에급제동을 걸었다.알고리즘은 물론,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분야기술수출과관련­해중국당국의허가를받­도록한 것이다. 블룸버그는“바이트댄스가틱톡의미­국사업부문을매각할때­중국정부허가를받도록­함으로써틱톡매각지연­을노린것”으로풀이했다.

막판까지‘기싸움’…갈등불씨‘여전’

트럼프 대통령의합의안 승인 직전까지 미·중간기싸움도 계속됐다. 오라클과의합의로 일단락된줄알았는 데,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돌연“마음에들지않는다”며어깃장을놓기도 했다. 이어18일 미국상무부는예고한대­로 “20일부터틱톡을금지­할것”이라고선포하며중국을­압박했다.

이에맞서중국도즉각미­국에대한보복조치로“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해치는 외국기업과 개인을 상대로 한 ‘신뢰할 수없는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대한규정을발표하고­중국입국제한혹은 취소, 벌금 부과, 중국내투자 금지제재등의처벌을받­을수있다고경고했다.

다만양쪽모두협상의여­지는남겨놓으며갈등이­고조되는건피하는모습­이었다.미국은틱톡의신규다운­로드만금지하기로했을­뿐틱톡서비스제공을완­전히차단하진않았고,틱톡의미국내완전한사­용중단은오는11월1­2일로 연기했다.중국도블랙리스트규정­을발표하긴했지만,언제부터시행할지는밝­히지않은 것. 다행히트럼프대통령의­합의안승인으로틱톡사­태는사실상마무리국면­으로접어들었다. 하지만미국이틱톡제재­를연기한것일뿐완전히­해제한것이아닌데다가,이번합의안이미국뿐만­아니라중국정부의승인­도거쳐야하는만큼갈등­의불씨는여전히살아있­다는분석도나온다.

20억명이용자…가장성공한앱

2016년 출범한 틱톡은 15초 이내의짧고 재미있는동영상을공유­하는모바일 플랫폼이다. 전세계150개지역에­서75개언어로출시돼­전세계젊은층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4월 기준,틱톡의전세계누적다운­로드건수는 20억건에달했다. 특히올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속 틱톡은 미국인 사이에서선풍적인기를 끌었다. 미국내누적다운로드건­수도1억6500만건­이넘는다.

수익성도 뛰어나다. 틱톡의인기에힘입어모­기업바이트댄스1분기­매출은56억달러로전­년동기대비 130% 증가했다. 틱톡 덕분에 바이트댄스 몸값은 1000억 달러이상의‘헥토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중국인터넷기업가운데­사상처음글로벌성공을­거둔모바일앱이라는평­가가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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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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