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의혹…모럴해저드에빠진21대국회
與野모두재산축소신고·이해충돌등논란휩싸여여론눈치보며실질조치미흡…“원칙대로처리해야”
윤미향·김홍걸·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박덕흠·조수진·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잇따라 논란에휩싸이면서 21대 국회가 최악의‘모럴 해저드(Moral hazard·도덕적 해이)’를일으키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여야모두 ‘내로남불’을 주장하지 말고 원칙대로 처리해야한다는지적이나온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재산신고 누락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홍걸 의원을 지난 18일 제명했다. 당내윤리감찰단에회부된지이틀만이다. 김의원은 지난 4·15 총선전 10억원대아파트 분양권을 누락해재산 축소신고의혹이 제기됐다. 총선당시 1억1000만원이었던 김의원의아내임모씨의예금신고액이최근 11억7000만원으로 확인되면서 후보자 재산신고 당시배우자와 관련한 재산을빠뜨려신고한것이드러났다.또 2016년 주택3채를잇따라구매한사실도확인돼부동산투기의혹도일었다.
김 의원은 “분양권이 신고 대상인지 몰랐다”며“상가는 보좌진이등기부등본을 착오해잘못 신고한 것으로, 의도를갖고숨긴것이아니라 행정실수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민주당측은“당 윤리감찰단이김의원의공직선거법위반과허위신고등에대한조사를개시했지만,김의원이감찰의무에성실히협조할것으로보이지않았다”며“부동산 정책취지에부합하지않는부동산다보유에따라당의품위를훼손한 만큼,긴급소집한최고위에서제명을결정했다”고말했다.
대량해고‧고용보험료 미납 사태가 불거진이스타항공의창업주이상직의원역시당에서제명될위기에놓였다.이의원은2014년횡령·배임으로유죄를받은형이상일씨와의공모여부및이스타홀딩스의이스타항공주식취득과정에서의횡령·배임가능성,이의원의자녀상속세포탈여부등에대한의혹을받고 있다. 또창업주로서대량해고및파산위기에처한경영상의책임도피할수없게됐다.신동근 민주당최고위원은“문재인정부들어와서,또코로나정국에서가장 중요한 문제는 ‘일자리 지키기’로 이야기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에서는605명의대량해고사태가있었다”며“이는 우리당의 노동정책이라든지 기조 또는 가치에 반한다고볼수 있고, 사실이과정에서이의원이최선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기때문에굉장히엄중하게보고 있다. 추석전조치가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또 앞서윤미향 의원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부실의혹과관련해검찰에불구속기소처분을받으면서당직·당원권이정지됐다.
그러나민주당은 김홍걸‧이상직의원과관련해서는 ‘국민의눈속임을 피하기위한 꼬리자르기’라는비판을받고 있으며, 검찰수사를핑계로윤미향의원에대해추가 조치를 취하지않는 것은 무책임하다는평가를받고있다.국민의힘은지난 20일논평을통해“김대중 전대통령의아들김의원은 ‘의혹’만으로도 당에서제명이 됐는데, 범죄사실이확인돼재판에넘겨진윤 의원에대해서는 왜모르쇠로일관하느냐”며“국민의눈을속이고꼬리를 자르는서툰야바위꾼흉내에불과하다”고꼬집었다.
이어 “김 의원역시 ‘제명’은 당 명부에서이름만뺀 것으로, 의원직과 무관하다”며“이름만 빼고 ‘계속 같은 편’을 하는 것이무슨 징계인가. 진정으로반성한다면 김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해‘의원직제명’에나서라”고강조했다.
국민의힘도비슷한처지
하지만국민의힘역시비슷한처지에놓였다.국회국토교통위원회소속이었던박덕흠 의원은가족이운영하는 건설사가 국토부와 산하기관, 지자체등피감기관으로부터수천억원대의공사를수주했다는이해충돌 의혹에 휩싸였다. 박의원은이
날해명기자회견을열고“언론에서보도한5개회사(원하종합건설‧혜영건설‧파우개발‧원하레저‧원하코퍼레이션)의매출자료를보면국회의원당선후,특히국토위간사로있으면서공사가확연히감소한것이뚜렷이드러난다”며“국토위소속이던 2018년 전체매출은전년도의61.9%로 급감했다”고 항변했다.이어STS공법을 이용해수백억원의돈을받았다는내용도 사실이아니라고 주장하며“최근 회사로부터확인해본결과 보도된금액들은공사를수행하고공사대금을지급받은것으로,공사도하지않으면서STS관련신기술사용료로돈을받은경우는전혀없었다”고말했다.그러나이원욱민주당의원은이날한라디오방송을통해“원천적인이해충돌방지법이필요하다”며“국회에이해충돌과관련된상임위에들어가지못하게해야한다”고강조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당시 삼성물산 사외이사였던 윤창현 의원은 정무위 배치가 이해충돌이라는 지적이제기된 상태다. 정무위에선 삼성의지배구조에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수있는 법안을심사하는데, 윤 의원은 2015년 합병당시전면에서적극적인역할을 했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 신상발언에서 “삼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으면 이해충돌인가. 사외이사직을수행하면서 5년 전 합병 찬성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소유주와 유착관계라고 하는 것은 너무한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삼성생명의삼성전자 지분보유를 제한하는 내용의 ‘삼성생명법’을 발의한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공소장에‘삼성물산의 사외이사들이잘못된 명분과 논리를 갖고 합병을 끌어냈다’는 구절이 나온다”며 “이런 부분을 볼 때 절대 이 과정에 계셔서는 안 되는 분”이라고 비판했다.
조수진의원은지난총선후보등록당시재산신고를할때현금성자산11억원을누락했다가논란이됐다.조의원은“신고과정에서실수가빚어졌다”고해명했지만,본인의‘실수’에도불구하고여당의원들을적극적으로공격하는모습을보이면서적반하장이라는비난이잇따르고있다.이에따라전문가들은의혹이제기된의원들의경우원칙대로처리해야한다는입장이다.
전문가“고발할것은고발하라”
민주당당규 제14조에따르면당원이△직권남용및 이권개입△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이해충돌방지및 회피의무 불이행△기타 공무수행에있어심각하게품위를훼손한 경우등에해당할 경우징계사유에해당한다.
또민주당당규 제32조(비상징계)에따라당대표는 선거또는기타 비상한 시기에중대하고 현저한징계사유가있거나그처리를긴급히하지아니하면당에중대한문제가발생할우려가있다고인정하는때에는최고위원회의의결로징계처분을할수있다.
국민의힘당규제20조에따르면△당에극히유해한행위를했을때△현행법령및당헌·당규·윤리규칙을 위반해당 발전에지장을 초래하거나 그행위의결과로민심을이탈케했을때△정당한이유없이당명에불복하고당원으로서의의무를이행하지아니하거나당의위신을훼손했을때△당소속국회의원에게구속영장이청구됐음에도법원의구속전피의자심문기일에불출석했을때징계를내릴수있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정치평론가)는 “현재 선거가 임박했다고 하면, 각 당에서앞뒤재지않고 과감하게 정리를 했을 텐데, 지금은 적당히 여야가서로 눈치를 보고 여론 추이에 맞춰 해결하려는경향이있는 것 같다”며 “각 당의 당헌‧당규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하는 것이 국민들의입장에서는의혹을 풀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고발할것은 고발하고, 법적으로처리가부족한부분은개정을통해서라도원칙대로처리해야 한다”고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