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종
코로나장기화속경제불안감확대재난지원금앞으로적시투입중요그린뉴딜‘창조적파괴’서답찾아야비대면·신재생에너지새이슈대응투자연구·규범마련대외전략짜야
“경제학자로서바라볼때앞으로다소완만한트리플딥이올수있을것으로 본다.”
지난 5월 취임한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이한국경제에대해내놓은 전망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백신치료제개발 여부와 상관없이한국 경제의향후 궤적은 ‘더블유(W)’를 계속늘려놓은것과같은형국이될것이라는게그의얘기다.
정부가 4차 추가경정예산까지쏟아부을 예정이나, 경기부양 효과를얼마나 거둘수있을지장담할 수도 없다. 국제사회역시마찬가지다. 천문학적인예산을 투입하지만, 변종 코로나19의재확산마저두려울따름이다.
김원장이우려하는바도별반다르지않다. 장기화된침체국면속에서변화하는국제사회의수요에발빠르게적응하고혁신을하지않는다면, 선진국 반열에오른 우리나라가 새로운 비전을 찾는 게쉽지않다는그의얘기에도무게가 실린다.앞으로비대면시대가가속화될것으로예상되는 가운데, 다자간 무역시장에서의기준점은 어디에찍히는지, 국제사회속에서한국경제가어떻게주도권을찾아가야할지등대외경제정책의방향성을그에게물어봤다.
◆“코로나 대응,인상적이진않아도할건다했다”
장기침체에대한 김원장의경고는 최근 국내외경제관련기관이한국경제성장률을마이너스로내다본것과도무관하지않다. IMF가한국의성장률을 -2.1%로 전망했으며 한국은행(-1.3%), KDI(-1.1%), 한국경제연구원(-2.3%), LG경제연구원(-0.8%), 현대경제연구원(-0.5%) 등이마이너스성장을기록할것으로내다본상황이다.
다만, 그는“비대면비즈니스및산업이새롭게나타나고있는 만큼,지난 3~4월 받은 충격보다는 그 강도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비대면상황 속에서경제활동이활성화될가능성은 있으나, 그 과정에서중소상인·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게는어려움이가중될수있어서재정투입을통해어려운골짜기를넘어갈수있게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또기존재난지원금이단기적으로효과를냈다고판단했다.김원장은“재난지원금 규모가크지는않았으나 5, 6월에소비등에서효과를봤으며상황에맞게적시투입하는게중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재정주의로 전락했다는지적을 받는 정부의코로나19 대응책에대해그는 유럽을 지목하며재정투입의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유럽국가의경우, 원래 1.5% 정도의성장을하던나라들이올해2분기까지-12%대까지 성장률이하락한 상황이어서무려14%가 내려앉은상황”이라며“우리가외환위기이전에5~6%성장하다가-5.1%까지떨어진 것을 비교해볼 때, 우리보다 유럽국가들이느끼는 현기증은대단하다”고강조했다.
그는 “실제 유럽에서눈에띈것은 지난 3월 코로나 여파로 경제가급락했을 때, 유럽중앙은행(ECB)이 100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풀었다는 것”이라며“영세중소기업을 다 살려내겠다는 취지였고 정책타이밍이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위기시돈을지원해국가개혁을유도했던 IMF의경험을토대로크리스틴라가르드 ECB 총재가 ‘신의한수’를뒀다는얘기다.
김원장은 “우리나라 역시당시한국은행이임시이사회를 열어기준금리를내리고 정책당국자도대책마련에힘쓰는등 K-정책에서도큰실수를한 것이없다”면서도 “규모가 유럽처럼크지않아서인상적이지는않았고그만큼경제가 후퇴하지않아서정부 정책이부각되지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적재적소에재정을 긴급하게투입하는 정부의대처역시부족하지않았다는게그의생각이다.
◆“다자간무역의 산실, WTO엔한국경험필요”
정부가 우루과이라운드협상 테이블에나서기전이를 지원하기위해설립된곳이바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다. 전략적인통상정책을만들고국제사회에대처하기위해달려온만큼다자간 무역에서세계무역기구(WTO)의역할에대해서는누구보다도중요하게보는기관도 KIEP다. 특히최근 유명희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WTO 사무총장 도전기에대해김원장은한국성장의모델론을 제시했다.
김원장은 “1967년에 WTO의기반인‘관세와 무역에관한일반협정(GATT)’에가입하면서일명관세특혜를받으면서세계시장에얼굴을내밀었던게그당시한국상황이었다”며“선진국에서최빈개도국까지도세계무역에편입시키자고해서가입했고,그이후한국은아무것도없는나라에서엄청난발전과성장을일궈냈다”고강조했다.
그는 “유 본부장의경우, 가트 가입과 나이가 같은 것으로알고있는데, 그의 25년간 통상 경험이한국 통상 역사의흐름이었다”며“한국만큼 드라마틱하게성공한 국가가 없고, 그런 경험과 모델이현재
WTO가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전했다. 더구나 그는 디지털 네트워킹시대에익숙한유본부장의경험이아프리카 개도국 발전에도 상당한영향을미칠것으로 내다봤다. 김원장은“그런차원에서한국이유일한 국가이고, 이런위기상황에서리더십을 가진곳은 한국뿐”이라고말했다.
◆“미래로향하는유럽의규범을선도해야”
유럽경험이많은김원장은 ‘유럽통’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유럽시장은현재한국과의교역량이상당부분 줄어들었지만, 미래다자간무역에서우선적으로검토해야할대상이라는게그의조언이다.
김원장은“유럽시장은교역량보다도중요한것이있는데,그게바로통상규범”이라며“통상규범을 먼저유럽시장에서적용하고그게익숙해지면다자간 기구인 WTO에서적용한다”고 말했다. 역내시장에새로운규범을도입하는데,대표적인부분이환경이라고그는설명했다.
그는“이산화탄소 배출,자동차안전띠,보닛철강강도문제등여러가지EU(유럽연합)의독특한규정이있는데, 모두국제표준을 따른다”며“이렇다보니유럽시장이미래규제의선도자여서해당시장에대응해야향후글로벌시장을얻을수있는것”이라고덧붙였다.
노동문제역시빼놓지않았다.김원장은“국제노동기구(ILO)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개정을 해야 국제통상규제에서벗어날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문재인정부가정권을잡은기간내에핵심협약비준이이뤄질것으로내다봤다.
◆“그린뉴딜은창조적파괴에서시작한다”
그린 뉴딜에 대해 김 원장은 경제학자인 조지프 슘페터(J. Schumpeter)가 강조한 ‘창조적 파괴’를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 환경오염등 당위론을 내세워야 하겠지만 이것만으로는 이해관계가 얽혀있는모든 기업, 생산자, 시민을설득하기가쉽지않다”며“아무것도없는시대에도로와철도를만드는것처럼만성적인수요부족상황에서는수요를새롭게창출하는창조적인파괴가필요하다”고말했다.
그는“가솔린차를만들면서도로를구축하는등 19~20세기에는 그런투자를 했다”면서“그러면서현대에들어그런차원의투자를하지않는다면새로운수요를만들어낼수가없다”고 말했다.
재생·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한다면 정부가 인센티브 정책을 충분히마련해야한다는게김원장의생각이다.그는“기술력을 조금가진기업에지속해서투자하고안팔리면안 되니,연구개발을지원해주는등마중물역할을해야한다”고조언했다.
또 순환경제역시그가 강조하는 그린 뉴딜 중 하나다. 김원장은
“새로운 친환경제품을만들고잘 썩는플라스틱을만든뒤에보조금을 지원해서시장이새로운 제품에적응하도록도와야 한다”며“순환경제를위해정부가해야할일은무궁무진하다”고강조했다.
◆“연구인력도변화해야한다”
김원장은 “KIEP는 현재의대외경제환경 변화, 우리나라의위치를파악해그에맞도록 역할을 바꿔나가야 하는 게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연구원의핵심역량에집중할뿐더러이제는한국이선진국반열에올라선상황에비춰과거와다른시각으로정책연구에매진해야할때”라고 강조했다.
그는이어“현재우리나라의선진국위상을생각하고이를유지하기위해어느해외지역을연구해야 하는지, 대외영향력을행사하기위해어떤전략을찾아야할지등을살펴봐야한다”며“그런시각에서국제개발협력센터를발빠르게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또“새로운글로벌이슈, 환경, 기후변화,디지털등모든사안에대해전세계규범이없다보니이를정립하고알리는역할도 KIEP가 해야한다”고 전했다.
김원장은 KIEP 구성원들의변화도 주문했다. 그는 “미디어가 변화하고있는만큼연구성과를국민이공감할수있도록알리는게중요하다”며“다양한플랫폼을통해연구인력스스로가연구를알리고공유하고소통하는 자세를 가져야 변화에적응할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종원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