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도시,그다음은인간…당장행동하지않으면모두사라진다
영화 ‘투모로우’는 기후변화를 경고하는 재난영화다.영화는온난화로빙하가 녹고,이로인해바닷물이차가워지면서지구가빙하로뒤덮인다는내용이다. 당시 ‘북극 기후영향평가협회(ACIA)’가 발표한보고서와맞물려화제가 됐다.보고서는“빙하가 무서운속도로녹고있고,북극주변기온은지구평균보다 2~3배높아대재앙이우려된다”고했다.그러면서“20년 뒤캐나다허드슨만에서더이상북극곰을볼수없다”며긴박한대응을촉구했다.
우박·산불·쓰나미…대재앙의전조현실로
그 뒤로 16년이 흘렀다. 영화에서는 빙하가 시작되기전여러이상징후가 나타난다. 골프공크기우박, 산불,토네이도와 폭풍, 쓰나미등이다. 현실에서는 어떨까. 올해지구촌은 폭염과 함께 불탔다. 미국 서부(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산불은 7월부터시작해아직도 맹렬하다. 이미우리나라의20%에해당하는면적을 태웠다. 인명과 재산 피해도덩달아 급증했다. CNN은 한치앞을분간하기어려운현지상황을핵겨울에비유했다.
태평양 한가운데위치한 호주는 한층 심각하다.
지난해9월부터올 5월까지무려9개월 동안 산불로 뒤덮였다. 불에탄면적만 우리나라의63%에 달한다. 이와중에수많은 야생동물이 숨졌다. 화상입은코알라는상징적이다.극지방도예외는아니다.시베리아는지난해7~9월 불탔다. 우리나라면적의30%다. 올해도 러시아와 캐나다에서는 산불이계속되고 있다. 아마존과 동남아열대림은 팜유와 목재를얻기위해일부러불을놓았다.
온난화는 산불을 촉발했다. 숲은 바싹 말라 불붙기좋은상태로 변했다. 문제는 산불로이산화탄소가 방출되고,이는다시온난화를가속하고있다.온난화는 해빙도 앞당겼다. 올 7월 북극 해빙면적은인공위성관측이래가장작은규모를보였다.영국리즈대와에든버러대연구에따르면1994년부터2017년까지 23년 동안사라진얼음은 28조t에이른다. 빙하와얼음이녹으면해수면은 올라간다. 해안과인접한도시는위기다.
2004년미국국방부는“20년안에네덜란드헤이그 등 주요 도시들이물에 잠기고, 해류 순환에변화가 생겨영국과 북유럽은 시베리아성기후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읽은 <2050 거주불능지구>는 기후변화가 가져올 재앙을 적나라하게제시했다.데이터가매우구체적이라서읽는내내고통스러웠다. 책은 지금과 같은 탄소 배출과 온난화가계속된다면베이징은수중도시가될것이라고경고했다.런던과몬트리올도통째로물에잠긴다.
탄소배출이대로라면,베이징은수중도시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해수면이 50m만 높아져도 플로리다 주는 일부 언덕만 남긴 채 97% 이상사라진다. 뉴욕, 필라델피아, 프로비던스, 휴스턴, 시애틀, 버지니아비치는 물론이고 샌프란시스코와 새크라멘토까지가라앉는다. 유럽은 런던, 더블린, 브뤼셀, 암스테르담, 코펜하겐, 스톡홀름, 리가, 헬싱키,상트페테르부르크가 물속에 잠긴다. 아시아에서는도하, 두바이, 카라치, 콜카타, 뭄바이가 해당된다.” (109~110쪽) 재난영화속이야기가아니다.
이미루지애나해안지대는5000㎢가 사라졌다.지금도 한 시간마다 축구장 면적이 잠긴다. 플로리다는 해수면으로부터도로를 지키기위해매년 2500만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또 콜로라도는 지난달 8일, 40도가 넘는폭염을기록하다하룻밤사이에영하 2.2도로 떨어졌다. 미국 덴버에는때아닌폭설이내렸다.극단적인기온변화는생태계를 교란시킨다.우리나라에서도 한겨울에개나리와 진달래를보는건흔한일이됐다. 빙하와얼음은태양을반사시켜지구 온도를 조절한다. 그런데얼음 면적이줄면이런기능이사라져온난화를 유발한다. 기상학자들은올여름최장을기록한우리나라장마원인을여기에서찾고 있다. 영국 남극 자연환경연구소는 최근북극빙하는향후15년이내모두녹을것이라고경고했다. 빙하와 극지방 땅이녹으면 바이러스가창궐하게 된다. 코로나19도 무분별한 환경파괴와온난화에서비롯됐다는관측이지배적이다.
코로나19는지금이라도탐욕을내려놓고무한소비를절제하라는경고다.소비는더이상미덕이아니다.독일학생들은83%가소비할때죄책감을느낀다고한다.지난달25일‘청소년기후행동’소속학생100여명이국회앞에서시위를벌였다.이들은세계2446개도시청소년들과연대한온‧오프라인결석시위를통해기후위기대응을 촉구했다. 학생들은“국회가기후위기에눈뜨고행동으로보여달라”고촉구했다.
영화에서는 지구 기온이 정상화되는 것으로 끝난다.현실은그렇지않다.북극곰이사라지고,수많은 도시가 불타고, 물에잠기게될 것이다. 그다음은인간이다.지금행동하지않으면<2050 거주불능지구>는 머지않다. 미래세대를위해고민하는추석연휴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