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죠”예술인없으면‘예술의전당’존재이유가
“예술의전당은예술인들과관객분들께서비스를제공하는 기관입니다. 코로나19로 10년 많게는 30년간 공연예술에종사하셨던분들이지금 생사의갈림길에서 계십니다. 예술인이없으면예술의전당은존재의이유가없습니다.우리가할수있는게무엇인지고민했죠. 돈은없지만 극장이있으니대관료를안받기로 결정했죠.”
코로나19로 끝이보이지않는 긴 터널을 지나고있는 공연·예술계에단비가 내렸다. 예술의전당은 5일부터오는 12월 31일까지 오페라하우스(오페라극장·CJ 토월극장·자유소극장)와 음악당(콘서트홀·IBK챔버홀·리사이틀홀) 6개공연장의대관료를100%면제하기로결정했다.
개관 32년 역사 최초로 대관료 면제라는 지원책이발표된 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집무실에서만난 유인택사장은 “공연예술계는 가을부터코로나가 잦아들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지금까지버텨왔다. 상반기에체력저하가 심하게된 상황이다”라며“가을·겨울까지계속되면버틸수있는곳이공연예술계에는 없다. 그나마 규모가 큰영화사도 문을닫기시작했다”며안타까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국가대표 극장’으로 불리는 예술의전당도 피할 수 없었다. 음악이흐르고수많은전시가열렸던극장은모두문을닫아야했다. 유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저희도 예상 손실이 100억원이 넘는다. 은행차입을 통해월급을 주고 경영하고 있다”며“그래도 예술의전당은 공공기관이다.민간은대출조차받기힘들다”고토로했다.
대화를할수록 “고통은 함께나눠야 한다”는 말의진정성이느껴졌다. 2019년 3월예술의전당사장에취임한유사장은“1년 반전내가그들의자리에있었다. 대학로1년가까이있다가 왔다”며“정부에서예술인들에게긴급재난지원금을 제공했지만, 기획사·예술인·스태프의수가 워낙 많기때문에사각지대가 존재할 수밖에없다”며 “‘한자리 띄어 앉기’로극장을 운영하면, 예산을받는국공립예술단체들은버틸수있을지모르지만, 티켓수입에의존하는민간단체들은당해낼수가없다”고 짚었다.
유 사장이민간단체들을 대상으로 대관료 면제라는 ‘심폐소생술’을 하는 이유다. 그는 “하반기에공연을 준비하는 단체들이이렇게라도 희망의끈을이어가게하는것이예술의전당이할수있는최
한국영화‘프로듀서1세대’
유인택 사장은 극장과 영화제작사·벤처 캐피털대표를두루거친문화·예술 전문가다. 특유의친화력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을 통해활발히소통하는인물로손꼽힌다.
1955년 11월 15일 충북 제천에서출생해경복고와 서울대약학대학·홍익대공연예술대학원을 졸업한 유 사장은 극장과 문화산업현장에서수많은경험을쌓았다.
극단 연우무대사무국장과 청강문화산업대뮤지컬스쿨원장·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장·동양예술극장 대표 등을 지낸 그는 서울시교육청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장과 서울국제환경영화제조직위원등으로도활발한활동을펼치고있다.
그는무대와 함께한평생을 살았다. 연극 ‘변방에우짖는 새·’‘아리랑·’‘금희의 오월’ 등과뮤지컬 ‘구름빵·’‘광화문연가·’‘밥짓는 시인, 퍼주는사랑’ 등을 기획했으며, ‘해바라기 콘서트’와 다수의무용작품도만들었다.
유 사장은 한국영화 ‘프로듀서 1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영화 제작사 <기획시대> 대표였던 그는 ‘결혼 이야기’와 ‘미스터 맘마’ 등을통해한국영화의‘로맨틱코미디시대’를 활짝 열었다. 또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화려한 휴가’를 비롯해‘목포는 항구다’와 ‘해적디스코왕되다’등다수의작품을제작했다.
영화 산업화에관심이많은 유 사장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를창립하고국내최초문화콘텐츠 벤처캐피털인아시아문화기술투자를 설립하기도 했다. 유인태전국회사무총장의친동생이기도하다.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3억원이 됐든 5억원이됐든 단기손실은 감수하더라도 길게봐야 한다”고강조했다.
예술의전당 6개공연장에서는 오는 12월 말까지음악회94회와 14건의 공연대관 일정이 잡혀있다. ‘대관료 면제’라는 희망의씨앗은조금씩싹을틔우고 있다. 오는 11월 28일과 29일예술의전당오페라극장에서베르디오페라 ‘에르나니’를 공연하는 라벨라 오페라단은 “대관료 면제를 결정해줘감사하다. 어렵더라도공연을꼭성사 시키겠다”라는 뜻을유사장에게전했다.
특유의친화력으로 각 단체들과 거리낌없이 소통하고있는 그는 “위기일수록 힘들어하는 사람들의어려움과 고통을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는 것이인간사에서중요하다”며“마음을 함께하는 것, 어려움을알아준다는 것이 필요하다. 그다음이경제적인지원이라고생각한다”고말했다.
코로나로생사기로에놓인공연예술인연말까지대관료100%면제‘통큰’결단오페라‘에르나니’등100여건일정잡혀中,국내예술인들이함께해야할파트너비상업예술교류로문화외교물꼬터야2022년수교30주년오페라공연준비중
문화는 사람과 사람뿐만아니라 국가와 국가를연결한다. 유사장은서울종로구대학로에있는동양예술극장대표 시절중국영화 상설관을 열었다.주한중국문화원과 협력해중국영화를 제공 받아,공연이없는오후에무료로상영했다.
유사장은“중국은 장기적으로한국예술인들이함께가야할 파트너로보고 있다”며“영화는 만국의공통어다. 젊은이들이영화를통해서중국 젊은세대의생활모습등중국에대해알았으면하는바람을담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행보는예술의전당 사장부임후에도계속되고 있다. 중국 국가 대극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교류 중이며, 중국이중심이된세계오페라극장연맹(20여개 극장), 실크로드 국제극장연맹(50여개극장)포럼등에도참여했다.
유 사장은 “예술의전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공공극장으로서문화 외교의역할을 해야 한다”며“다른 분야에서막히더라도, 공공극장이클래식이나 비상업적예술분야에서교류를 계속해물꼬를터야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은 한·중 수교 30주년인 해다. 유 사장은“30주년을 대비해서중국에갈우리오페라와뮤지컬을준비하고있다”며“다양한채널로수교기념행사가열릴것이다.예술의전당이할수있는일을하려한다”고 설명했다.
극장과 극장의 물꼬를 트는 것도 중요하다. 유사장은“베이징과상하이등대도시뿐만아니라,중국의많은중소도시와도교류를강화할 계획이다”라고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