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이남다른흙수저‘스가요시히데’
이웃나라 일본에 새로운 정권이 탄생한 것에 대하여한국이비상한관심을보인다. 길었던 아베정권 기간에 한·일관계가 순조롭지않은것이가장큰이유일것이다.또하나는신임총리스가가‘흙수저’ 출신이라는, 어찌보면 한국사회의내부적담론을외부에적용한평가일것이다.그스가에대한일본시민사회의평가가 높다. 가장최근의조사를 보면, 그에대한긍정평가와부정평가의차가 50%가 넘는다. 전후 일본정치사에서긍정평가가 부정평가를 50% 넘긴 총리는 자민당에서는다나카와 고이즈미, 그리고비자민당에서는호소카와와 하토야마였다. 스가가 모시던아베신조가 2012년에 총리가 되었을 때지지가 59%에 부지지가24%로 그차이는 35%였다.
번쩍이는 학벌이있는 것도 아니고 가문이나 파벌의지지도없는 스가. 전후일본을지배한소위 55년체제를 끝낸호소카와나 자신이속하던‘자민당을 깨부순다’고 했던 고이즈미나 자민당에서정권을탈환해온 하토야마처럼거대한 업적이있던것도아니다.
그런데그가왜이렇게인기와 기대를모으고있는가? 그대답은 ‘바로 스가이기때문”이다. 이표현은스가를지지하는사람들이말한 이유였다. 그렇다면 무엇이“스가이기 때문”인가? 말을 바꾼다면, “아 맞다! 지금 일본이필요한 총리는 평범하고 꼼꼼하게일잘하는총리다’라는 것이다.말하자면,고졸출신에지방의건설업자였던다나카 가쿠에이에게열광했던심리와 유사하다. 스가에대한 긍정적인평가에가장 적극적인계층이여성, 특히가정주부라는사실이이를방증한다.
속내를잘말하지않고, 생각을행동으로옮기지않는 소극적인일본인들이지만, 아버지나 할아버지이름을 빌려출세한 정치가들에대한 염증이이번에스가에대한 지지로 표출되었다고 본다. “아, 맞아!우리의삶을챙겨준총리는유난하지않은평범한 사람이었지”라는 자각이되살아났던 것이다. 그자각의구성요인은 평범성, 디테일의 중시, 조용한인내심등 바로 일본인의성격인 것이다. 말하자면,스가라는총리는지극히평범한일본인인것이다.빼앗아, 그것도 자민당도 아닌 수상관저로 가져온것이다.
그리그안에서그권력의운용을실제로담당한것이총리의아내역(女房役)이라고 불리는내각관방장관(Chief Cabinet Secretary) 스가였다.한국으로비유한다면,지지도가높은대통령밑에서8년간 강력한비서실장으로일을한 것이다. 게다가그는자신을 내세우지않고 말이없으며꼼꼼하다. 그러한경험을바탕으로이제그가최고권력자가된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스가는 현재일본의정치가중에서거의모든사안에관하여가장깊숙한이해를가지고있는것으로평가된다.한 예로,아베노믹스간판정책의하나인금융의양적완화를집행한일본은행총재구로다(黒田東彦)와 팀워크를이룬 것이 2013년 3월부터이다. 스가는 총리실을 총괄하며7년 이상 구로다와 손발을 맞추어온 것이다. 앞으로 재정과 금융에있어스가는아베정권의정책을 답습할 것이다. 아베를 존경해서라기보다,해오던일이기 때문이다. 틀린 것으로 입증되지않았다면“해오던일이기때문에”계속하는정치와정책은부지기수이다.그리고총리가중앙관청의과장급정도의일을꿰고있다면,이는공포의대상이될수있다.
외교보다는 내정, 내정에 있어서는 이념보다는실질적인사안을선호하는스가가가장관심을가지고 있는 것은 디지털청이라는 관청의 신설이다.일본에서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일본이전자정부에있어서매우 뒤떨어져있음을 안다. 은행에서수백만원 정도의송금도 10분 이상을 기다려야하고, 도심의개발은폐가의주인이파악이안되어진행할수가없다.이러한폐해의가장큰원인은한국의주민등록번호와같은통일화된디지털체계가없는 까닭이다. 행정의디지털화는 스가정권의‘간판’에해당하는 정책이될 것이다. 이를이끌 디지털청의창설을 위한 기본방침이금년도 중에 정해져서,내년 1월에 소집되는 통상국회에서관련법안이제출되게된다.
스가내각은 해외출장 다니는 내각이아니라 ‘일하는 내각’의 이미지를 국민에게부각시키고자 한다. 한 예로, 저출산고령화가 일본사회를 위협하고있는 상태에서‘불임치료’ 문제를 정권차원에서해결하겠다고 한다. 어찌보면 우선순위가 낮아 보이는이일의추진이오히려내각의지지를올릴뿐아니라, 상대적으로 야당의설자리를 좁게한다. 바로스가의미시적,실무적접근이다.
외할아버지기시노부스케가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누비는것을동경하던아베신조는임기중에외교를가장중시한일본총리의한사람이되었다.그 반면에국내파이고 외무대신 경험이없는 스가는 내정,특히경제에우선집중할것으로보인다.
금년내에스가가신경을써야하는외교내지국방에관한 사안은 국가안전보장전략의개정과 자민당내에서전개되고있는미사일방어에관한논의이다. 이사안들은아베가추진하던것들로서스가는사안의내용을잘알면서도,이를적극추진하고자하는의욕은없는것으로 전해진다.그는거창한외교전략의 새로운 문을 열기보다는 우선 시시콜콜한 국내문제에 집중하고자 할 것이다. 그에게는외교에관한 경험도 부족하고, 자신에게주어진임기는우선1년이기때문이다.
외교에관하여스가는“관방장관을 하면서일본과미국의수뇌전화회담총 37회중에서36회동석했다. 외교문제에관하여나 나름대로의자세를 가지고 있다. 내스타일의외교를 해나가고 싶다”라는의사를 표명하였다. 이는 형식적인발언일수 있다.다만, 미국과일본이주도하는‘자유롭고 개방된인도태평양” 정책에서주도권을 행사하는 것은 스가정권에서도일본외교의중요한우선순위가될것이다.
스가는 한국과의관계에관해서는 말을 아끼는듯하다. 다만 그가 확실히한 것은 관계개선의“볼은 한국측에있다”는 것이다. 즉, 징용공 등 문제에관하여 국제법에 따르겠다는 종래의아베의입장을관철코자하는 것이다. 한국과의관계는금년도에한중일정상회담이성사된다면, 그 자리에서문재인 대통령과의만남이중요한 갈림길이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한가지주목할것은북한에의한일본인납치문제의해결문제를 트럼프와의최초의전화회담에서언급하였다는것이다.이에대하여트럼프는‘긴밀히협조’한다는언질을주었다.
앞으로1년이안되는임기중에납치문제에어느정도의성과를 보인다면이는 스가가 차기총재로등장하는데큰힘이될 것이다. 납치문제가어려운경우, 평양의외곽 등에있는 일본인묘지에서유골을반환하는사안도검토될수있다.이러한사안을가지고 일본정부가 접근할 경우, 김정은 정권은 이를전략적카드로활용할유인이충분히있다. 특히,추가투자가절실한원산개발에대한일본의투자가미국정부의 용인 아래 이루어진다면, 이는 일본과북한의접근을쉽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