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도몸집키워야… M&A가성장전략
성장위해투자·매각대신M&A선택국내최대규모디자인커뮤니티‘스터닝’로지스팟창업초기부터M&A 전략로켓펀치·엔스파이어합병등대표적
사업규모를 키우고, 부족한 기술‧인적역량을보완하기위해 인수합병(M&A)을 선택하는 스타트업이늘어나고 있다. 스타트업은 기업가치(밸류) 측정이쉽지않고,매출‧수익대신미래성장가능성으로평가되는 특징때문에스타트업간 합병사례를 찾아보기어려웠다. 국내에선M&A가 활발하지도않지만, 그나마 진행되는 계약도 대기업이관련 산업의스타트업을인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스타트업이 도전할 시장이 커지고, 기업을 빠르게성장시키는 방법으로 투자‧매각 대신 인수합병에눈을돌리는창업자가많아지면서M&A가또다른성장전략으로떠오르고있다.
디자인 콘테스트 플랫폼 라우드소싱을 운영하는 ‘라우더스’와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는 지난달합병절차를마무리해국내최대규모디자인 커뮤니티 ‘스터닝(STUNNING)’으로 재탄생했다. 두회사는지난 10여년간 각자의영역을구축해온 ‘장수 스타트업’이다. 라우더스가진행한디자인프로젝트는 1만5000여건에 달하고, 노트폴리오는크리에이터회원6만명을보유한회사다.모두디자인업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없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지만, 더큰성장을위해합병이라는결단을내렸다. 합병결정에는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대표 음식배달 서비스 ‘배달의 민족’,공룡이돼버린‘쿠팡’처럼각산업을대표하는플레이어가 창작‧디자인분야에서도등장하려면몸집을키워야한다는필요의결과이기도했다.
김승환 스터닝대표는 “두 회사가합치면혼자서는할수없거나시간이오래걸릴서비스도제공할수있을 거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합병을 진행했다. (밸류 측정 등) 숫자에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그보다는서로가비전을공감하고있다는것이더중요했다”며“현재밸류가얼마냐는생각보다는합병이후꿈꿀수있는서비스와앞으로커질파이를보고변화하는 선택이더중요한 포인트였다”고설명했다.창업초기부터M&A를 성장전략으로선택한 스타트업도 있다. 모두가 배달 산업에집중할때낙후된B2B(기업간 거래)물류시장을개척해무서운성장가도를달리고있는‘로지스팟’이다.
로지스팟은 초기창업자금으로 작은 물류 회사였던 ‘국제로지스’를 인수했다. 물류 산업에서는 화물 차주들의네트워크가 핵심 경쟁력인데, 새로운기업을 창업해 조금씩 네트워크를 쌓아가는 대신M&A로 단숨에 시장에 진입했다. 파편화된 물류산업은경쟁이심하지만, 미래에는디지털화와 함께대형화가진행될것이라고예상하며창업이후에도성현티엘에스, 신한국로지스텍등 중소 규모 회사를 인수하고 있다. M&A가 시장 침투 전략을 넘어신사업확장전략으로활용되는것이다.
스타트업채용 플랫폼 로켓펀치와 공간 기획전문기업엔스파이어의합병사례는 조금 더극적이다. 두 회사는 ‘집무실’이라는 개인형업무 공간 프로젝트를진행하기위해미팅3시간만에합병을결정했다.조민희로켓펀치대표와김성민엔스파이어대표가 초등학교와 중학교 동창이라는 연결점은있었지만, 단한번도공동프로젝트를진행한적이없었다는점에서전격적인결정이었다.
합병제안은 조 대표가 먼저 건넸다. SK에서 주최한 ‘임팩트 유니콘’ 공모전에함께할 파트너를 물색하던중공간기획분야에서프로젝트사업을진행해오던엔스파이어를 찾았다. 로켓펀치는포스트코로나 시대에필요한 업무 공간을 고민했는데, 엔스파이어는 사무실과집사이가상의공간을브랜딩해둔 상태였다. 두업체는 서로의비전을공유하며합병을선택했고,투자를받을수있었다.
조민희대표는“김대표와알고는 지냈지만, 사업하면서조금씩도움만 주고받던 사이였다. 공모전에맞는파트너를찾다가엔스파이어가집무실이라는가상의브랜드를만들어놨다는것을알게됐고,합병이라는어려운결정을했다”며“공간구성과활성화능력은서로다른분야다.온라인에강한로켓펀치와공간개발능력이뛰어난엔스파이어가합치면시너지를낼수있다고생각했다”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