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숫자너머스토리에집중하라
매년 이맘때면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출을위한 작업을 하는데, 올해작업하는내년도전망은예년에비해 힘들다. 일단 올해경제가 정상적인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정수준에서한참 벗어난이상치(異常値)를 전망하는것도 어렵고, 다시이전수준으로회귀하는 것까지도아주큰낙폭과 반등을 동시에가늠하는 작업이다. 올해는 전망 작업에서빠지고싶은생각이굴뚝같다.
그러나 경제전망은 필요하다. 현재시점에서바라보는 향후 경기흐름에대한 관점을 정리하고 대응하기위함이다. 바로앞에서정상이아닌경제상황에서성장률 수치를 맞히는 것이힘들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했지만, 사실 전망 작업은 단순히 수치를 도출하는 작업만은 아니다. 몇 년 전만 해도성장률 3% 사수가 큰 이슈였지만 성장률 2.9%와3.1%가 그렇게다른가. 그것보다는각 지표의흐름을보았을때어떠한이슈가있었기에그지표가현재지금상황에이르렀고, 그이슈를야기했던배경이크게바뀌지않으면내년에도 지금과 같은흐름이이어질 수 있겠구나 등등의스토리를 점검하는기회이다.
각지표흐름의배경엔어떤이슈있었나
그럼점검해보자. 올해경제가침체상황인것은코로나충격때문이다. 그충격이어느 정도인가 감을잡기위해과거경제위기당시와비교해보면, 성장률에미치는 충격은 과거위기보다 적었다. 반기별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을 보면 2020년 상반기에 -0.8%를 기록했는데, 오일쇼크가 있었던 1980년상반기는 -1.8%, IMF 외환위기가있었던 1998년상반기에는 -5.2%, 글로벌금융위기당시였던 2009년상반기에는 -1.5%를 기록했었다. 물론 예전에는5~10%의 고성장을 달리고 있었으니그만큼 하락폭이컸다고반론할수있겠다.
어쨌건 올해 상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의 충격을입었다면, 하반기나 내년 경기흐름은 호전되는 모습을 보일까. 재고지표를기준으로살펴볼때경기회복에큰 기대를 걸지않는 게좋을것 같다. 재고가 너무 많이쌓여있어경기가 조금 좋아질것같아도 재고부터소진하지생산이나투자를더할것같지는않기때문이다.
미약한경기반등·고용양극화최대과제
사실과거위기당시에는 재고 소진이빠르게진행되었다. IMF 외환위기당시인 1997년 4분기부터1년간 분기별 재고 증감률(전년 동기대비 기준)은각각 4.6%, -5.1%, -8.7%, -11.8%로 재고가 빠르게감소했었다. 글로벌금융위기가벌어진 2008년 4분기부터1년간의재고증감률도 IMF 외환위기당시와유사하게처음에는플러스에서시작해나머지3개분기동안에는 마이너스 폭이더커지는 흐름을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가 진행되는 현재재고 흐름을 보면 과거위기때와 같은 재고 소진 현상은아직나타나지않고 있다. 2020년 1분기부터2분기까지분기별 재고 증감률은 플러스로서오히려재고가쌓이는 상황이다. 향후경기회복조짐이보여도 생산이나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쌓여있는 재고를 조정하면서경기흐름에대응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도경기반등이미약할것으로보는또다른이유는 올해만큼 재정지출이 경기반등을 견인할수있을까라는부분에의구심이들기때문이다. 물론 재정지출 규모는 내년도에도 역대최대가 될것이다. 그러나 증가율은 2020년에 못미치는수준이될것으로 예상된다.기획재정부의중기재정지출계획에따르면 2019~2021년 재정지출실적및계획은각각 470조원, 555조원(4차추경 기준), 556조원이다. 올해와 내년재정지출 계획이거의동일하다. 민간부문에서확실한 경제회복 모멘텀이나오지않을 경우 정부 재정지출에만 기댄지금과 같은 회복은힘들것같다.미약
한 경기 반
등 전망과 함께
내년도경제에서가
장 골치 아픈 사안은
고용과 소비의 양극화 문
제라고 본다. 고용의양극화는
이미진행되고 있는 이슈이기도 하
다. 코로나 충격으로인해연령별, 산업
별및종사자지위별로고용충격이서로다르게나타나고있다.연령별로보면직장이있는중년층보다는청년층에서의고용문제가 심각하다.정규직은고사하고임시직자리를알아보아도그것조차 쉽지않고, 설령어렵게임시직을 얻어도 사회적거리두기강화 조치가 내려지면 출근하지않아도된다는통보를받게된다. 상용근로자보다는임시직및일용근로자들이코로나19 충격에더욱 취약하다. 산업별로는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의고용충격이더 크다. 서비스업의속성인대면활동이제약을받기때문이다.
취약 계층이고용충격을더심하게받는현상이누적되면서이런 분들의소득도 다른 여유있는 분들에비해많이감소하거나 늘어도덜늘어나는양극화 현상이심해질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충격이심했던올해2분기소득 하위 40% 분들의근로소득은 15%에서 20% 정도 감소했다. 같은기간 소득이 그보다 많은 상위 60% 분들의 근로소득은3%에서 4% 정도만 감소했다. 이런이유 때문인가.한국은행의소비자동향조사에따르면저소득층과자영업자의소비지출 전망이다른 분들에비해매우부정적인것으로나타났다.
매년작업하는그다음연도전망작업이의미를갖기위해서는 전망치너머의이슈와 풀리지않는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맞는 대응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정부 재정에더이상기대지말고기업이미래시대에도전하기위한 비전을 세울수있는방향으로여건이형성되어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