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끌어쓰는서민들…소액대출1년새20%급증
작년말8분기만에9000억재돌파저소득·저신용차주많아부실우려
#50대 자영업자 A씨는 신용등급 7등급의저신용자다. 이미은행권에서전세자금 대출을 받았고,최근몇년간계속된경기불황에다 코로나19 악재로가게를 찾는손님의발길이뚝끊겨영세소상공인이차보전대출은물론소상공인2차 대출도이용 중이다. A씨는 사업이어려워지면서당장 필요한운영자금을구하기위해시중은행을찾았지만, 더이상의대출은어렵다는답변을 받았다. 결국 A씨는 저축은행에대출을 문의했는데소액대출만가능하다는대답이돌아왔다.소액대출은이자가연20%로 매우높았지만A씨는다른방법이없어울며겨자먹기로소액대출을받기로했다.
한계상황에빠진영세 자영업자, 저신용·저소득자 등 서민계층의자금난이가중되고 있다. 대출한도를꽉 채운 서민들은 급기야 ‘규제 사각지대’로 꼽히는저축은행소액대출에기대며생계를유지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악재로소액대출신청이급격히늘고, 대부분 20% 이상고금리상품이기때문에서민 가계의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될전망이다. <관련기사3면>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79개저축은행의소액대출잔액은지난6월말기준 9079억원으로 집계됐다.이는지난해6월 말7506억원보다 20.9% 이상늘어난수치다.
저축은행소액대출은 2016년 3월 1조1448억원으로최고점을찍은뒤하락세를이어왔다. 2018년2월법정최고금리가 24%로 낮아지면서저신용자들이저축은행대출을이용하기어려워진데다, 금융당국도저축은행에고금리대출을늘리지말라고압박한 탓이다. 이같은영향으로저축은행소액대출은지난해3월7487억원까지떨어졌다.
그러나 소액대출은 지난해6월을 기점으로 다시상승세로 돌아섰다. 같은해9월 말기준 8821억원으로 집계돼 1개 분기 만에 1315억원이 늘었으며, 12월에는 9003억원으로 8개 분기 만에9000억원대에 재진입했다. 코로나19 확산이가장심했던 지난 3월에는 9254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소액대출이 증가세로 전환한 건 그만큼 저소득·저신용자의자금상황이어려워졌다는것을의미한다. 일반 신용대출 심사에서탈락하거나 소득 증빙이어려운 차주들이급기야 금리가 높은소액대출까지손을뻗고있는것이다.
소액대출은 저신용자들이대부업체나 불법사금융을 이용하기전마지막으로 찾는 급전마련창구로 통한다.대출한도는 300만원안팎으로대출 심사가 빨라 ‘급전대출’이라고도 불린다. 소액대출은 소득 증빙이필요없어영세 자영업자, 저신용자 등 서민들이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이용한다는게업계설명이다.
게다가 소액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산정대상도 아니다. 대출 한도를 꽉채운 차주들도 비교적쉽게이용할 수있어대출절벽에 가로막힌 서민에게는 유일한 자금 융통창구인셈이다.
고금리이자에저신용 차주가 많아 부실대출가능성이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민가계의부도로이어질수있다는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액대출은 신용등급 한도가안나오거나대출한도를꽉채워추가대출이어려운프리랜서, 주부,자영업자들이이용한다”며“상대적으로 금리가높지만 저신용자에게는대부업체나 불법사금융으로 가기 전 제도권 금융의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에, 소액대출 잔액 증가는서민층의부실징후로볼수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