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뛰어도부족한데…기업발목잡는한국
세계경제사를보면국민이잘사는강대국,즉부국부민을이룬나라는기업이흥한나라들이다.한국도마찬가지다.재벌이경제를세계최빈곤국에서3만달러대의선진국문턱까지도약시켰다.그런데한국의기업들은노사·주주·소비자·정부관계까지사면초가에직면해있다.
세계경제사를 보면 국민이 잘사는 강대국, 즉 부국부민을 이룬 나라는 예외 없이 기업이 흥한 나라들이다. 영국에서는1760년경부터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헨리코트의 제철산업,리처드 아크라이크와 제임스 하그리브스의방적산업등 엄청나게 많은 혁신기업들이 일어나면서 산업혁명을 촉발시켰다.그 때문에각 분야의대소기업들이융성하면서 1850년대에는영국이 세계의공장으로 불리면서빅토리아 대호황을 구가했다. 명실공히영국은 세계 제1의 선진국으로서, 영국 파운드화는1차대전경까지세계의기축통화로군림해왔다.
英·美·日모두대기업이경제성장주도
영국의대호황은 자연스럽게영국 이민자들이건설한 미국으로 옮겨붙어 1870년대부터 1900년대 초까지는 미국에서신흥기업들이 줄 이어 탄생했다. 존 록펠러의 스탠더드오일 등석유산업, 앤드루 카네기의 유에스스틸 등 철강산업, 존 피어폰트 모건의 투자은행 제이피모건 등 금융산업, 존 피어폰트모건과 토머스 에디슨의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전기산업, 코넬리어스 밴드빌트의 철도산업, 헨리 포드의 자동차산업 등신흥기업들이줄줄이탄생해미국은영국을이어받아 세계최강국으로 등장하면서파운드화의뒤를 이어달러화 기축통화시대를 열었다. 근년에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등 세계적인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즐비하게 탄생하면서 미국경제의 선두자리를유지시켜주고 있다.
1980년대는 미국의 뒤를 이어 일본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등장하면서일본이강국으로등장하기시작했다. 일찍이메이지유신으로 개화하고 청·일, 러·일 전쟁에서연이어승리해발전의기틀을 마련한 일본은 2차대전 전에는 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 아사노 등 5대 자이바쓰(재벌)들이 등장해강국의기틀을 마련했다. 일본은 2차대전에 패해군수산업발전의싹을자르기위한 맥아더사령관의자이바쓰해체에도불구하고 게이레쓰(계열사)라고 하는 일본형 특유의 상호출자 기반의기업집단을 형성해도요타자동차, 마쓰시타전기, 소니, 신일본제철등 세계적인기업들이다시등장하면서전후일본을세계적인강국으로이끌었다.
한국도 1970년대 중화학공업정책으로 육성된 대기업집단,즉 재벌들이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도 안 되던 세계 최빈곤국에서 3만 달러대의 선진국 문턱까지 한국경제를 도약시켰다. 자원·기술·재원 등 아무것도 없던, 그야말로 맨땅에서 일군 위업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롯데쇼핑, 포항제철과 조선업의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분야별 세계최고의기업으로활동하고 있다.
한때 한국에서 반재벌 정서에 편승해 한국형 대기업 재벌중심의 성장전략보다 대만형 중소기업전략이 바람직하다는주장도있었으나 오늘날 대만은 동남아 화교권과 중국본토라는, 한국에는 없는 엄청난 시장을 가지고도 1인당 국민소득이2만 달러대로아시아 네마리용그룹의맨마지막에서간신히따라오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 대만 1인당 국민소득은 2만4971달러로 한국(3만3434달러), 홍콩(4만8517달러), 싱가포르(6만4041달러)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TSMC를 제외하고는 세계적인 기업이별로없는것이중요한 이유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비약적인 성장도 중국으로 몰려드는세계각국의기업들과 중국기업들의 성장에 힘입은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중국은 세계각국 기업들의 직접투자로 세계의공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도 현재 2만6000여개기업이진출해 있다. 세계경제포럼에의하면 2018년 제조업생산 중에서중국이차지하는 비중이 28.4%로 단연 세계 1위다.그 다음이 미국(16.6%), 일본(7.2%), 독일(5.8%), 한국(3.3%), 인도(3.0%), 이탈리아(2.3%), 프랑스(1.9%), 영국(1.8%) 순이다. 세계적인 중국 기업들의 면모를 간단히 살펴보면, 요즘 미국과기술 해킹 문제로 분쟁의 중심에 있는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전기업 하이얼, 자동차기업 상하이치처, 둥펑치처, 조선기업중궈촨버, 철강기업상하이보우캉 등 즐비하다. 근년에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가 약칭 BATH로 불리며미국의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약칭 GAFA와 세계 ICT시장에서쟁패를다투고 있다.
기업지배구조송두리째흔드는정부
이처럼기업이흥해야 강국이되고 양질의일자리가 양산되면서 국민들도 잘살게 된다. 그런데 한국의 기업들은 사면초가에 직면해있다. 기업의이해관계는 복잡하다. 근로자들과의노사관계, 주주들과의 관계, 소비자들과의 관계에다 이 모든관계를규율하는정부의입법과 정책이기본적은큰틀을이루고 있다.
한국의 노사관계는 협력적이라기보다는 투쟁적 노사관계로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다. 오죽하면 10%에 불과한 노조를귀족노조라고 하겠는가. 5%에 불과한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참여도 거부한 채 장외투쟁을 다반사로 하고 있다. 설상가상정부여당은 노조법을 개정해 해고자·실직자도 노조전임자가될수있도록추진하고 있다.
주주들과의관계는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문제다. 1990년대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소수주주권 운동이일기 시작했다.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라는 명분으로 일어나기 시작한 주주행동주의는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에 기여한 부분도 없지않지만 기관투자가와 헤지펀드들이 가세하면서 대주주의 지분율이낮고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을집중적으로공략해거액의 단기시세차익을 챙기고 먹튀하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장기투자를 통해 기업을 이루고자 하는 기업들에 큰 타격을 입혀 왔다. 드디어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주주행동주의에제동을 거는 규제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9월 23일 통과된미국 규제개혁안은 소수주주들이 주주제안을 하려면 최소 1년이상 주식을 보유해야 하고 소액투자자가 모여서주주제안을 하려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주주제안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한국의 개정안은 이와는 정반대로 현재 6개월 이상인 주식보유기간을 없애주식매입 3일 후면 주주제안을 가능케해대주주의경영권방어준비시간을사실상주지않는방향으로역주행하고 있다.
한국은 2008년 금융위기때자본시장이개방되어외국인지분율이급증하고적대적인수·합병이허용되면서타이거,소버린등 세계적인기업사냥꾼 헤지펀드들이지배구조 개편을요구하며투자액의수십배에달하는 수천억원씩(타이거 6300억원, 소버린 9500억원)을 챙기고 나가는 일이발생하면서기업경영에비상등이 켜졌다. 이와 같은 주주행동주의에앞장섰던 사람들이장하성, 김상조 등이다. 이들이문재인정부들어공정거래위원장, 청와대정책실장을연이어맡으면서상법, 공정거래법개정추진으로기업지배구조를송두리째흔들고있다.다중대표소송제, 감사위원 분리선임, 대주주 3% 의결권 제한 등 세계적으로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규제가 도입될 경우, 대주주는 투자는하되경영은할수없게되어해고자·실직자노조전임허용과함께경제에미치는파장이메가톤급이될 전망이다. 과연한국에투자할수있는기업인이있을까우려될정도다.
선진국에서도입한경영권보호는뒷전
외국에서 경영권 보호를 위해 도입하고 있는 차등의결권,포이즌빌, 황금주제도는 한국에서는 언급도 안 되고 있다. 구글·페이스북이 7~9%의 지분만 가지고도 과반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고, 워런 버핏의버크셔 해서웨이는 0.05%의 지분으로 84%가 넘는 절대적인의결권을 행사하는황금주제도를도입하고 있는 등 미국·영국 등 서구선진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차등의결권이나 황금주제도를 통해기업을 지배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알리바바의 마윈은 8.9%의 지분으로75%의 의결권을 지배하고 있고, 바이두·앤트파이낸셜 등도 모두 차등의결권으로 기업을 지배하고 있다. 기업이성장하기위해서는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데, 기업의 지속성 유지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차등의결권을 전혀인정하지않고 있어, 지배구조는 취약한데이를 더 흔들려고 하면 기업을 어떻게 확장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인가.
소비자 관계도 만만치않다. 공정거래위의전속고발권 폐지,징벌적손해배상제도 강화에다 새로 추진되고 있는 집단소송법 제정이 추진될 경우 기업들은 각종 소송에 시달릴 전망이다. 현재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지배구조 개혁, 노사관계정책, 소비자보호정책 등 기업을 둘러싼 정책들이 과도하게반기업·친노조 이념에편향된나머지균형을 잃고있는 모습이다. 그 결과는 기업투자를 위축시켜일자리를 파괴하게 될 것임은 불문가지다.
동서고금의경제사는 기업이흥한 나라들은 경제강국이되고기업이쇠락한나라들은빈국으로추락했음을보여주고있다. 문 정부의 반기업일변도의 경제정책은 반등과 추락의 기로에서있는 한국경제를 추락과 빈곤의길로 들어서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 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면 바로 모두 빈국빈민의늪으로 추락한다. 소비자도 보호되고 노사관계도 협력적으로 개선되고 소수주주의권리도 보장되어대주주의전횡을 방지하되기업투자 위축과일자리파괴가 되지않도록균형있는정책추진이절실한 때다.
文정부의반기업정책은한국경제를빈곤의길로들어서게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