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사모펀드사태,공신력가진은행들의중­개탓”

윤창현국민의힘의원

- 서대웅기자sdw61­8@

“문제가 된 사모펀드에고객들은 왜 가입했을까요. 은행등 판매사에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객은 자산운용사가 어디인지보다 공신력있는기관이판매­하고있다는 점에주목할수밖에없죠.은행이초고위험상품을­판매하는것은안 어울려요.”

국회정무위원회소속 윤창현 국민의힘국회의원은 아주경제와최근진행한­인터뷰에서대규모원금­손실을일으킨각종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이같이말했다. 서울시립대경제학과 교수출신인윤의원은 한국금융연구원장,공적자금관리위원회민­간위원장등을지낸금융­전문가다.

윤의원은가계부채문제­는부채총량보다 ‘질’을 고려해정책을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내에서제기되는 법정최고금리인하에대­해서는“금리인하가 선(善)이라는 공식은옳지않다”고 말했다. 이밖에최근 제도금융권에편입된 P2P(온라인투자연계) 금융시장은 ‘제한적인 규모’를 유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가상자산 분야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화폐(CBDC)에 주목할필요가있다고했­다.

◆사모펀드사태주원인은‘중개 역할’

지난해하반기부터1년­여동안금융권을강타하­고있는이슈는단연 ‘사모펀드 사태’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부터시작해,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라임·디스커버리·젠투·옵티머스자산운용펀드­등금융사가판매한 사모펀드에서잇따라대­규모원금손실사태가 발생했다. 라임등자산운용사는상­품 설계단계부터사기를벌­여대표가구속되기까지­했다.

사모펀드는 자산운용사가운용을 맡고, 은행이나 증권사는상품을판매하­는중개역할만 한다. 윤의원은이‘중개 역할’ 때문에사모펀드사태가­벌어진것이라고말했다.

“옵티머스 사태가 발생하고 이 회사(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에가봤어요. 삼성동 한전부지근처작은빌딩­1층에있던데, 직원들은 모두 해고되거나 퇴사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이런 생각이들었어요. 고객들이이영세한사무­실을둘러봤다면몇억원­씩을 투자했을까.고객은큼직하게잘꾸며­진은행·증권사 사무실에서투자계약을 하죠. 은행에대한 신뢰, 권위를믿고계약을했다­는 얘기입니다. ‘판매 채널’이 이번 사태에상당한 역할을 했다는것이죠.”

윤의원은“은행등공신력있는기관­은위험이있는상품은자­제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초고위험 사모펀드는 은행과는안어울린다”고도 강조했다.그는IBK기업은행을­예로들며“(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펀드는 최고 위험 등급이었지만, 많은고객이 가입했다. 국책은행이라는 공신력이있었기 때문”이라고했다.

다만 윤 의원은 사모펀드 시장 전체에 대한 비난은 경계했다. ‘미꾸라지펀드’들이물을흐리고있을뿐­이라는 시각에서다. 그는“몇몇초고위험상품을무­분별하게판매해문제가­발생한 것인데,좋은펀드들도 많다”며 “’물’을 흐리는 운용사,이를잡아내지못하는수­탁사를조금더주의깊게 보고, 시장을 정화시키는 데집중해야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는총량보다‘질’이 문제

16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뇌관이다. 증가폭은둔화했으나 부채는 계속늘어나며매달 최고치를 경신하고있다. 그러나윤의원은가계부­채의본질적인문제는총­량보다 ‘질’이라고 강조했다. 돈이생산적인분야에들­어가면투자로연결돼긍­정적효과를낼수 있으나, 부동산시장으로만흘러­돈흐름이왜

고객신뢰이용고위험상­품판매맞지않아…시장흐리는운용사관리­필요부동산정책,가계부채부실화초래우­려…최고금리인하,마냥좋은것아냐

곡됐고부채질도악화하­고있다는것이다.

“가계부채가 문제가된것은 7~8년 됐어요. 글로벌금융위기이후인­박근혜정부 들어기준금리를인하하­면서통화량이가파르게­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통화량은 ‘현금+예금’인데, 예금이많아지면 대출도 늘어나죠. 그런데 기업보다 가계부문에서부채가급­격히증가한 것이고,또돈이생산적인분야로­흐르는게아니라부동산­시장에들어간 겁니다. 그러다보니부동산가격­이오르고,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는일환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있는 상황이죠.”

윤의원은부동산 문제와 가계부채문제를 동시에해결해야 하지만, 현재의부동산 정책으로는 가계부채가 부실화될가능성이크다­고 진단했다. 자칫 부동산시장이하락해담­보가치가 떨어질경우, 금융사는 대출 회수에나설수밖에없고 수많은 가계가 충격에빠질수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가계부채문제를 잘 다루려면 집값을 때려잡듯 정책을 펼쳐선 곤란하다”며“부동산 문제가잘못다뤄질때가­계부채는 걷잡을수없는 위기가 될수 있다”고말했다.

이와함께윤의원은자영­업자대출도위험가능성­이높다고분석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중소기업부문에 해당하지만, 상당수가소상공인이라­는 점에서가계부채와 다를바없다는 의미다. 윤의원은 “자영업자들이사업자금­으로 쓰이는 부채를 잘 봐야 한다”며“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부실화될­가능성이높다”고 경고했다.

◆“‘금리 인하=선(善)’ 공식옳지않다”

가계부채와더불어빼놓­을수없는문제가 최고금리다. 2000년대초반연 66%였던 법정최고금리는 꾸준히인하하며 2018년 2월연 24.0%까지내려왔다.저축은행과대부업체의­고금리장사로서민들이­과도한이자부담을지게­된다는 지적은끊이지않고있다. 문재인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임기내2­0%까지최고금리를낮추겠­다고밝힌바 있다. 최근여권일각에서는연­10%까지내려야한다는주장­도나왔다.

표면적으로 금리를 낮추면 서민들의이자 부담을 덜 수 있을듯하지만, 윤 의원은 “금리인하가 ‘선(善)’이라는 공식은 옳지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이자는 낮을수록좋은것이라는­의견이무슨뜻인지는 알지만,이것은 ‘자선’”이라며“자선은 자선대로, 금융은금융대로의개념­이있는것”이라고 말했다.

“이자에대해왜곡된시각­을 가지신분들이있는 것 같습니다.이자는빌리는입장에선‘자금의사용료’고,빌려주는입장에선원금 훼손을 방지하기위한일종의보­험금이죠. 금융사는 신용도별로 대출자를 그룹핑합니다. 예를 들어신용도가 낮은 100명에게돈을빌려­줬는데, 10명이갚지못하면나­머지90명에게100­명치의원금을받아내는 식이죠. 신용도가낮을수록이자­가높을수밖에없는 거예요. 그런데이자 자체를 줄여라? 원금이사라질가능성이­높은데금융시장이존재­할수없게되죠.그건자선이에요.”

윤의원은이슬람금융시­장현황을소개하기도 했다. 코란에서는이자를받지­말라고하지만,이슬람시장에서는‘변형된형태’로이자를수취하고있다­고 설명했다. 대출자가돈을빌릴때본­인이가진물건을 담보로 제공하고, 물건에대한 사용료를 낸다는 것이다. 윤의원은“이자가 종교적으로죄악이라고­하는곳들에서도이자는 존재한다”며“금리를 낮추는 것이마냥좋은 것인지는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P2P금융, 지원보다선규제필요

윤의원은 P2P 및가상자산등신생금융­시장에대해서도의견을 밝혔다.윤의원은 “’메뉴’가 다양해지는것은좋다”고전제하면서도 “초창기에는 해당 시장에돈이너무 몰리지않도록일정부분­규제가필요하다”고밝혔다.

특히지난 8월 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및이용자 보호에관한 법률’(온투법)이 시행되면서제도권으로 편입된 P2P금융과 관련해그는 “시장이일정규모로 유지하도록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안금융으로주목받으­며최근 3~4년간 크게성장했지만, 법적장치없이느슨한규­제를틈타사기를벌이는­업체들이많아졌다는판­단에서다.윤의원은“지금과같은시장이라면­규제를 먼저 하고, 성숙기에접어들 때지원하는 방안이필요하다”고강조했다.

윤 의원은 가상자산 시장은 “안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가 주목하고있는 분야는 비트코인과 같은전통적인가상자산­보다차세대가상자산으­로불리는‘스테이블코인’이나중앙은행이발행하­는 CBDC였다.스테이블코인은‘1코인=1달러’가치를가진가상자산으­로,결제시장에서사용할수­있도록설계된다. 현재비트코인은1비트­코인이원화기준 1000만원을 넘는데다변동성이커사­실상화폐기능을하기가­어렵다.

윤 의원은 “현재 신용카드나 다양한 페이서비스가 있어서가상자산의범용­성이크지않을수는있다”면서도“안정성과편리성을담보­할수있다면,제한적인형태로현금대­신거래용도로사용할수­있게될것”이라고 말했다.

 ?? [유대길기자 dbeorlf123@] ?? 윤창현국민의힘국회의­원이지난9월 25일 서울여의도국회의원회­관에서아주경제신문과­인터뷰를진행하고있다.
[유대길기자 dbeorlf123@] 윤창현국민의힘국회의­원이지난9월 25일 서울여의도국회의원회­관에서아주경제신문과­인터뷰를진행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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