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제2벤처붐’사다리역할성과
예비유니콘특별보증30억서100억으로특허평가AI도입객관성제고·인력절감
# 기술중심중소기업에최대30억원을 보증해주던기술보증기금(기보)이지난해부터보증 한도를 100억원으로늘렸다.유니콘기업전단계인‘예비유니콘(기업가치1000억원 이상)’육성을목적으로보증한도를 파격적으로 증액한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의등장이었다. 정책발표당시에는 “국민 세금을투입해기업당 100억원씩지원해주는것은리스크가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별보증 시행후 1년이흐른지금, 업계에서는 “재무적지표가 아닌성장가능성을평가해스케일업자금을공급하는과감한 지원정책이었다”는평가가나온다.
# 박영선중기부 장관은 올해초 한국벤처투자 업무보고에참석해기보의 특허평가시스템(KPAS)을언급했다. 장관이산하기관 업무보고를 언론에공개한 행사도 이례적이었지만, 타 기관의평가 시스템을 직접소개한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KPAS는기술평가 과정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객관성을높이고, 인력투입을 최소화한 특허기술 가치평가자동 시스템이다. 박 장관은 이자리에서 “AI 평가등객관적인툴을활용하면국민의신뢰를받을수있다고 생각한다”며“다른 기관에서도기술평가노하우를가져오는것이어떨까싶다”고 극찬했다.
기술보증기금이정부가추진하는‘제2벤처 붐’ 전략의든든한기둥역할을하고 있다. 기존에수행하던 벤처기업인증과 안전성 위주의보증 업무에서탈피해재무적지표와 관계없이혁신 기업을 과감하게지원하는 ‘성장 사다리’로 변신했다. 기보가지난 2017년 7월중기부산하기관으로이관한지3년여 만이자, 정윤모이사장이취임한 지2년 만의성과다.
기보의변화를보여주는대표적인정책은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이다. 기존 보증사업은 신기술사업을영위하는중소기업을대상으로최대30억원까지지원하는 제도였다. 보증한도가작다는문제도있었지만, 재무성과 부진기업을 따로 분류해적자 기업은강화된보증심사를받아야한다는 한계점이존재했다. 예비유니콘특별보증에서는 재무성과를평가지표에서과감히제외했다.스타트업은매출이나영업이익이아닌미래성장가능성을기본으로평가해야 한다는업계의견을 받아들인 결정이었다. 보증한도또한 100억원으로 확대해스케일업을준비하는 벤처기업이자금압박에시달리지않도록 길을열어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공기관이 적자기업에 100억원씩보증해주는 것이 합당하냐’는 의문이많았다. 지원금액이모두국민 세금이고, 벤처기업의폐업위험성이존재하는 만큼리스크가 크다는 문제제기였다. 최근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컬리, 리디, 바로고등예비유니콘에선정된기업은총 3754억원의후속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 6월 기준 고용규모는 지난해대비평균 22.5% 증가했다. 이같은성과가증명되면서기보의특별보증을향한의구심또한대부분사라졌다.
기술평가시스템도고도화했다.종전까지기술평가는전문기술평가인력과 회계사, 변리사등이투입돼매출사업기여도등을오랜기간따져야했지만, KPAS 도입이후 기술 평가 과정이전면개편됐다. 기보가 그동안 쌓아온기술평가 데이터를 AI로평가해인력투입을 최소화하고, 러닝기법으로 분석해평가등급및가치금액은자동산출할수있게됐다. 이시스템은 2016년부터 개발을 추진했지만, 2018년부터 기술을 고도화해현재의모습을 갖췄다.
기보가 혁신하는 과정의중심에는 정이사장이있다. 지난 11일 취임2주년을 맞은 그는 중기부 출신최초로 기보이사장에오른 인물이다. 과거에는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출신 고위관료가 맡아오던 자리였다. 중기부가 중기청에서 승격된 이후변화의상징성을보여주는자리였던만큼책임감도컸다. 취임초기이후에는 언론 인터뷰는 물론이고신문기고에이름올리는것도피할정도로외부노출을자제한것도이같은이유에서였다.
정이사장은 지난해취임1주년 기자간담회에서“금융 쪽은 자금운용이보수적이고 안정적이라는비판이 많다. 담보 능력이나 자금력이부족해도 기술을 제대로 평가해가격으로서밸류를 인정받으면 중기·벤처의 자금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며 ”중소벤처기업의혁신성장을 위한 액셀러레이터를 복합적으로지원하는벤처혁신종합지원기관으로발전하겠다“고 변화를 예고했다. 기대와 우려속임기절반을 넘긴 정이사장은 기보의대내외적위상을끌어올렸다는평가를받고있다.
한 벤처업계관계자는“과거와 달리기보의역할과위상이눈에띄게달라졌다.중기부가힘있는부서가 되면서가장수혜를본기관이기보라는말도나온다”며“정부가 뉴딜정책과 디지털경제전환을추진하는 과정에서기술과 금융에특화된 기보의역할이더늘어날것으로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