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끌어들이는GS가풍…재계최다7개그룹과사돈
재계넘어정·관·언론·법조계까지뻗어삼성故이병철회장과는지연·동업관계
GS그룹은 재계에서 ‘마당발 혼맥’으로 손꼽힌다. GS 허씨오너일가는다른그룹 가문과 가장 많은사돈 관계를 구축한 곳이다.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태광, LIG, 세아, 중앙일보, 아세아, 삼표 등 7개그룹이GS그룹오너가와사돈을맺었다.
GS그룹 혼맥은 재계에만 머무르지않는다. 정·관계와 언론, 법조계등 사회다방면에걸쳐 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및 김영무 김앤장 법률사무소대표변호사등이GS 일가와사돈의연을 형성했다.혼맥으로 형성된 GS그룹 연줄은 사돈을 통해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 롯데그룹, OCI그룹 등으로또한번 뻗어나간다. 이같은화려한 혼맥은우리나라산업이태동하던시기부터중추적인역할을해온GS일가의위상을반영한다.
고(故)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는 부인하위정씨와 사이에서8명의아들을 두었다. 장남 고 허정구삼양통상명예회장을비롯해△고허학구새로닉스 회장 △고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 △ 고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 △고 허완구 승산 회장△허승효알토회장△허승표피플웍스회장△허승조일주학술문화재단이사장등이다.
이가운데고허정구삼양통상회장은고이병철삼성그룹 창업회장, 고 조홍제효성그룹 창업회장과함께삼성그룹을공동창업했다.삼남인고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은 당시가내수공업수준이었던락희화학공업사(현LG화학)에입사해LG그룹의초석을 닦았다. 삼성그룹과 LG그룹이모두허씨집안과동고동락하며성장한 셈이다.
허씨집안과 구씨집안이수백년간 인척관계를유지해오다가 허만정씨가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회장에게투자자금을지원하며3남 허준구회장경영수업을부탁해양가가동업관계로발전한것은잘 알려진 사실이다. 허만정씨는 육촌 형제인 허만식씨의딸이구인회회장과 결혼하면서가까운 사이로지냈다.
삼성그룹과 동업관계가 된 것은 지역 친분에서비롯됐다. 이병철 회장이당시중일전쟁으로 마산정미소 사업이문을닫게되자 새로운 무역사업을펼치면서 허만정씨에게 동업을 요청하면서동업이시작됐다. 이병철 회장과 동네친구 사이였던 허정구회장은 삼성물산 사장까지지낸후삼양통상을세우며독립했다.
구인회회장과이병철회장이이처럼허만정씨와선뜻 동업관계에 나선 것은 비단 허씨가 지역에서손꼽히는 만석꾼이었기때문만은 아니었다. 전통적인양반 집안으로 선비정신을 간직해온 허씨일가가두터운신망을쌓았기때문에가능했던일이다.
이는 LG그룹과 GS그룹이 지난 2004년 경영권분쟁없이‘아름다운이별’을 한대목에서도잘드러난다. 당시계열 분리과정은 양가 합의를 통해잡음없이진행돼세간의화제가 됐다. 형제·부자 간에도 계열분리는 물론이고 경영권승계과정에서볼썽사나운다툼이벌어지는일이비일비재하다.
일례로현대그룹은고정주영창업주이후2세들간 경영권승계를 위한 분쟁이발생하면서‘왕자의난’으로불리기도 했다.이로인해‘현대’라는 이름으로묶였던거대그룹은△현대자동차그룹△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현대그룹 등으로 나뉘어졌다. 롯데그룹도 고 신격호 명예회장을 잇는후계자 자리를놓고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신동빈롯데그룹 회장이치열한 분쟁을치른 바있다. 신동빈회장이승기를잡으며‘신동빈 체제’를 굳
혀가고 있지만 신동주 회장은 올해 7월 신동빈 회장의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해임을 요구하는 소송을제기하는등수년째분쟁을이어가고있다.
가족관계가아닌경우는더하다.고조홍제효성그룹 창업회장은 이병철 회장과 삼성그룹을 만들었지만 15년이지난후 갈라섰다. 조회장은 56세에독립해효성을 대그룹 반열에올렸지만 생전에삼성과 이병철회장에대한 불만을 토로했던것으로전해진다. 하지만 GS그룹 허씨집안과 LG그룹 구씨집안은 잡음없이사업분야를 나눠분리독립해여타 재벌그룹과 확연히다른모습을 보여줬다. 특히계열 분리된지 15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각자의영역을 침범하는 사업에는 서로손을대지않고 있다.재계관계자는“외환위기이후도래한여러위기상황에서도 LG그룹과 GS그룹 간 계열 분리과정은합리적이고 순조롭게이뤄졌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재계에서유례를찾아보기힘든이별 사례”라고회고했다.
GS 일가가 재계에서‘마당발 혼맥’을 구축할 수있었던것도 재력은물론이거니와 매력적인가풍이있었기에사람들을모이게했던것으로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