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변하지않는北…누구를위한종전선언인­가

김정은“남북관계복원”감성적해석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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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이례적으로 자정에열병식을 거행하고 더욱 강력해진 ICBM(대륙간탄도탄)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야심찬 신형전략무기들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작년하노­이미·북 정상회담 결렬이후12월 말노동당 제7기5차 전원회의에서“머지않아새로운 전략무기들을목격하게­될 것”을 공언한 대로다.남북관계동력유지를갈­망하는한국정부를철저­히무시하고트럼프대통­령의코로나확진으로어­수선한 미국 대선전을 틈타 자신들의완성된 핵·미사일전력을기정사실­화하였다.

핵무기강국으로의진화­대내외과시

자정에열병식을 거행한 것은 미국 정보당국을교란시키면­서미국을자극하지않으­려는시도로보인다. 그러나 심야에거행하는 행사라고 미국이북한의동태를 모를 리 없고, 결국 녹화방송까지한것을보­면오히려미국등세간의­관심을끌려는계산을한 것으로 보인다. 연설에서김정은은 미국을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세력이든 북한의안전을 위협한다면 가장 강력하고 공격적인 힘을선제적으로 총동원하겠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또 경제제재와 코로나19, 수해 등으로 불만에 차있을 북한 주민을 의식해 “미안하다. 고맙다”를 연발하는감성정치도연­출하고“북과 남이손을맞잡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는 대남 유화 메시지도 날렸다.

그러나 이번 열병식의본질은 제재해제그리고체제안­전보장및 미·북 관계개선과 핵보유국지위를원하는­북한의기존입장 관철에초점이맞춰져있­음을알아야 한다. 김위원장은연설에서북­한의핵무력을 ‘자기방어’로 규정했지만, 이는 국제적인압박과미국의­공세에도불구하고정상­적인핵무기강국으로진­화했음을확실히알아달­라는과시이기도 하다.이는트럼프대통령이북­한핵위협을통제함으로­써대북외교가성공했다­는주장에도불구하고북­한이핵·미사일 발전을 전혀포기하지않았음을­증명하는 것이며, 11월 대선을앞둔미국에북한­이확고한 핵능력을갖고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향후협상력을제­고하려는의도도있다.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공개한신형­ICBM은 이동식ICBM 중세계최대급으로, 최대규모의도로이동식­액체연료 미사일이라고 한다. 혹시상단 로켓 또는 후추진체(PBV, Post Boost Vehicle) 기술을 확보한 다탄두탑재형미사일이­라면복수 지역동시공격도 가능하다. 이미사일은 기존 화성-15형을 운반한 이동식발사차량(TLE)보다 대형인 11축 22바퀴이동식발사차­량에 실려보다 대형화된 모습을 드러냈다. 또 2016년시험발사에­성공한 SLBM도 개량을 거친 ‘북극성-4A’형이 공개됐다. 종래의SLBM보다 작아잠수함 탑재가 가능하고, 상당한 사거리를 확보해미군핵심기지가­있는괌기지타격도가능­한것으로보인다. 그야말로 미국의압박과 견제에아랑곳하지않는­정면돌파나다름없다.

더욱 큰 문제는 북한이미국과의비핵화 협의가막힌 상태를 주시하며 핵·미사일 개발에주력하면서도 대한민국을 겨냥한 재래식전술 무기의현대화도 적극 추진해평화분위기조성­이무색하게한국의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북한판 스트라이커장갑차 등 재래식무기발전은물론­기존의미사일방어체제­를무력화시키는것으로 알려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에이태킴스(ATACMS·전술지대지미사일) 그리고 400㎜급 대구경방사포와 500~600㎜급 초대형방사포등신형전­술무기체계를 완성해주한 미군 기지는 물론한국을 직접사정권에두고 있다. 게다가 현대화된소총과 개인 전투장구(warrior platform)까지 선보임으로써한국을 직접타격할 무기도 지속적으로발전시켰다­는것이명확히판명됐다.

미국은 북한의열병식을 보고여전히핵과 탄도미사일프로그램을­우선시해실망스럽다는­반응을보이면서, 속히비핵화 논의로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중국매체는 ‘대량 살상무기의등장’이라는표현까지쓰면서­북한의열병식을대서특­필하

고 있다. 시

진핑 주석은 축

전을 통해 북한이

동지이자 벗이고 사회

주의국가라면서전통적­인

친선관계를부각해영향­력유

지에부심하는속내가 읽혀진다. 곤혹스러운한국정부는­공무원사살참

사에대한공동조사요구­에대해묵묵부답인 북한에 남북 관계 동력 유지를 강조하면서오히려종전­선언 카드를 꺼내들었다. ‘선 종전선언,후 비핵화’의선순환 구조를 기대하는 시도지만 대북제재의당위성이사­라져비핵화동력이떨어­질것도우려해야한다.

종전선언은법적구속력­이없는정치적선언이지­만 일정한 불가역성이있다. 미국은 남북관계는 비핵화와 불가분이라며대북압박 지속을 강조해종전선언에대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이상황에서김정은 위원장의남북관계복원­언급을 감성적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보유 의지는 전혀변하지않았고 9·19 남북 군사합의도 자의적으로 해석한다. 종전선언을 하더라도평화협정체결 전까지는 정전협정이유효한 상황에서 미국·중국·일본 등주변국의지지도 필요하다. 종전선언이북한비핵화­를결정적으로추동할수­있다는어떠한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섣부른 종전선언추진은 오히려우리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보다 정교한논리구축과대국­민설득이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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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영한국외국어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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