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돌파구찾아…재계총수들이뛴다
이재용,글로벌스킨십강화매진정의선은‘책임·’‘미래’경영에방점최태원·구광모,신년계획진두지휘
국내4대그룹을비롯한주요기업수장들이내년사업계획수립에머리를싸매고있다. 코로나19재확산과 미·중 갈등 확대, 공정경제3법의통과 가능성까지경영환경의불확실성이그어느 때보다높아지고있기때문이다. 재계전반에는 코로나19직전 해인 2019년 사업계획수준에도 못 미치는신년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팽배한 상황이다.
◆19일 LG 사업보고회 시작으로 주요 그룹신년사업계획수립착수
18일 재계에따르면 19일 LG그룹 사업보고회를 시작으로 국내주요 그룹들이신년 사업계획마련에들어간다.하지만올해는코로나19로 평년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올해는 코로나19 이전만큼이라도 되돌려야 한다며지난 사업계획을뒤적거리는처지다.
4대그룹한 관계자는 “내년에도 가장큰이슈는통제나예측이안되는 코로나19”라며“목표를채달성하지못했던 2019년 사업계획이라도 신년에이행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이어“상법개정안 등 공정거래3법이통과되면그 불확실성은더욱증대될것”이라고덧붙였다.
이로 인해 4대 그룹 총수들은 직접나서저마다의방식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다가오는 신년은 2020년대를 시작하는 한해로 그룹마다 미래사업을 본격화해야 하는 시기다. 코로나19를 핑계로 사업을 늦추거나 미뤄뒀다가는한순간에도태의위기에빠질수있다는뜻이다.
◆이재용 부회장 유럽출장 후다시베트남으로…정의선회장은책임·미래경영돌입
이재용삼성전자부회장은코로나19와신변을둘러싼각종잡음에도글로벌스킨십확대에매진하고있다.그는유럽출장에서돌아온지불과닷새만인19일다시베트남출장을간다.삼성전자의베트남공장을점검하고,현지정·재계고위관계자들과사업협력방안등을논의할것으로알려졌다.
베트남은삼성전자의휴대전화최대생산기지다. 현재 베트남 북부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휴대전화 공장을, 호찌민시에 TV·가전제품 생산시설을보유하고있다.또한응우옌쑤언푹베트남총리는이부회장에게휴대전화외에반도체생산공장을설립해달라고요청한바있다.
재계 2위의현대차그룹 수장인정의선 회장도‘책임’과 ‘미래’ 경영에방점을 찍고, 새해새로운청사진을제시하고있다.
그는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뜻에따라지난14일수석부회장에서회장으로그룹의정점에올랐다.
와병중인정명예회장의경영공백을 채우고,어려움에빠진그룹을미래차 중심으로 본궤도에 올려놓으려는 포석이다.실제현대차그룹은 내년을전기차 도약의원년으로삼고,차세대전기차 전용 플랫폼인‘E-GMP’를 적용한전용전기차를대거선보인다.수소분야리더십도더욱공고히할계획이다.
그룹을안정적으로이끌어가기위한지배구조개편도본격화할예정이다.정회장은지난15일 서울종로구정부서울청사에서열린‘제2차수소경제위원회회의’에참석해기자들과만나지배구조개편에대해“고민하고있다”고직접밝히기도했다.
◆최태원 회장·구광모 회장 그룹 최고경영자회의코로나19에도‘직접 주재’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회사고위관계자들과대면회의를통해계열사별현안을파악하고,신년사업계획수립을진두진휘한다. SK그룹은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제주에서 ‘2020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개최할예정이다.
최회장은 최근임직원들에게보낸이메일에서“코로나19를 ‘딥체인지’를 위한 새로운 기회로 삼으라”로 강조했던 만큼 구체적인 방안에대해서회사최고임원들과논의할것으로전해졌다.
구회장은 LG생활건강 등각 계열사의사업보고회를약한달간대면으로직접주재한다.각계열사CEO와사업본부장들이참석한다.
‘코로나19로 어렵다’던 재계의호소가 엄살이아니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삼성등 4대그룹도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줄줄이작년대비역성장을할것으로 추정된다.일부계열사의경우에는 30%가 넘는 감소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신년에도더나아질가능성은크지않은것으로분석된다.
◆삼성, 10개사영업익감소…현대차 30%↓
18일 산업계에따르면재계서열1위인 삼성그룹은올해상반기16개 상장계열사 중 10개사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올해상반기작년대비영업이익이13.7% 증가하는등비교적선방했지만 호텔신라는 적자로 돌아섰고, 삼성SDI(-42.9%), 삼성전기(-35.0%), 삼성증권(-30.0%),삼성엔지니어링(-21.8%) 등대부분 계열사의영업이익이작년대비줄었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올해상반기현대차그룹(12개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상반기대비각각 -8.0%, -40.3%다. 주력계열사인현대차와기아차의상반기영업이익은 각각작년대비 29.5%, 47.7% 줄었다. 해외공장이잇달아 ‘셧다운(가동중단)’ 사태를맞으면서생산에차질이생겼고,글로벌수요위축으로수출이급감한탓이다.
SK그룹(19개사)은 올해 상반기작년 동기대비매출과 영업이익이각각 12.3%, 84.5% 줄었다. 주력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이올 상반기영업손실 2조2149억원을기록하며적자전환한충격이컸다.원유재고손실에더해정제마진까지적자로 돌아서면서적자폭이커졌다. SK하이닉스가 코로나19 상황속에서원격근무등에필요한반도체수요가급증하
며올해상반기작년대비 205.3% 증가한 영업이익을기록하는등높은성장세를보였지만 에너지, 화학계열사들의적자폭을메우기에는역부족이었다.
LG그룹(13개사)의 경우 올해상반기작년 상반기대비 매출이 4.6% 줄었다. 다만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이선방하면서전체영업이익은12.0% 증가했다.
◆“내년도장담못 한다”
내년실적회복도장담할수 없다.미국을비롯해전 세계에서코로나 감염자가 다시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이나타나며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가현실화하고있어서다.지난 16일기준미국의코로나하루신규확진자가 6만9000명대로, 7월말이후최고치를기록한것으로나타났다.
여기에국내주력수출상품인반도체,자동차등의미래전망도 불투명하다. 상반기언택트 수요에힘입어비교적선방한 반도체업종은 수요 위축 우려가 나온다.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고객사들의재고증가에따른가격하락을 실적악화 요소로보고 있다. 상반기와 달리서버업체들의선주문으로재고가쌓여있고, D램과 낸드플래시등반도체가격의하락세도지속되고있다는것이다.
자동차의경우 미국, 중국, 유럽등 주요 시장이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로 급격한 판매감소세를겪었던만큼, 당장코로나이전수준으로회복되기는어렵다는것이중론이다.자동차업계에서는 신년에글로벌 자동차 시장이일부 회복될수 있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적어도2023년은 돼야할것으로보고있다.
재계관계자는“내년계획은향후코로나재확산여부에따라달라지겠지만2차 팬데믹, 세계경기침체등으로현재로서는보수적으로가져갈수밖에없는상황”이라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