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FTA체결땐EU급?…칼자루는日이쥐었다
왕이·강경화,경제회복·역내평화등논의작년중단된3국FTA협상재개가능성한·일갈등상황…제9차정상회의난항
한·중·일이 최근 세계최대 자유무역협정(FTA)으로불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최종서명한 가운데3국 간 FTA 체결에도 본격시동을걸고있다.
한·중·일 FTA는 2003년 공동연구를 시작, 2012년 11월 협상이개시됐지만 3국 간입장 차로 지금까지체결되지못했다. 지난해11월 27~29일 서울에서16차 협상이진행된이후협상이중단된상태다.
3국 FTA가 체결되면 유럽연합(EU)에 버금갈 정도의강력한 협정이될것이라는기대도 나온다. 경제대국인 3국이상호 간 무역장벽을 낮출 경우 3국 경제성장 및 내수시장에긍정적인영향을 끼칠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3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합은무려약 16조5709억 달러(약 1경8322조원)에달한다.
다만일본정부가자국민보호등을이유로선뜻나서지않고있어결국협상타결의 키(Key)는 일본정부가쥔듯 보인다.
◆중국,한·중·일 FTA로 美견제
왕이(王毅)중국외교담당국무위원겸외교부장은 26일 오전 10시 25분부터1시간 30분가량 진행된강경화 외교부장관과의회담에서한·중 양자관계에대한 협의를 중점적으로 주고받았다. 왕부장은 지난 24일 방일해 25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일본총리를예방한직후한국을찾았다.
외교가에서는왕부장의한·일연쇄방문을계기로 중국이 한·중·일 3국 FTA를 본격추진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앞서중국은 미국 주도의 반중(反中) 노선과 디커플링(탈동조화)에대응하기위해RCEP 체결에박차를가해왔다.
또한중국은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의사도밝히는등주변국과의협력확대에전방위적으로 힘쓰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한·중·일 3국 간 FTA도 체결하기를바라는셈이다.
3국 FTA가 체결될경우 한국에미칠경제적효과는간과할수없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교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통화에서“업종별로 다르겠지만 한국 경제에분명히도움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무역 자체가위축된 가운데협상만 잘 하면 한·중·일 경제구조가 상호보완적이어서큰도움을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만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세 국가모두 국내총생산(GDP) 성장 폭이1% 안팎으로높아지는등이익이될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중의전략적경쟁속에서미국의전통우방국인한·일이중국과경제협력을넓히는데대한리스크(위험)는여전히존재한다.
그럼에도 3국 FTA의 경제적효과를 고려할 땐올해한국이상임국을 맡은 제9차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예정대로 개최돼3국 FTA 논의에진전이있어야 한다.
한국 정부는 현재 중·일 양측에3국 정상회의의연내개최를거듭타진하고있지만,일본측이한·일갈등을이유로 들며거부 중인것으로 전해졌다. 3국정상회의개최도, 3국 FTA 타결도모두결국일본정부가칼자루를쥐고흔드는셈이다.
일본정부는 3국 FTA와 관련, 농업분야개방을민감히여겨주저하는상황으로알려졌다.
◆FTA 협상마무리단계때習방한유력
이런 가운데, 한국과중국은상호간 경제협력을더욱강화할조짐이다.외교부당국자는“양장관은이날회담에서경제회복, 역내평화와안정유지등국제사회노력에기여할방안에대해서도의견을교환했다”며“(왕 부장은)양자, 한·중·일 간역내통합,경제질서구축에대한중국입장을적극표시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 또한 이날 한·중 외교장관회담 이후 취재진과 만나 한·중 FTA 2단계협상을 언급, “(양국이)조만간해야할일이많다”고 밝혔다.
한·중 양국은 2015년 6월 FTA를 체결하며2년내서비스투자후속협상을 개시하기로 했지만, 예상치못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갈등’으로 지금까지후속협상을마무리짓지못한상황이다.
그러나최근 미·중 갈등심화등지정학적요인의영향으로중국은최근 한·중 양자간 FTA 후속협상에속도를내고있다.
서창배부경대국제지역학부교수는“중국이 한·중 FTA와 RCEP 등을통해미국이얘기하는 ‘리저널(현지) 밸류체인(가치사슬)’에 빨리대응하겠다는것”이라며“미국의보호무역주의가 중국 정부의기류를바꾼셈”이라고 평가했다.
서교수는또 한·중 FTA 후속협상 타결시기와관련, “내년 상반기까지후속 협상을 진행해 협상마무리시점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방한할가능성이있을수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