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100세시대,공모펀드살리면청년·서민이행복
문재인정부내내시끌벅적하고국민관심사가컸던이슈는부동산안정과검찰및사법개혁이었다.그러나이제이들이슈는대선이라는블랙홀주변,사건의지평선에다가서며소음조차사라졌다.그러나시선을금융으로돌리면평가가달라질수 있다. 2019년부터 대형은행·증권사·운용사 등 대한민국 금융 시스템의불편한민낯을드러나게한금융사기행각이드러난후,금융당국은금융소비자 보호법, 사모와 공모펀드 개선, 금융세제개편등금융산업의근본적구조개선을서두르고있다. 이변화는국민하나하나의미래복지에큰영향을줄것이지만,금융회사를불편하게한다는일부기사외에는큰관심과저항없이조용히진행되었다.
이러한 금융산업변화의가운데에‘펀드’가 있다. 펀드가협의로는금융상품이지만,본질적으로소규모·분산 자본을 집적하여대규모 기금(펀드)을 만들고, 그강점을이용하여투자하는금융행위이다.펀드는법적으로 유한 책임의특성을 가지면서목숨을 걸고 신대륙을 발견하는 모험자본으로인류 사회에 등장했다.펀드는 특히세계화된 금융자본 시대에 강력한 힘을갖는다. 이러한 펀드는 신탁·회사 등 법적으로 다양한형태를가질수있고,펀드지분을불특정다수가소유할수있으면 공모펀드, 소수로 자격을 제한하면사모펀드로 구분한다. 특히공모펀드는 소액자금을가진일반인이대규모 자본 투자의강점을 이용할 수 있는유일한금융상품이다.
1970년대 중반,한국자본시장에서는공공성을갖춘투자신탁회사가 ‘투자신탁’이라는 이름으로한국형공모펀드산업을성공적으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1989년정부의‘은행차입에의한무제한주식매입‘지시때문에투자신탁회사가정치적으로이용되며결국빚더미에앉은후파산했다. 2000년이후공모펀드산업은판매-운용의분리와은행·증권등대형금융회사의펀드판매체제로전환하며공공성을상실하고죽사양길을걸었다.그 결과, 2021년 1월금융당국이발표한‘공모펀드 경쟁력제고 방안’에 따르면 2020년 말 현재잔고는 공모펀드가 274조원, 1998년 시작된사모펀드가 442조원으로공모펀드의두 배이고,그나마MMF와 ETF를제외하면 공모펀드 잔고는 100조원 미만이다. 또한,금융투자협회자료에의하면 2020년 말 한국가계금융자산에서펀드비중은 2.4%로 미국의13.1%에 비해현저히낮다. 이에비해 1989년 투자신탁의금융자산비중은 11.3%였다. 사모펀드가펀드산업의주력이됐지만,공모펀드의현실은한없이초라해졌다.
금융 산업의사모펀드를 통한 이윤 추구에 2019년부터심각한도덕적해이가드러나면서금융당국이바빠졌다. 감사원이부실 감독으로 금융당국을 감사하는 사태까지벌어졌으니치욕적이었을 것이다. 사모펀드는일반인가입금액을3억원이상으로높이고,판매사·운용사·수탁사의규제를 강화하는대신펀드운용을완화해주는당근을 제시했다. 그러나이조치로사모펀드를통한이윤추구행위가제동이걸릴지는솔직히알수 없다. 한편금융당국은 7월에도 공모펀드 관련법령을정비하는등공모펀드산업을활성화하겠다고나서고있는데,이것은크게환영할만한일이다.
왜다시공모펀드인가? 먼저 2000년 이후지속한저금리시대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연구는 2030년까지 10년 만기국채금리가 불과 1.5%에머무를 것으로 추정한다. 저금리로 금융투자가 불가피하지만, 아직 끝나지않은 코로나19, 기후변화의위험등 피해를예상할 수없는 불확실성이줄줄이대기하고 있다. 이런가운데좋든 싫든 초장기간 투자가필요한 100세 시대도 또 다른 위험이다. 투자 기간이길어지면서만일의경우 초기투자 실패는 평생 재산관리에돌이킬수없는 불행을 초래한다. 저금리장기화에불확실성이커지고, 투자기간이길어지면철저한복리효과를 지향하는안전투자가 당연히필요하다.결국전문가의지식과 섬세한관리가필요하기때문에불가피하게공모펀드가 재등장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의지난 4월 보고서에 따르면, 공모펀드는 전문가에의한 간접투자 수단, 강도높은공적규율 적용, 높은접근성과 활용성등의특성이있으며, 안전금융투자수단으로공모펀드를활성화할필요성을제시했다.
금융당국은 펀드의 시딩(Seeding) 투자, 보수 개편,판매수수료 개편등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있다. 그러나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모펀드 산업의공공성이다. 공공성이필요한이유는금융회사의단기적인이윤 추구에영향을 받지않는 안전한 재산형성과 관리수단이 국민들, 특히청년들에게필요하다는 것이다.필자는30년 전결혼 당시,회사입사하며급여공제를통해반강제로가입한 재형주식투자신탁의도움을 크게 받았고, 아직도 공모펀드의순기능으로깊은인상이남아 있다. 이러한 금융기능을이윤을추구하는 금융회사에기대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무리다. 대안으로 금융소비자가 금융상품을 접하는 채널에공공성을 부여하는 것이바람직하다. 금융당국이이미추진중인통합온라인자문플랫폼계획을독립금융자문업활성화와 연계하여더큰 그림을 그릴수있다.
금융은본질적으로이용자의미래를설계하는도구이고, 좋은금융은중요한미래국민복지로 기능한다.개선된사모펀드는복지걱정없는부자와기관투자가가 이용하면 된다. 그러나 재산형성과 관리에열세인청년과 서민에게안전한 공모펀드는 퇴직연금, ISA 등을통하여미래의삶을개선하는훌륭한미래복지효과를기대할수있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