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가석방 D-1 ‘대국민 약속’이행
디스플레이·SDI등계열사들도잇달아단협건전한노사문화정착으로대국민신뢰회복
삼성전자가 창사 52년 만에처음으로 노사 단체협약을체결했다. 지난해5월이재용부회장이대국민사과 회견에서 ‘무노조 경영폐기’를 선언한이후 1년3개월 만의성과다. 삼성SDI 등주요계열사들도단체협약을잇달아체결, 삼성그룹에건전한노사문화를정착시키겠다고밝힌이부회장의대국민약속이현실화하고있다.
12일삼성전자노사는경기용인시기흥캠퍼스나노파크에서단체협약조인식을 가졌다. 이자리에는사측에서는 김현석대표이사와 한국노총 금속노련전국삼성전자노조등삼성전자에설립된4개노동조합공동교섭단대표들이모두참석했다.
단체협약은 노사가 단체교섭을 통해근로조건 등 제반 사항을 합의하는 협약이다. 노동조합법에따라 취업규칙이나 개별 근로계약보다 우선하는 직장 내 최상위자치규범이다.삼성전자노사가합의한단체협약안은노조사무실보장, 노조상근자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제도 등 노조 활동 보장 내용과 산업재해발생시처리절차,인사제도개선등 95개조항으로이뤄졌다.
노사는지난해11월 상견례를겸한1차 본교섭을시작으로 지난 9개월간 30여 차례에걸쳐교섭을 벌였다. 이후노사는지난달말단체협약안에잠정합의했고, 노조는 조합원투표 등 추인절차를 거쳤다. 가장 규모가 큰전국삼성전자노조가 조합원 96%의 찬성으로 단체협약을추인했다.
이날 단체협약 체결과 함께노사는 상생관계를 다짐하는화합 선언문도 채택했다. 삼성전자 노사는이날 단체협약 체결을 바탕으로조만간 2021년도 임금협상에도돌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계열사들도 잇달아 단체협약을 맺고 있다.지난1월삼성전자5개계열사중삼성디스플레이노사가가장먼저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SDI 노사역시지난해9월부터교섭을 거쳐지난 10일 단체협약을마무리했다.
김현석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오늘(12일)은 삼성전자가첫단체협약을 체결하는 의미있는 날”이라며“앞으로노사가 상호 진정성있는 소통과 협력을 통해발전적미래를함께그려나가길기대한다”고밝혔다.
진윤석전국삼성전자노조위원장은“이번단체협약체결은(삼성전자 노사관계에서)겨우한걸음나아간것일
뿐, 최종 목적지까지는 한참 남았다고 본다”며 “이젠 이부회장이가석방되는만큼본인이공언했던대로달라진노사관계를기대한다”고말했다.
삼성전자단체협약체결다음날인13일은 이부회장이가석방으로 출소하는 날이어서의미가 더 크다. 이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등여러수사·재판을 받으며삼성과총수일가가부정적과거와단절하겠다는의지를강조해왔다. 이후 삼성준법경영감시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해5월대국민회견때무노조경영폐기를공언했다.
이후 삼성은 사장단과 계열사 인사팀장 등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노사관계정립을 위한 외부 특강을 진행했고, 삼성전자 등 7개 계열사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노사관계자문그룹을 이사회산하에설치하는 등 건전
한노사문화정착에힘써왔다.
이부회장은 가석방 후 경영정상화 못지않게대국민신뢰회복에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가석방을 두고시민사회단체의반대가 만만치않은 데다, 보호관찰 등으로당분간 해외출장등에제약이있는이부회장으로선현장 경영보다는 사회공헌사업등에공을들일가능성이크다.
재계관계자는 “이번 노사 단체협약 체결을 기점으로,삼성이이부회장의공언대로달라진모습을계속보여줄것”이라며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보다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위한 사면여론도 자연스럽게조성될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