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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프간재건외교‘헛수고’…美떠난자리中그림자

탈레반 정권 재장악미·중경쟁새로운무대로떠­오른아프간中,우호관계파키스탄과손­잡고세력확대韓,탈레반정권과관계고심­등외교시험대

- 박경은기자kyung­eun0411@

미군의아프가니스탄 철수에한국 외교가 유탄을 맞았다.

한국의 대(對) 아프가니스탄 외교가 사실상 한·미 동맹의연장선상에놓여­있었다는점에서미군의­일방적인철군이한국당­국의당혹감을키웠다.

외교의빈자리를 중국이채울 것으로 점쳐지며 한국외교 당국의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아프간이향후 미·중 전략적경쟁의새로운 무대가 될것이란 우려마저나온다.

남북, 한·일 등풀리지않는외교과제­에골머리를앓는문재인 정부에아프간 사태후폭풍이라는 난제가 하나더얹힌모양새다.

◆美공백채우는中…탈레반과‘일대일로’

16일 주요 외신에따르면 수니파 무장 이슬람 정치조직탈레반이지난 15일아프간수도카불­을사실상함락하며카불 국제공항에는 탈출인파가 몰렸다. 이에따라이날 오후 모든 민항기운항이중단되는 한편인명피해까지발생­했다.미군이공항에몰려든민­간인을활주로에서쫓아­내기위해경고사격을가­하면서다.

미국등아프간 주재서방국대사관들은­자국인력을이미대다수­대피시켰다.한국대사관역시전날대­사관을잠정폐쇄하고공­관원대부분을중동지역­제3국으로 철수시켰다.

다만아프간에체류중인­재외국민1명의안전한 철수등을 지원하기위해현지대사­를 포함한 일부 공관원이현재안전한장­소에서본부와긴밀히소­통중이다.

박경미청와대대변인은­서면브리핑을통해문재­인대통령이이날 오후 “아프가니스탄에잔류한 공관원과 우리교민들을 마지막 한 분까지안전하게철수할 수있도록최선을다하라”고관계당국에지시했다­고밝혔다.

미군 철군에따른 공백은 탈레반과 함께중국이채울전망이­다. 중국은 탈레반에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전해진파키스탄­을고리로대아프간영향­력을점차키워나갈것으­로보인다.

정재흥 세종연구소연구위원은­이날 본지와의통화에서“탈레반을 뒤에서암묵적으로 지원해준 국가가 파키스탄이고 중국과 파키스탄은 현재 ‘일대일로(一帶一路)’사업을함께펼치고 있다”며“중국입장에서는미군이­아프간을떠남으로써자­국영향력을확대할기회­라고판단할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왕이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외교부장은지난달 28일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바라다르가이끄는­탈레반대표단을톈진으­로불러들여아프간의평­화와재건방향에대해논­의했다.

중국이아프간을일대일­로전략의새로운거점으­로삼을것이라는관측도­있다.

중국의일대일로 전략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다. 파키스탄 등 140여개국이참여하­고 있다. 탈레반역시경제개발과 재건사업이필요한상황­이어서중국과의일대일­로사업을통해‘윈윈’을꾀할가능성이크다.

◆‘美따라아프간재건’ 韓, 오리알신세

이런가운데한국입장만 난처하게됐다. 한국이그간한·미동맹강화차원에서아­프간재건에힘써왔다는­점에서다. 아프간에서의 미국 주도 대테러 정책이 사실상실패하고 중국 영향력이 급부상하면서아프간이 미·중패권 경쟁의또 다른 무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나온다.

정연구위원은 “기존의 미·중 갈등 상황을 고려할 때미국과 탈레반의관계가 안 좋아진다고 하면한국을포함한 서방국가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한국정부와탈레반간협­상과정에서과거한국군­파병문제가불거질가능­성도있다.

김흥규 아주대미중정책연구소­장은 “한국 외교 당국으로서는새로이수­립된탈레반정권과적대­관계로불편하지않도록­잘관리하는게필요하다”고조언했다.

아프간 등 해당 지역에대한 중국영향력이커지면커­질수록미국의인도·태평양 전략, 쿼드(Quad) 전략전개도힘들어질전­망이다.

정연구위원은 “중국, 파키스탄과앙숙관계인­인도입장에서미국편에­서는데대한압박이커질­수밖에없다”며“인도가흔들리면미국전­략전체가흔들리게되는­것”이라고판단했다.

내년3월 대선을앞둔문재인정부­로서는풀리지않는외교 과제에당분간 고심할 전망이다. 최근 해빙무드를보였던남북 관계는 재차 얼어붙었고 한·일 과거사 갈등역시돌파구를찾지­못하고있다.

 ?? [신화통신·연합뉴스] ?? 지난달 28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이 톈진(天津)에서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정치부장과만나­기념촬영을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이 톈진(天津)에서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정치부장과만나­기념촬영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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