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K팝,오늘을읽는‘빠른변신’으로세계음악판흔들다

① HOT·서태지가1세대라면 BTS·레드벨벳은4세대…독보적순발력시대흐름­즉각반영·한국식팬덤문화어우러­져‘민감한혼종’진화

- 윤은숙기자kaxin@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미국시사주간지뉴스위­크온라인판에는그룹레­드벨벳의멤버조이와크­러쉬가교제사실을밝혔­다는내용의기사(K-Pop Fans Share Delight As Red Velvet’s Joy and Crush Confirm They’re Dating)가 실렸다. 한국시간으로 23일 알려진두스타의열애소­식이거의실시간으로보­도된것이다. 미국만이아니다, 케이팝(K-POP)관련뉴스에이제국경은­없어보인다.

‘왜 모두 K-팝에 열광하는가?’는 이미오래된 질문이됐다. 지난 몇년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미디어는 수없는 문답을 이어왔다. 2018년 8월 음악전문잡지인롤링스­톤스에실린‘어떻게케이팝은 서구를점령했나(How K-Pop Conquered the West)’를 비롯해이듬해5월에는­영국 BBC가 ‘어떻게 K-팝은 세계를 정복했나(How did K-Pop conquer the world?)’라는 질문을 던졌다. 올해 7월 워싱턴포스트(WP)도 ‘왜 K-팝이인기가 있을까? (Why is K-pop so popular?)’라는 기사를통해 K-팝 현상(phenomenon)을 분석했다.

글로벌 패션잡지 엘르(ELLE)는 최근 “한국은 할리우드의가장 위협적인경쟁자가 되고 있다”면서“지난해언어학습애플리­케이션에서두번째로가­파른 성장세를보인언어는바­로한국어였다”고지적했다.

2020년 한 해에만 케이팝 관련트윗은 67억개에 달한다. 올해6월까지를기준으­로하면무려75억개다. 게다가한국은트윗의양­과 사용자수에서모두1위­를 차지하지못했다. 트윗의양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1, 2위를차지하며한국을 앞섰다. 한국의케이팝 트윗사용자수는 일본, 미국,인도네시아에밀려 4위다. 글로벌프랜차이즈인맥­도널드에서BTS 세트를내놓는가하면예­전할리우드스타나세계­적인슈퍼모델의전유물­이던글로벌명품의모델­로케이팝스타들이섭외­되는경우가줄을잇고있­다.

세계인의 귀로 흘러든 케이팝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참여한 ‘2021 해외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연상 이미지에서케이팝은1­위를놓치지않았다.한식이1위를차지했던­2016년을 제외하면, K-팝은 2014년부터 한국의대표적문화콘텐­츠왕좌를내준적이없다.

아주경제는 23일 본사에서대중음악평론­가이자 한국대중음악상선정위­원이기도 한 정병욱 대중음악 평론가를만나최근몇년­간더욱맹위를떨치고있­는케이팝현상에대해들­어보는자리를마련했다.

정평론가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 음악에대한평론을담은‘대중음악 리딩게임K-POP 40’를 펴낸바있으며, 문화전문매체‘인디포스트’의수석에디터를 맡고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콘텐츠진흥연구원에서­발간하는음악산업백서­작성에도매년참여하고­있으며, ‘음악취향Y’, ‘재즈피플’, ‘캐쉬미어’ 등다양한음악매체필진­이다.

정평론가는 1990년대 후반부터이른바 ‘세대’를 이어가면서성장하고있­는 케이팝의가장큰특징으­로 ‘빠른변신’을 꼽는다. 음악적특징과 시스템변화로분류할 경우 2021년 케이팝은이미4세대에­이르렀다. 서태지와 아이들그리고HOT를 선두로한1세대이후케­이팝은꾸준한진화를이­어왔다.

어떤특정한음악적장르­로묶기에는지나치게다­양해졌다. 다만 시대의흐름을 재빨리받아들이고, 새롭게변형시키는독보­적순발력은케이팝을가­장트렌디한문화로 자리잡게만드는 데가장 핵심적인역량이라는 게정평론가의지적이다.다음은정평론가와의일­문일답이다.

케이팝이전세계에서맹­위를 떨치고 있다. 자주반복된질문이기는 하지만, 장기간 케이팝이강력한 문화의흐름으로자리잡­을수있었던근본적이유­는무엇인가?

많은 분석이 나왔지만, 한국 아이돌이주도하는 케이팝 시장은 눈에보이는 퍼포먼스 위주의콘텐츠가 많다.음악은듣는 장르지만, 20세기이후 시각적부분도 매우중요하게 됐다. 음원뿐만이아니라 예능, 드라마 등여러장르를통해소비­된다.이런상황에서다수의구­성원으로이뤄진한국형­아이돌은 완성도 높은 공연과 다각적활동을 통해대중에게화려한 자극을 선사하면서대중을사로­잡았다.

케이팝 초기에는지금과 같이열광적인반응은아­니었다.서구권에서는마니아들­만관심이있었다.비슷한문화권인아시아­에먼저빠르고폭넓게퍼­졌다.그랬던케이팝이이렇게­장기적으로 폭넓게인기를 얻을 수있었던가장큰이유를 개인적으로는 ‘혼종성’이라고 본다. 과거아시아에서홍콩문­화를기반으로한 C-POP(시팝)과 일본의 제이팝(J-POP)이 큰인기를 끈 시기도 있었다. 시팝과제이팝은특정한­양식이있었다.

지금 케이팝도 한국식 화장, 스타일을 비롯해강력한댄스 음악을 대표로하는특징들이있­기는 하다. 그러나이를넘어서새로­운트렌드를빠르게흡수­하고, 적용시키면서진화한측­면도매우 크다. 1세대에서소멸되지않­고, 3, 4세대로이어올수있었­던것도이때문이라고본­다. 10년전케이팝과지금­의케이팝은다르다.

케이팝은 끊임없이변신하면서오­랜기간인기를얻을수 있었다고 본다. 미디어를 통해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탄소년단(BTS)의 시스템은 변화에가장잘적응한사­례라고할수있고,이들의성공은이제다른­케이팝아티스트혹은다­른나라의음악산업계에­영향을주고있다.

한국은문화 소비에서쏠림현상이 크다. 시대의변화와흐름을읽­지못하면도태되기쉽다. 이같은환경이케이팝을­민감하게만들었다고본­다.

과거에는 기획사가 외국 시장을 노려 외국인 연습생을 뽑았다면, 최근에는 외국인이 직접 오디션에 참여하거나. 직접케이팝 문화에 참여하려는 이들이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무엇이라고보는가?

케이팝 문화가 과거의것이아니라 오늘, 시대를 반영해 변화해가고 있기에 한국 케이팝에 직접동참하고자하는이­들이늘어난다고 본다. 아이돌은말 그대로우상이다. 현재를 가장 잘 반영하는 이들이다. 케이팝은 가장최신의세련된문화­를통해소비자들이동참­하고싶게끔상품을잘다­듬고있다.

중국도 케이팝의음악과 시스템을 많이 모방한다. 음악만 들었을때는 5~6년 전한국음악과 거의유사하다.그러나 지금과는 다르다. 케이팝을 따라가려고 하지만,그럴 때마다 케이팝은 이미변화해 있다. 모방해서내놓는순간 그것은이미 3~4년 전, 5~6년 전의 것이다. 따라서케이팝의흐름에­따라가기위해선현지에­서비슷한스타일로따라­하는것이아니라, 한국에직접와서문화속­에참여하는 것이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하는이들이늘고있­는것같다.

게다가 케이팝은 문화다. 기술이나 운동과는 다르다. 한국어가사를통해한국­에서소비된다는 것도중요한정체성이될­수 있다. 한국의문화자체를케이­팝과함께소비하고자한­국을찾는이들도많다고­생각한다.

케이팝열광의시대계속­될수있을까?

케이팝은기본적으로미­디어친화성이높은특성­을가지고 있어 코로나19 사태속에서도 유독 탄력적으로 반응했다.반대로이게약점이될수­있다고본다.빠르게변화한다는 케이팝의특징은 시간이지남에따라 속도를따라잡지못하는 다른 문화권과 괴리를 일으키는 상황이올수도있다.

다른문화권에서다른양­태로나타날수있다는의­미다. 이런 상황이온다면우리나라­의스타일만 강조하는것이 아니라, 현지의문화와 소비트렌드를 존중하는 자세도필요하다고 본다. 해외에서자생한케이팝­이향후에는 새로운 장르, 새로운 유행으로 분류될수도 있다. 아직까지는크게다르지­않지만, 케이팝이장기화하고오­래살아남으면충분히현­지에자리잡을수있다고­본다.

이번아주경제의‘케이팝은내인생을어떻­게바꾸었나’를 통해 개인에 주목하는 것은 지금 시기에 어떤의미가있다고 보나.

지금까지케이팝의성공­에대한논의는 많았다.그러나대부분의논의는 사후적이었다.인기가 한참있던시기가아니라 장기간이지난 뒤인기의원인과 현상을 논하는이른바‘뒤따르기’분석이많았다.

다만 케이팝이 단발성이벤트가 아니라, 흐름이라는트렌드가 되면서이제는 분석들이현상을 어느 정도 따라잡고 있다. 그럼에도 분석들 대부분이경제영향력분­석을비롯해거시적인것­들이대부분이었다.케이팝팬혹은 참여주체자들의시선으­로 접근한 예는 없었다. 때문에이번아주경제의­기획은반가운시도였다­고 생각한다.과연어떤시선들이나올­지,어떤이야기들이나올지­에대해서궁금하고기대­하는바도크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지원을­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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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대길기자 dbeorlf123@] ??
[유대길기자 dbeorlf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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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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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아이돌1세대서태지와­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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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1세대 HOT 공연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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