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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삼합·갯장어샤부샤부·된장물회…입맛돋우는‘장흥별미’

기수정의여행미학바다­와육지의조화…한우주산지장흥삼합소­고기육즙에키조개관자·표고버섯의향연갯장어­샤부샤부로활력…구수한된장물회

- 기수정기자viole­t1701@

특별할것없는조리법처­럼보이지만신선한제철­재료로세상에둘도없는 훌륭한 요리를 탄생시킨다. 전남 장흥의음식이그렇다. 장흥군이선정한 ‘장흥 9미(味)’ 중에서도△장흥한우삼합△갯장어(하모)샤부샤부△된장물회는후텁지근했­던여름철떨어진입맛을­살리고,지친심신을재충전하는­데도그만이다.

2년째이어지는 코로나19 확산세에지칠대로 지치고,여름내이어진불볕더위­탓에기력과입맛이바닥­까지떨어졌을때불현듯­장흥으로떠난이유다.

◆장흥대표별미‘장흥 삼합’을아시나요

장흥의대표 별미를 꼽으라면 ‘장흥삼합’을 빼놓을 수없다. 삭힌홍어와 삶은 돼지고기, 묵은지를한점씩올려먹­는 그 흔한 ‘삼합’이 아니다. 홍어대신 키조개 관자를,돼지고기대신 한우를, 묵은지대신 표고버섯을 올리는이색음식이다.

장흥에처음왔을당시처­음맛봤던음식이바로‘장흥삼합’이었다. ‘맛의향연’은아마도이를두고한말­이지싶었다. 양질의한우, 싱싱한 키조개와 표고버섯까지······ . 모두 장흥에서나는 특산물을 활용해만든 이음식은 한번도맛보지못한이들­은있어도한번만맛본이­들은없을정도로별미가 됐다.

장흥 삼합은 육지와 바다의대표 별미가 조화를이룬영양만점음­식이다. 한우와 키조개, 표고버섯이입안에서한­데어우러져춤을춘다.

달궈진불판에빛깔 좋은 한우를 먼저한 점올린후불판가장자리­에담겨나오는육수에탱­글탱글한키조개관자와­표고버섯을담가살짝익­힌다.

한우를 씹을 때마다 나오는 육즙이바다 내음이진한키조개관자­를부드럽게감싸 안고, 표고의은은한 향이입안에가득퍼지며­혀끝에감긴다.

이순간이참 행복하다.조금과장을보태자면세­상부러울 것이없을 정도랄까. 한우만 먹으면 조금 느끼해질수있는맛을키­조개와 버섯이담백하게잡아준­다. 참오묘한 매력이다.

보통 깻잎이나 상추에싸 먹기도 하지만 재료 본연의맛을 느끼기위해 처음 한 입은 위세가지재료만 올려맛보길권한다.또각재료의맛을살리려­면너무바싹익히지않는­것이좋다.

◆원기충전을위하여…갯장어샤부샤부한점

갯장어도 떨어진 입맛을 회복하는 데그만인 장흥의별미다. 지역에서는 갯장어를 흔히 하모(はも)로 부른다.아무것이나잘문다고하­여‘물다’라는 뜻의일본어‘하무’에서 유래했다. 주로 남해안 일대갯벌에서서식하는 갯장어는단백질과무기­질,비타민A가풍부하다.

갯장어잡이가시작되는­5월초부터맛볼수있지­만,여름철보양식으로귀한­대접을받는다.

뱀장어나붕장어보다가­시가많지만,맛은어디내놔도뒤처지­지 않는다. 갯장어는 회로도 많이 먹지만, 샤부샤부로먹어도일품­이다.

장어뼈와 대추, 엄나무 등을 넣고 된장을 살짝 풀어끓인육수에갯장어­토막을살짝데쳐맛보는­갯장어샤부샤부는 생양파에싸 먹으면 장어의기름진맛과 양파의알싸한맛이잘어­울리고,씹는맛도좋다.

육수가끓기시작할때손­질한갯장어를살짝데친­후건져내양파와 부추, 된장 등과 한 쌈 싸서베어물면담백하고 고소하기 그지없다. 갯장어를 샤부샤부의진한육수를­한숟가락떠서함께맛보­면담백한맛은배가된다. 샤부샤부를맛본후에는­죽이나면으로식사를마­무리하면온종일속이든­든하다.

◆구수함혀끝에감기는된­장물회라니

물론장흥에서맛보는물­회는우리가흔히아는그­맛이아니다.구수한‘된장’이바탕에깔리는덕이다.

며칠씩고기잡이를나간­어부들이육지에서가져­간 김치가 시어버리자 잡아올린생선과 된장을섞어먹은데서유­래했다는이된장물회는­여름철집나간입맛을돌­아오게하는음식으로손­꼽힌다.

예전에는농어새끼를비­롯해망둥이, 조기, 전어, 돔, 바지락 등 싱싱한 생선이면 가리지않고 사용했지만, 요즘된장 물회를 파는 식당에서는 비린내가 덜한 농어새끼

나 광어, 도다리,우럭같은생선을주로사­용한다.

된장을 푼 물에생선을 넣고 새콤하게익은 열무김치와 신김치,양파와 풋고추,마늘을올린후매실과막­걸리식초로버무려넓적­하고둥근옹기에담아내­면끝.

꽁꽁언얼음동동띄워내­니국물한숟가락만입에­떠넣어도더운속을달래­는데제격이다.새콤한맛보다는된장의­구수함이입안에먼저퍼­지고뒷맛이깔끔하다.

된장과 상큼한열무김치가 한데어우러져아삭하면­서도쫄깃한식감을자랑­하고,풍미가 깊다.물회를다먹은후남은국­물에면이나밥을말아먹­어도좋다.

사람이추구하는행복의­가치와형태는저마다다­르다지만,문득이런생각이들었다.맑은공기를한모금들이­마시고,맛있는음식을맛보며심­신의건강함을오래도록­유지하는 것, 건강함을오래도록 유지하는 것, 이것이행복이품은본질­이아닐까하는.

오랫동안잊고 살았던행복의본질을 되찾은 것만 같아서장흥 여행은 더 특별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일상을 옥죄는 지금, 장흥에서맛깔스러운 음식을 즐기며누렸던소소한행­복을마음속에담고힘든­일상을견딜힘을내야겠­다.

 ??  ?? 장흥별미로손꼽히는‘장흥 삼합’, 여름철별미‘갯장어 샤부샤부’, 된장을풀어더구수한맛­을내는장흥‘된장 물회’(사진 왼쪽부터)
장흥별미로손꼽히는‘장흥 삼합’, 여름철별미‘갯장어 샤부샤부’, 된장을풀어더구수한맛­을내는장흥‘된장 물회’(사진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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