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오른다”재산분할시간끌기…공동명의는속전속결
부동산폭등에달라진이혼소송풍속도
#아파트 명의자인배우자를상대로이혼소송과 재산분할을 청구한 A씨는 최근 집값이오르면서고민에빠졌다.아파트시세가 4년간 5억원가량늘었기때문이다. A씨는 배우자명의의아파트가격이오르면 재산분할액이더커질까 하는 생각에소송에유독신경을쓰고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부동산 가격이폭등하면서이혼 재산분할 소송에도 변화가일고 있다. 여느 때라면하루라도 빨리부부의연을 끝내려고 신속한 재판을 원했겠지만 최근들어아파트 명의를가진배우자를 상대로소송지연전략을꾀하는원고가늘어나고있는것이다.
부동산의경우 소송 막바지시세가 재산 분할 대상이되는데연일 치솟는 아파트 가격으로 인해재판을 끌면끌수록명의가없는원고입장에선소송의실익도커지기때문이다.
◆재산분할 시점, 사실심변론종결때
29일법조계에따르면협의이혼이실패해이혼소송으로이어질경우재산분할청구소송도동시에진행되는게보통이다. 재산분할은 현금으로 청산되는데,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고있는 부동산이이혼소송에서도 이례적인풍속도를낳고있다.
이번 정부 들어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폭등하면서부동산 가액이결정되는 ‘재판 종료 시점’을 최대한 미루려는 의뢰인들이늘어나고있는 것이다. 대법원판례는 재판상 이혼에서재산분할 시점은 혼인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와 무관하다는 특별한 사정이없는한 사실심(1·2심)변론종결때를원칙으로한다.
이같은 새로운 트렌드는 아파트를 공동 명의로 보유중인부부가아닌부부일방명의로돼있는경우가대부분이다.
서초동의한 변호사는 “아파트 공동명의의경우 소송에소요되는시간과재산분할가액이별다른상관관계가없어속전속결 전략을 쓰지만 반대로 명의자를 상대로한 소송의경우 재산분할 가액을 높이기위해원고측에서소송을최대한늦게끌수있는방법이있느냐는의뢰가최근급격히증가했다”고분위기를전했다.
◆답변서늑장 제출,불필요한항소늘어
부동산지분을더받기위한이혼소송지연전략은다양하다. 불필요하게항소를 제기하거나 이혼 소장 제출후답변서같은서면을법원에늦게제출하는의뢰인들이눈에띄게늘고있다.
박민규 변호사(안팍 법률사무소)는 “(이혼소송 과정에서) 변론외적으로합의할게있다며합의가 되면재판부에알릴 테니그때까지변론을 미뤄달라고 하는 분들도있고, 자녀가너무이혼을바라지않는다는분들도있다”고말했다.
이성호이혼전문변호사(법무법인감명)는“변론기일에변호사가 갑자기나오지 않는다거나, 몸이아프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오지연 변호사(지정법률사무소)는 “이혼 재판과정에서조정기일이열리는 데이를 늦춰달라고하는의뢰인들도늘고있다”고 말했다.
1·2심종료시점부동산가액결정… “몸아프다” “변론미뤄달라”지연작전아파트·빌라는국토부실거래가참고…땅은공정성위해‘감정인풀’제공
◆부동산시세평가는어떻게
아파트·빌라는 KB부동산 시세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참고해판단한다. 아파트외부동산은당사자가 동의하면 2곳 이상의공인중개사무소의 시세확인서,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은 경우 은행에서작성한 부동산의시세감정결과등을볼수있다.
이혼소송당사자간부동산시가에이견이있으면법원이지정하는감정평가사에게감정을 맡긴다. 김민주변호사(법무법인 율원)는 “땅 같은 경우는 감정평가를하는데, 법원에서제공하는감정인풀을이용한다”며“(이혼하려는부부가)서로의감정사를믿지않기때문에공정성을보장하기위해법원에서는감정인풀제도를제공한다”고설명했다.
박변호사는“이혼소송 초기감정과 1년 뒤감정금액차이가 커, 부동산 재산 분할을 위해이혼소송 과정에서도부동산감정을최대한늦게받으려고한다”고 말했다.
소송당사자들이모두부동산감정을선호하는건아니다. 오변호사는“부동산감정평가는기존부동산시가상승 속도를 따라오지못한다”며 “(감정을) 의뢰한 당사자기대치보다낮게평가되는경우도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