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채잡아야하는데…코로나에허덕이는소상공인어쩌나
고승범금융위원장,관리강화필요성언급“무조건대출기한연장도능사아냐”의견도
기업부채증가세가심상치않다. 고승범금융위원장이그심각성을직접언급할정도로기업부채건전성관리의필요성이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장기화 속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상 대출 만기추가 연장 지원이유력한것으로전망되고 있다. 이처럼다소상반된정책기조속에금융당국이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관심이모아진다.
13일금융권에따르면고승범금융위원장은지난10일5대금융지주 회장과 간담회직후 가계부채관리방안을묻는기자들의질문에“가계부채뿐아니라기업부채도걱정해야 한다”면서 화제의중심을 기업부채로 돌렸다. 그는이어“개별 금융회사입장에서도 철저히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이야기를 나눴다”면서“(기업부채가) 단순히부실이이연되는 식이면곤란하기때문에관리방안을만들필요가 있다”며기업부채관리강화의필요성을언급하기도했다.
고 위원장이이날언급한 ‘국내총생산(GDP) 대비기업신용비율’은 한국은행이지난 6월 발표한 상반기금융안정보고서에담긴 내용이다. 보고서에따르면올해1분기말명목 GDP 대비기업신용(기업부채)비율은 111.6%로 1년전보다 6.8%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위원장이언급한대로기업신용비율은가계신용 비율(104.7%)보다도높은 수준이다. 발표당시한은은 “코로나19 장기화에따른 자금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정책당국 금융지원조치등의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업대출 증가세는 최근 통계결과에서도 두드러진다. 한은에따르면8월 중은행권기업대출규모는1041조3000억원으로 한달전과비교해7조9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8월 증가폭으로는 통계 작성을시작한 2004년 이후가장큰폭의증가이다. 전체기업대출 증가폭을 견인한 것은 중소기업대출(+7조5000억원)로, 개인사업자대출(+3조4000억원) 등도 모두 8월 기준역대급으로늘었다.
금융당국이최근 가계대출 관리의일환으로 강도 높은대출규제와돈줄죄기에나서고있는반면기업부채의경우 ‘관리’에 나서기에는다소복잡한양상을띠고 있다.코로나19 장기화에따른 경영난으로 자금수요에허덕이는자영업자와중소기업들이적지않아서다.때문에금융당국은기업부채증가에대한우려와반대로중소기업·소상공인의금융지원에도팔을걷고있는양상이다.
실제고 위원장은 지난 9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및 소상공인·중소기업 단체들과 만난 자리에서“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추가 연장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많은 만큼 실물경제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금융권의견도 수렴해빠른 시일내에최적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고위원장은지난달국회인사청문회에서도 방역상황등이더심각해진점을거론하며“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어려움을충분히감안한결정을하겠다”고밝혔다.
금융당국은 당장이번주중 구체적인 코로나19 금융지원프로그램의3차 재연장 여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대출만기를내년3월까지6개월 더연장하는방안에는 당국과 금융권이공감대를 형성한 상태지만 이자 상환 유예를 두고는양측이이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소상공인·자영업자의어려움을감안할때이자상환유예도재연장돼야 한다는입장이나앞서언급된기업부채관리및연착륙 측면에서는 이자 상환 유예부터종료돼야 한다는의견도적지않다.
금융권관계자는 “가뜩이나 금리인상이본격화되고있는상황에서유예기간이늘어날수록원금과이자부담은 눈덩이처럼커질수 있다”며“계속되는 만기연장에따른 착시효과로 부실을 가늠하기쉽지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부채관리등 측면에서무조건연장이능사는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