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바이오벤처‘젊은 피’ CEO들
보수적문화·단순한지배구조…세습한계탈피유학파·다국적제약사출신등으로도약물꼬
국내제약사들의오너가(家) 2~4세경영이본격화되고있다. 전통적으로 오너경영을이어오고있는 중견제약사들을 중심으로 2·3세 경영체제에속도를 내면서세대교체가이뤄지고있는 셈이다.
이처럼‘젊은 피’ 후계자들이경영전반에나서면서신약개발·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등 미래성장잠재력을끌어올릴비전과 전략도내놓고있어업계의이목이쏠리고있다.
GC녹십자는 2세허영섭선대회장의차남 허은철(1972년생)이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삼남 허용준(1974년생)은녹십자홀딩스대표이사로재직중이다.
한국콜마를 이끌고 있는 1974년생 윤상현 부회장은윤동한전회장의장남이며, 1976년생인현대약품의이상준 대표는 창업주의손자이자 이한구 회장의 장남이다.대표이사사장자리에오른것은지난 2018년이다.
유유제약은 지난 5월, 유승필회장 퇴임후 창업주 유특한 회장의손자이자 유 회장의장남인 1974년생 유원상대표체제로전환했다.
경동제약은 지난 6월 류덕희대표이사 회장이퇴임하며1982년생인 류기성대표이사 부회장이단독으로 경영을맡았다.
1969년생최성원광동제약대표역시오너2세CEO 중한 명으로, 광동제약 창업주인 최수부 회장의외아들이다.
아직경영전면에나서진않았지만 착실하게경영수업을받으며경영승계를준비중인기업들도많다.
보령제약은창업주김승호회장의손자인김정균보령홀딩스대표가승계를 준비중이다. 최근보령제약은전문경영인 장두현 경영총괄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깜짝인사를 발표했는데, 업계에서는 오너3세인 김정균보령홀딩스대표의향후집권을위한사전포석으로보고있다.
보령홀딩스는 보령제약의사실상 지주회사역할을맡고있어보령제약에미치는영향력이꽤큰 편이다.보령제약역사상 최연소 대표이사의취임은 대외적으로는 신선할지몰라도 내부적으로는 김대표와 호흡을 맞출 젊은
피를선택한것이라는분석이다.
대원제약 백인환 전무는 현 백승호 대표의장남으로2011년 마케팅팀사원으로입사한뒤해외사업과 신사업팀을이끌어왔다.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의장남인 윤종호 이사(1983년생)는 최근 주총에서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동화약품창업주 4세인 윤인호 전무는 2013년 입사 후 2014년 중추신경계팀 차장, 2015년 전략기획실 부장, 2016년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이사, 2018년 생활건강사업부와OTC 사업담당상무로승진하는등초고속승진을거듭해왔다.
오너3세인일양약품정유석부사장은지난 2006년일양약품 마케팅팀과장으로 입사해 재경·해외 사업등의업무를 맡았다. 2014년 전무 자리에 올랐으며, 4년 만인2018년부사장으로승진했다.
한독 김영진회장의장남인김동한 상무는 지난 2014년경영조정실에입사해경영경영조정실팀장과 실장을맡았다. 2019년 이사로 승진했으며, 2020년엔 상무보에올랐다. 일각에선 한독의컨트롤타워역할을 하는 곳이경영조정실이기에가장 적합한 자리에서경영수업을 받고있다는평가다.
이처럼국내제약업계는 남성중심의보수적인기업문화로 장자 세습이일반화됐다. 또 기업지배구조가 다른업종에비해비교적단순한 것도 유독 세습 경영이고착된이유중하나다.
또다른한편으로는유학파 출신의다국적제약사 등에서근무한 경험이많은 2~4세로의세대교체를통해업계전반에쌓인보수적인이미지를 벗을 수있다는긍정적인평가도있다.
다만, 오너가의일원이라해도여성들은경영권을물려받기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경영일선에서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오너가의딸들이없진 않다. 한미약품 임주현 사장, 하나제약 조예림이사, 삼진제약 최지현전무,동화약품윤현경상무등이그주인공이다.
한업계관계자는 “여성리더들은 섬세한 시각과 특유의포용력및소통능력을기반으로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통해화장품사업이나 홍보,마케팅분야등에서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슬하에딸만 있어선택의여지가 없는 경우도 있고, 뒤늦게입사한 차남이장녀를 추월하는 경우도 많아아직여풍을 운운할 정도까지는아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