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대규모완화정책유지…“지나친저금리경제왜곡우려”
10년물국채금리0.25%로묶어두는정책지속…기준금리-0.1%동결엔저에대한시장우려도갈수록커져…일본은행연내정책수정전망도
일본은행(BOJ)이 결국 시장의기대를 저버렸다. 28일 이틀에걸친통화정책회의를마친일본은행은 대규모 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기준금리를동결하는것은물론10년물 장기국채수익률을 0.25%로 묶어두는 공개시장조작도이어갈것이라고밝혔다.
외환시장에서 당장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130엔을 넘어섰다. 문제는 엔화 가치추락이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다음 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50bp(베이시스포인트)금리인상을예고했다.
◆코로나19이후경기부양이먼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공개시장조작 유지목적에대해 “장기금리상한선을확실히하기위해서”라고 말했다.이어일본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에서회복하는단계라며 “끈기 있게 금융 완화를 지속해 경제회복을 뒷받침하는 것이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로다 총재는 “엔저가 (경제에)이익이된다는생각은변함없지만과도한변동은 부정적인효과를낼수 있다”면서“충분히주시하겠다”고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8%를넘는미국과 0.8%에 불과한일본의환경이완전히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물가상승률) 2%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완화정책을이어갈것”이라고재차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일본은행 내에서는여전히최근의물가 상승이일시적일것으로 보는의견이다수”라고 전했다.일본은행은경제·물가정세에대한전망보고서에서2022년 물가상승률전망을종래 1.1%에서 1.9%로 끌어올렸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탓이다. 일본 총무성이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 중 변동이큰 신선식품을 제외한 종합지수는 3월에 전년같은달대비 0.8% 올랐다.
4월부터는휴대전화통신료인하영향이줄어들면서일본은행이목표로하는물가상승률2%달성도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나온다. 그러나일본은행은 2023년 물가상승률은 다시 1.1%로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사그라질 물가상승세를 위해경기부양 정책을 포기하지않겠다는방침이다.
◆나쁜엔저에대한시장우려는커져
일본은행의굳센 ‘신념’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엔저에대한시장의우려는계속커지고 있다.에너지가격급등에엔화 약세로 수입액이크게늘면서무역적자 확대가 엔화 약세를 더부추기는악순환현상이계속되고 있다. 엔저에원자재수입가격이크게올라 기업들은 울며겨자 먹기로가격인상에나서고있다.임금인상은정체된채물가가 오르면서엔저는 오히려소비를 위축시킬수있다는비판이나온다.
무엇보다과거에비해엔저로이익을보는기업들수가크게줄었다. 경제산업성에따르면일본제조업의해외생산 비중은 10년 전약 17%에서최근25%까지상승했다.일본경제성장을이끌었던자동차회사들은약 3분의2를해외에서생산하며엔저가되레부담이된다고대답하고있다.
다카하시데쓰후미닛케이경제부장은 “지금모두가 두려워하는 것은 생산 비용 전가나임금인상이미흡한 상황에서진행되는나쁜엔화약세”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일본은행의 완화정책유지는 정부 재정확장 정책에대한 배려라고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일본은행이 긴축으로 돌아서면그러잖아도 빚이많은일본 정부의금리부담이급등하기때문이다. 게다가일본정부는재정확장을멈추지않고있다.이처럼정부빚이부풀게되면일본은행의금융완화수정은더욱어려워진다고다카하시부장은경고했다.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는“미국과 일본 간 현저한 금리차로인해엔으로자금 조달해 달러로 운용하는 엔·캐리 거래가발생한다”면서 “일본은행이 알아서 금리를 억제한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리스크 없이 큰 이익을 얻는 투기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 일본판에서 최근 지적했다. 이어“엔·캐리 거래는 엔을 팔고 달러를 사기때문에엔 매도를 촉진하며 엔화 가격을 끌어내린다”고 지적했다.
노구치교수는“물가가상승하는가운데금리를그대로두면실질금리의마이너스폭이너무확대되어경제를왜곡할수있다”면서“일본에서도엔저진행을조금이라도억제함으로써수입물가상승을막고그에따라기업의원가상승을줄이는 것이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일본은행은물가가올라가면일시적으로라도대응해야 한다, 물가가 내려가면다시정책을수정하면된다”고 강조했다.또지나친저금리는방만한재정을더욱부추긴다고비판했다.
이처럼 엔저에 대한 경고 목소리가 커지면서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연내 정책 수정에나설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 금리 포워드가이던스를 재검토하거나, 장단기 금리 조작으로 용인하는 장기금리의상한을 현재의 0.25%정도에서 0.5% 정도로확대하는안등이물망에오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