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우크라전쟁…세계식량·에너지공급망‘불안불안’
EU,연말까지러시아산석유금수조치옥수수·콩등곡물가격사상최고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세) 가속화에 세계 경제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전쟁 시작부터 예견됐던 물가상승 국면이지만,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려와 불안은 이제 공포로뒤바뀌고있다.
러시아에 가해진 국제 제재에 세계적인 에너지공급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세계적인곡물생산국 우크라이나의 생산량이급감할 것이라는 우려에 에그플레이션 폭풍이닥칠 것이라는전망이나온다. 금융시장에서곡물가격은천정부지로 치솟고있는가운데아직추가로 상승할 여지도 있다는 분석마저나오면서 시장의불안은더욱커지고있다.
◆러시아 에너지 수입금지… 생산량 증산은없을듯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멈추지않고 있다. 국제유가는중국내 코로나19확산으로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러시아 석유 금수조치가능성이높아지면서다시상승세로돌아갔다.
블룸버그는 2018년 이후 국제원유 가격이월별기준으로가장 장기간 상승세를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국제유가는 5개월 연속으로 상승을 이어갔다. 코로나19확산 속 중국 일부 지역봉쇄로 수요에대한 우려가부각되기는했지만, 유럽연합(EU)이적극적으로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에나서면서오름세는당분간계속될것으로보인다.
지난 주말 EU 차원의 러시아산 석유 금수조치에 반대했던 독일 정부가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단계적인 금수조치에찬성의사를 표하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들썩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EU 관리들의말을인용해독일 정부가 러시아산 석유금수조치반대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이어구체적인방침은 다음주중에결정된다고전했다.
앞서독일은 EU 내에서러시아산원유수입금
지를 반대해왔다. 독일의러시아 석유 의존 비중은 35%수준이기때문이다.최근독일정부는러시아 원유 의존비중을 12% 수준으로낮췄다며수일내로러시아의존에서벗어날수있다고밝혔다.
블룸버그는지나달 30일 러시아 원유최대소비처인인 EU가 올해 연말까지 러시아 석유 전면 수출금지 조치를 제안할 것이라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EU는 뿐만 아니라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은행들을 향후 더 많이SWIFT(국제은행간 통신협정)에서배제하는 등제재의수위를높일것으로보인다고전했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OPEC+)는 5일향후생산계획과관련한회의를연다. 시장에서는 OPEC+가 현재생산 계획에변화를주지않을것으로보고있다.
OPEC은 지난달 러시아 제재로 역대 최악 수준의 석유 공급 쇼크가 올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른산유국들이러시아원유공급감소분을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유럽연합(EU)에 전달했다고로이터가보도한바 있다. 당시 OPEC은 오스트리아 빈에서추가 증산을 요구하는EU측과만난자리에서러시아의우크라이나 침공이불러온 세계원유시장의위기는 자신들이통제할수있는상황이아니라고밝혔다.
◆곡물 가격,악재에또악재…사상최고가
유가뿐만아니라 식량 위기에대한 공포역시시장에 퍼지고 있다. 밀에 이어 옥수수와 콩(대두) 가격도 사상 최고가에육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뿐만 아니라, 남미의이상 고온과가뭄, 바이오연료수요가증가하는등각종요인이합해진탓이다.
옥수수 선물 가격은 지난달 29일 한때 부셸당 8.27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역대 최고가에 근접했다. 옥수수가격은올해들어서만거의 38%올랐다. 코로나19이전에비해서는거의두배수준이다. 옥수수가격은지난 2021년 이후처음으로부셸당8달러를 넘어섰다.
곡물 가격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역시우크라이나 사태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최대 곡물생산국 중 하나다. 국토의 55%가 경작 가능한 지역이며, 농업 종사자는 전체 인구의14%에달한다. 우크라이나곡물수출규모는278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무려 41%나 차지한다. 때문에우크라이나의생산차질은세계곡물시장을격렬하게뒤흔들고있다. 특히옥수수, 밀등의타격이컸다.
여기에미국날씨악화와남미의옥수수생산량감소마저겹쳤다. 미국에서춥고습한 날씨로경작이늦어지고있는것도곡물가격의상승을부추기고있다.미국농무부에따르면옥수수주요 생산지역인미국 중서부 지역의이번주옥수수파종률은 1년 전(1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7%에불과하다고외신은전했다.
사정은 다른 곡물도 다르지 않다. 대두 가격도올해에만약 26% 수준으로상승하면서 2012년이후처음으로부셸당17달러를 넘겼다. 통상적인가격의2배 수준이다. 대두 가격은 주요 경작지인브라질의이상고온과가뭄탓에수확량이크게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나오면서크게상승했다. WSJ는 “밀과 귀리, 식용유 가격이이미사상최고치를경신한가운데옥수수와대두가격까지역대최고가를 곧 넘어설것으로 보이면서식품 인플레이션에대한 우려는 나날이커지고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지난 3월 미국 식품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8.8%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세계은행(WB)은 식품가격이지난해 글로벌공급망 차질과 기상 악화로 인한 수확량 감소여파로 약 31% 급등했으며, 올해에도 우크라이나사태로23% 더오를수있다고보았다.
한편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면서 곡물 시장으로 돈이몰리고 있는 것도 가격상승에영향을미치고있다는분석도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