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저성장탈출’…친환경에너지중심으로체질바꿔야
한국경제체력이좀처럼회복되지못하고있다. 경제가힘이있어멈추지않고성장해야공장도돌아가고물건도 팔리고, 건물이나아파트도생기면서결국에는일자리가계속해서생긴다. 그런데그속도가떨어지니일자리생기는속도역시느려지거나아니면있던일자리도줄어들고있다. 경기는침체인데오히려물가는높은스태그플레이션우려도 나오고, 전쟁영향으로 공급망차질이계속되면서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워플레이션(War-inflation) 이슈도있지만,근본적으로는경제체질을 바꾸지않고서는 어떠한 처방도 임시방편에불과할 것이다.
투자 부진·노동력투입저하·혁신정체
한국경제성장 속도는 20년 전에비해 절반(2000년대 초·중반 5%→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2~3%)으로, 40년 전에비해서는4분의1 수준(1980~1990년대8~12%→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이후 2~3%)으로 떨어졌다.일자리증가도 1980년대에는 연 50만~60만 개수준에서 2000년대 초·중반에는 연 30만~40만 개로, 다시 2010년이후에는연10만 개수준으로떨어졌다.
일자리가 줄고 성장세가 낮아지는 원인이한두 가지일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중요한 원인은 투자 부진, 노동력 투입 저하, 기술 혁신 정체 등을 꼽을 수 있겠다.생산요소들이노화하거나예전만큼더많이투입되지못하니까성장률이저하되는것이다.
먼저투자가예전만큼활발히이루어지지않고 있다. IMF 외환위기이전에연 10%대로 높았던 기업의설비투자증가율은 2010년 이후 5% 수준으로 하락했다. 심지어는 위기상황이아니었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 증가율이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2018년–2.3%, 2019년 –6.6%).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과감히늘리지못하는이유는수익이발생하지못할것같다는불안감도 있고, 비용 절감이나 안전한 투자처만 찾는보수적인경영풍토때문이기도할 것이다. 기업경영활동을 제약하는 각종 규제나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고자하는욕구등으로기업이해외직접투자를확대하는것도원인중 하나다.
다음은 노동력투입저하 문제다. 인구 자체가 감소한다는 전망이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100개 이상 전국 시군구 지역이인구 감소세지속으로소멸위험에처해있다고 한다. 수도권이나 지방대도시와 멀리떨어져있어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곳은물론 수도권 중에서도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도시도 있다. 경기도 포천시와 동두천시가 소멸 위험 지역리스트에포함되어있다. 양적측면에서확인된낮은인구 증가세, 이로인한 생산가능인구감소는노동력의질적저하로 이어진다. 고용노동부에따르면 경제적으로높은활동력을지닌 15~64세 인구는 2018년부터 서서히감소했으며 2025년 이후에는급감할것으로전망되었다. 왕성하게활동하는이들인구의감소로생산은물론 소비까지위축되며국가 전반적인경제체력이노쇠화하는것이다.
그리고 기술 혁신 정체 문제가 있다. 생산성이 낮은산업부문을 고집하고 구조개혁을 지연하니발생하는문제인데, 이분야는하기에따라서는개선이가능하다.인구감소라는묵중한트렌드를바꾸는것에비해서는현실적으로 개선 가능성이 높다. R&D에 대한 투자를계속 확대하는가운데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에도집중해야 한다.과거와달리빅데이터, AI 등4차산업혁명의큰 그림을 완성할 수있는 핵심기술과 인력, 라이선스등지식재산권확보가필수적인데기업홀로대응할수없는분야가 많다. 국가공통적으로이용할수있는혁신자원을제공하는가칭‘혁신자원공유 플랫폼’을구축해활용하는방향도고려할수있겠다.
中企 지원·인프라 투자로탄소중립실현
이와 함께구조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R&D 투자는원래부터도 잘하고 있었다. 우리경제가 미적거리고있는 분야는 기존의제조업에집중하고 서비스업은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잘 안 되고있는 점이다. 서비스업에서 교육, 의료, 관광 등과 같은부문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이러한분야에서지금보다훨씬더많은투자가지속적으로이루어져야한다.
고부가가치화를앞당길수있는산업에대한투자확대와 함께세계적인트렌드인친환경 트렌드, 그중에서도 탄소중립실현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박차를 가해야 한다. 결국 혁명은 인간의욕망을 달성하기위한 기술발전이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미래사회를결정짓는트렌드는지구생태계가허용할수있는에너지배출범위내에서기술혁신이가능하게하는것이다. 탈탄소 산업구조로 전환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청정에너지생산 기지나 수소액화 관련설비투자를계획대로 진행하고 관련한 신기술 개발 지원을 아낌없이확대해야한다.
친환경에너지만을 사용하여환경오염을 줄인다는민간부문캠페인인 RE100에 동참하기위해수출중심제조업기반인국내산업구조를친환경으로전환하는과정에서 경제 활력을 꾀할 수 있는 기회도 있을 것이다. 특히중소기업은 자체적인에너지설비를 친환경으로바꾸는 투자를 선뜻 하기힘들 것이다. 이에정부는중소기업에대한 컨설팅 지원, 인센티브 제공, 산업단지를통한지원등을통해중소기업의RE100 수요에대응할수있을 것이다.
한국 경제가 체질 개선을 시급히 해야 하는 시점이다가오고 있다. 노쇠해지는체력을강하게바꾸는것도중요할 것이다. 그에못지않게중요한것은마냥강해서부러지는 것이아니라 유연하면서도 강한 체질로 바꾸는 것이다. 성장과 발전이지속가능할수있게인간활동만이우선시되는 것이아니라우리삶의터전이되는환경과지구와함께공존하는방향으로개발하고투자하는방향을택해야할 것이다.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농경제학 박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 ▷고용노동부 고령화정책TF ▷한국장학재단리스크관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