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두달새17조원유출신흥국펀드‘자금엑소더스’
우크라전쟁속원자재가격급등中과무역관계밀접국가가장취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0.5%포인트기준금리인상을 발표했다. 블룸버그, 니혼게이자이신문등외신은미국금리인상이신흥국의자금유출을가속화할 수있다고지적했다.
이미 자금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시작한 2월24일부터4월 27일까지약두달간신흥국 채권펀드의운영잔액에서약 136억 달러(약 17조2000억원)가 유출됐다. 전쟁으로공급망 혼란이가중되며원자재 가격이급등하자, 자원해외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을중심으로 경상수지악화 우려가 커지며 뭉칫돈이빠져나간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미국의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는 설상가상이다. 과거미국이긴축시대의 문을 열 때마다 신흥국 경제는 휘청이곤 했다. 연준이기준금리를 1993년 말2.97%에서 18개월 후인 1995년 6월 6.02%까지올리자달러가치가급등하며투자자금이미국으로 쏠렸다. 이는 1997년 동남아시아금융위기의기폭제가됐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금융위기이전 태국,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한국등의연간 경제성장률은 6~9%에 달했으나, 1996~1997년사이 인도네시아의 명목 GDP는 43.2% 급락했다. 태국(21.1%), 말레이시아(19%), 한국(18.5%)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들 국가의주식시장 가치는 1998년 초까지최대70% 사라졌다.이후 2008년 금융위기, 2013년 긴축발작 등 미국의 긴축정책은 신흥국경제에폭풍우를일으켰다.
중국 봉쇄 정책역시신흥시장에 직격탄이되고 있다. 글로벌투자자들은중국의봉쇄정책이수요를둔화시키고공급망을파괴하며신흥국경제를벼랑끝으로몰고갈것으로 우려한다.신흥국은중국의통화, 채권,주식뿐만 아니라 무역에도 크게 의존한다.이로 인해중국 금융시장에대한 매도세는신흥국으로쉽게확산될수 있다. 중국주식시장이무너져 내렸던 2015년에 신흥국 금융시장이출렁였던 것은 단적인 사례다. 그이후 세계경제에 대한 중국의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이제세계최대상품구매자가 됐으며, 이는중국의경기침체가 원자재수출업체와 시장에그어느 때보다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에있는 윌리엄블레어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머니매니저인조니첸과 클리포드라우는이메일을통해“우리는 중국과무역연계가높은 국가들이 가장 취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블룸버그에밝혔다.
웰스파고의 통화 전략가인 브렌던 매케나 역시 “중국 경제가 크게 둔화되면 위안화뿐만 아니라 신흥시장 통화도 변동성이높게유지될수있다”고 경고했다.실제브라질의 통화인 레알화는 위안화가 급락하기시작하자 4월후반부터하락세로 돌아섰다.브라질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연속 단행하면서기준금리가 2%에서 11.75%로 올랐으나 5월에도 금리를인상하는것이확실시되고있다.
이집트의3월소비자물가는전년동월대비 10.5% 올랐다. 4~6%대였던 지난해와 비교하면가파른 인플레이션이다. 중앙은행은3월에약5년만에금리인상을단행했다.
다만, 신흥국 경제사정이과거와는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자산운용사인퍼포즈인베스트먼츠의시장전략가인크레이그베이싱어는 “세계가 긴축 정책을 경험할때신흥시장은더큰고통을겪는경향이있다”면서도그고통은과거와는비슷하지않을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과거에는 신흥시장에는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제조업이 다수였으나 “오늘날의 신흥시장은 기술력이 강한아시아가이끌고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