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앞둔안영배관광공사사장께
안영배한국관광공사 사장이오는 16일 퇴임한다. 2018년 취임한 이후 3년 임기를 마친 후 1년 연장해자리를 지켜왔다. 연임에 성공한 공사 사장은 안 사장이세번째다.안사장전에는 22대이참전 사장이,그전에는조영길전사장이있었다.
안영배사장은 정창수 전임사장이퇴임한 지 4개월만인 2018년 5월 17일 취임했다.
한국관광공사사장자리를낙하산인사가꿰차는것은 관례처럼굳어졌지만 공사안팎에서는 신임사장이임명될때마다 우려했다. 제역할을 다할 수있을까하는의구심때문이었다.
안영배사장역시‘낙하산’인사로불렸다.노무현 정부 시절국정홍보처차장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전에는미디어오늘편집국장과 기획조정실장, 한국기자협회편집부부장을지냈으며, 2017년 대선당시문재인후보자 지지모임인 ‘광흥창팀’과 ‘더불어포럼’에서도
활발히활동했다.
2018년 7월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열린기자간담회에서안영배신임사장을처음만났다.
당시결의에찬모습으로간담회현장에모습을드러낸안사장은이렇게말했다.
“임직원이즐겁고 보람있게일할 수있는 직장 문화를 조성하겠습니다. 공사 내업무 형태와 휴가 문화 등 직장 문화를 혁신적으로 변화시켜 일과 삶이조화를이루는워라밸기업을 만들겠습니다.”
그는 “관광 여가 사회를 실현하기위해선 직원 삶의질이높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안사장의운영철학이드러나는대목이었다.
안영배사장은 취임식에서강조한 것을 차근차근실현해나갔다. 확실히전임사장들과남다른행보였다. 기존 월례조회를 ‘소통이 있는 아침 이야기’로 바꿔조직개편이나인사발령과같은중요한의사결정에일반직원들의견을수렴했고,간부급직원들을중심으로 진행되던 혁신전략회의도 일반 직원들이 내용을확인하고대안을제시할수있도록했다.
온라인 소통 채널인 ‘YB통(通)’도 개설했다. 입사한지10년 되지않은젊은직원중 ‘소통 리더’를 선발해소통을 독려했고, 사내인트라넷에익명으로자유롭게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유 토론방’을 신설하기도 했다.
소통행보는호평으로 이어졌다. “수직적이지않고,동료를잘챙기는수장”이라는 것이다.
임기 내△관광 빅데이터랩 구축 △스마트관광도시조성△관광홍보디지털전환△평화관광센터등조직개편△숙박대전통한국내관광활성화△여행구독경제서비스운영등성과를내기도 했다.
그중에서도그를연임으로이끈것은 ‘디지털 홍보마케팅’전략이었다.
2020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화제성(바이럴)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를 제작해지역관광을전세계에홍보했다.이날치밴드음악에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안무가 조화를이룬 이색영상은그동안 관광공사가 선보였던 홍보영상의틀을 완벽히깨며전세계를열광케했다. ‘범내려온다’한국홍보영상이세계적흥행을이끈 덕이었을까. 코로나19확산세에 관광산업이 줄도산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관광공사는 2020년 공기업경영평가 A등급을 받았고,임직원에게성과급을지급했다.
임직원과 ‘소통’을 강조하며사내복지향상에힘쓰고, ‘코로나19’라는 악상황 속에서도 한국 관광 이미지제고를위해노력한안영배사장. 하지만언론과는‘불통’을 선택했다.
다시관광공사사장취임후열린첫기자간담회.새수장이오고나서열리는기자간담회는 새롭게수립·운영할 관광활성화정책비전을밝히는자리인만큼이날도국내주요언론매체가총집결했다.
기자들은일제히노트북을열어신임사장발언을적을준비를마쳤다.하지만안영배사장의발표직후기자회견장 분위기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관광 활성화대책을위한포부와비전을밝히는자리가직원소통과복지대책을마련하겠다는 공약(?) 실현의지를다지는자리로끝나버린탓이었다.
‘낙하산 인사’ 꼬리표에관한소견을물었을땐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도 많이 다닌다. 여행에 진심인사람이니전문성을의심하지말라”며날을세우는모습을보이기도했다.
임기4년간공식석상에서안사장을만난것은단두 차례에 불과했다. 한 번은 사내복지향상 각오를다지는 취임 기자간담회였고, 두 번째는 관광빅데이터센터 신설 계획 등을 밝히는 신년 오찬 자리였다.이밖에언론과공식적접촉은전무했다.언론쪽에서요청한인터뷰에도일절응하지않았다. 오죽하면문화체육관광부 장관보다 관광공사 사장이높다는우스갯소리가 나왔을 정도니, 그의 ‘불통 행보’가 어느정도였는지는미루어짐작할만하다.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복지향상에힘쓰겠다는약속을충실히이행한안사장은임직원관점에서는‘훌륭한 수장’이었을테지만언론과관광업계는그를이렇게기억할 듯하다. 4년 임기를 유야무야(有耶無耶) 끝내고 유야무야(有耶無耶) 퇴임하는 사장으로 말이다.그의퇴임이더없이씁쓸한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