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일본식‘성장주의’틀벗어야
일본은 대한민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근접한 국가이고,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가진 나라다. 우리나라경제성장 모형은 일본을 벤치마킹한 측면이 강하기도하지만, 성장 경로 역시 20년 내외의시차를 두면서일본의길로가고있다.저성장국면으로이행하고있다는점도그렇지만 저출산과고령화구조도 유사하다. 일본의길을가고있는것도 걱정스럽지만,일본만큼하기도쉽지않다는 지적도 있다.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일본사례를기준으로한국경제의변화가능성을살펴보자.
일본은2차대전패전후경제재건에성공하여1980년대 초반 무렵에는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지만, 1985년 프라자 합의, 1987년 루브르합의이후큰타격을 받았다. 엔·달러 환율이급락한 이후 저금리와통화 팽창을 통한 국내 SOC 투자 확대로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그리고 해외 투자가 대폭 늘어나면서 1990년 초반까지부동산과 주식시장이폭발적으로팽창하였으나금리인상과규제강화로 1992년부터 버블이붕괴되면서장기적경제침체로 돌아섰다. 게다가1980년대와 1990년대는 한국의도전, 2000년대 넘어오면서중국의도전이본격화하면서글로벌시장에서일본의셰어는 위축되어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중국에넘겨주어야 했다. 게다가 저출산·고령화가 겹치면서일본인구의노령화가 진행되고복지지출확대와 내수진작차원의과도한 SOC 투자확대로국가부채는급증하여세계제일의 GDP 대비 280% 수준의부채대국이되었다.
아베의집권과 아베노믹스의추진으로 일본 경제가깜짝활력을되찾는듯하였으나 코로나19 등의영향으로 다시침체의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일본은 임금 수준이 20년째 거의오르지않고 1인당 GDP가 4만 달러수준에서벗어나지못하는상황이계속되고 있다. 출산율도 한때 1.4명 수준으로 회복되는 듯했으나 1.3명 수준으로 다시 하락하였다. 인구 감소 위기, 세계최고령국가로 인한 경제·사회 활력저하 등을 타개하지못하고 있는 가운데일본은 군국주의가 부활하고 있다는비판을받고있다.과거사문제로한국과갈등이심화되고, 미국·호주·일본 등이군사적동맹체제로중국에대한견제에동참하고있다.
그렇지만일본은내수비중이GDP 대비30%에 불과하고 1억2600만 인구 대국으로서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기술수준이높고 기계·화학 등분야에서강한경쟁력을 유지하고있어한국은대일무역수지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로켓·핵기술 등에잠재력을갖고 있고, 강한공군력과해군력을보유하고있다. 일본의약점은우리나라와 유사하게국토 면적이좁고 자원·에너지·식량 빈국이라는 점이다. 최근 자원·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일본은 몇십 년 만에 처음으로무역수지적자가날 상황이다.고령화가빠르게진전되고있어위협이되고 있지만, 공적연금재정안정화를위한 개혁에성공했고 건강보험지출도 높은 노인인구비율에비하면 낮은 편이다. 보수적관행으로 행정 전반에 ICT 기술의확산이늦어져비효율성이크지만, 매뉴얼중심의체계화된행정과 부정부패가없는 견실한행정으로국가생산성은낮지않게유지되고있다.
일본은 지난 30년간 성장사회에서성숙사회로 진전되는 길을 걸었다고 할 수 있다. 활력이없어졌다 하지만 일본식 장기적 지속 가능한 국가가 만들어졌다는전문가도 있다. 일본이향후 크게성장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현재 수준에서 선진 국가를 유지하는 데는큰문제가없다는 것이다. 충분한자본 축적, 뛰어난기
저출산·고령화·성장률둔화·국가부채증가·대외의존도등日보다심각저성장탈출하려면,인적·물적·사회적자본선진화등패러다임전환시급
술 수준, 강력한 자위력 확보, 인구 유지 가능성, 높은문화예술 수준, 선진 국민으로서 질서의식 등 일본은선진 국가로서 지속 가능한 기반을 확보했다고 볼 수있다.
한국은 한국 고유의 길을 가려고 노력하고 있지만,결과적으로변화된모습은일본의길에서크게이탈하지 못하고 있다. 인구구조 측면에서는 일본보다 더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국가로진전되고 있다. 성장률이빠르게둔화되고있고국가부채도급속히증가하고있고,경제활력이심각하게떨어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에대한대비측면에서는일본은거의고령화대응이완료된 상태지만, 한국은 제대로 대응 준비가 되지않은 상태고, 출산율도일본은 1,3명대지만 한국은 0.81명으로추락했다. 일본의대외의존도는 30% 수준이지만, 한국은 70% 수준이다.일본의복지지출비율은 OECD 평균수준이지만, 한국은 OECD 평균의절반 수준을 벗어나지못하고 있다. 일본 한계의극복은커녕일본 수준이되는 것도 쉽지않은 상황이전개되고 있다. 거시적측면은일본에서벗어나지못하고있고, 미시적측면은일본시스템에도못미치는상태가계속되고있다.한국은일본의과거성장주의틀을벗어나지못해한계에봉착해있다.
선진화에대한 국가 차원의패러다임전환이필요한시점이다.인적자본과물적자본선진화와함께사회적자본의선진화가필요하다.양적중심성장에서질적중심성장으로의진화가 요구된다. 판에박힌 규제 혁파를 외친다고 경제 체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저성장의터널에서탈출할수있는기회의시간은그리많이남아있지 않다. 윤석열정부는 지속 가능한 선진대한민국의새로운비전과목표를 만들고, 강력한리더십으로 이를 추진해 나가야 할 시대적 사명을 가지고있다.
▷성균관대경제학 박사▷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원장 ▷전 한국경제연구학회 회장 ▷전 한국재정정책학회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