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한국委,송금률세계1위…투명성·효율성이비결이죠”
정갑영유니세프한국위원회회장
‘100원 중 85원.’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어린이들을 위해유니세프 본부로 송금하는 금액을100원 단위로환산한 비율이다. 이는전세계유니세프국가위원회 가운데 가장 높은 송금률로기록돼있다.
높은송금률을자랑하는이유가 있다. 투명성과 효율성이다.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국내공익법인재무 종합평가에서만점인 ‘별 3개’와 ‘크라운인증’을 2019~2020년 2년연속획득했다.
“2020년엔 세부항목 평가에서도 모두 만점을 받았습니다. 이런사례는전체국내공익법인9648곳 중 4곳, 0.04%가량에불과합니다.”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에위치한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정갑영 유니세프한국위원회회장의설명이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투명성과 효율성으로탄탄한 후원 체계를 만들어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후원하는 개인만 45만여 명,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파악하고있는 후원계좌만 67만여 개다. 많은 사람들이온정을 모은 덕분에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구성한 기금액 규모는 전세계 33개 유니세프국가위원회 중 5위에 올라있다. 미국, 독일, 영국 등 기부가 활성화한 국가들바로아래단계에위치해있는 것이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시민들의따뜻한손길을바탕으로어린이를 위한 여러사업을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구호와 ‘아동친화사회 만들기’ 사업이 대표적이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지난 2월 28일부터 2주 만에 500만달러(17일 환율 기준 약 63억7500만원)를 모아우크라이나에긴급 지원했다. ‘아동친화사회 만들기’ 프로젝트는 지자체, 학교, 기업, 병원등아동이생활하거나아동에게영향을주는모든사회를‘아동친화적환경’으로만들자는목표아래추진되는캠페인이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또 다른 강점은 단체가모금한후원액구성비율과후원을하려는외부기관이거쳐야하는엄격한심사 기준이다.유니세프한국위원회 전체 후원금에서 약 97%는일반인 기부다. 정부 후원은 전혀 받지 않는다.나머지3%가량은 기업기부인데, 이조차도유니세프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철통 심사’ 기준을충족해야 기부 기회가 주어진다. 투명성이라는후원금 운용 원칙이기부금을 모집하는 과정에도적용되는것이다.
이에대해정회장은 “기업이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기부를 하려면일정한 심사 기준을 거쳐야 하는데, 워낙엄격하다보니통과하는기업이많지않다”고 설명했다. 그 기준 중 하나는 기업사업 내용이다. 기업이 취급하는 사업이 어린이인권과 역행하면 평판 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내전·전쟁 등에무기를공급하는 군수업계부터어린이들에게는 금지된주류·담배업계까지포괄해그범위도 넓다.
이런 심사를 거쳐 최근 유니세프한국위원회평판 심사를 비로소 통과한 기업은 ‘카카오’다.카카오는 지난 3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코인으로 43억원을 기부했다. 이처럼 유니세프한국위원회를 향한 기부가 기업에는 일종의 ‘훈장’이 되다 보니 기업으로서도 기부는 ‘윈윈(Winwin)’전략이다. 특히 평생을 경제학자로 살아온정회장은최근재계에뜨거운감자로떠오른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핵심지표로꼽힌다는점에주목했다.
정회장은 “ESG 실행, 그중에서도 ‘사회’를 위해기업이기여한다는 물증 가운데하나로 기부를 내세울 수 있다”며 “이는소비자가기업에보내는 믿음으로이어져기업도 이익을 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기업의건전한생존을위해서는 환경과 사회를도외시할 수 없으며, 기업은공동체문화를준수하는방식으로 ESG 경영실현이가능하다”며“기부는 그 방법가운데하나이자지표가될수있다”고 덧붙였다.
정회장의최종목표는이타적행위를통해느끼는 행복감을 사회에 널리알리고 확산시키는데 있다. 그 과정에서 기부가 긴요한 역할을 할수 있다고 본다. 오롯이남을 위해 하는 행위라생각했던기부에서나의만족감을찾을수있다는 얘기다. 정회장은 “사회에 대한 신뢰와 배려가 뿌리 내릴수록 내가 어디에 있든, 돈이 많든적든‘할 수있다’는믿음과기회를가질수있다”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