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벤처·대기업거친CEO… “동물진단‘100년기업’만들것”
2006년창업한동물질병진단전문회사글로벌파트너사76곳… 118개국에수출美존슨앤드존슨같은대잇는기업야심
공무원, 벤처기업, 대기업, 창업. 하나만 해도쉽지않은데이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올린 사람이 있다. 김정미 베트올 대표는 지난 2006년바이오 벤처 기업을 창업해 전 세계 118개국에수출하는동물질병진단업계대표주자로자리매김했다. 여기에다양한 경험을 살려멘토링등사회공헌까지나서고있다.
-베트올은어떤회사인가?
“글로벌 동물질병 진단 전문회사다. 수의학(Veterinary)의 모든 것(All)을 책임진다는 뜻이다. 2006년 직원7명으로 창업해, 현재는 41명까지커졌다.
현재 세계 각지에 76개 파트너사를 두고 118개국으로 수출한다. 지난해 300만불 수출탑을수상했고,전체매출의93%가 해외에서나온다.”
-공무원, 벤처기업, 대기업 등 다양한 분야를거쳐베트올을창업하게된이유는?
“위기를기회로만들었다.
미국에서박사후연구원(포닥)을 할당시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였는데, 국립보건원(현질병관리청)에서인력채용을 위해보스턴에왔다. 남편은 먼저 대학교수가 돼 귀국했고, 큰아이를 데리고미국에남은 상황이었다. 많은고민끝에공무원을택했다.
아무리좋은옷도불편하면못 입는다.공무원은내기질에맞지않았다.특히당시에는젊고피가 끓었다. 마침벤처기업연구소장직제안이들어와3년3개월공무원생활에마침표를찍었다.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뒤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 칩을 최초로 만들었다. 제품을 만든사람이가장잘알다보니학회·세미나를다니며기술영업·마케팅까지하게됐다.
이때 이수화학(이수앱지스)이 생명공학에 진출하면서 적임자를 찾고있었다. 큰 기업의 체계적인 시스
템을 배워보고 싶었다. 약 5년간진단사업을 총괄하며 제품 개발,연구소,생산등을지휘했다.
그러던 중 회사가 상장을 준비하면서 제약에 집중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진단사업을 접기로 했다. 이러한결정을 전달받자마자 홀린 듯“진단사업팀을데리고 나가겠다”고 답했고,베트올을 창업
했다.”
-커리어 전환기마다과감한결단을내릴수있었던이유는?
“저는 겁이 없다. 잃을 게없기 때문이다. 금메달만 따는 선수는 올림픽에 나갈 때 굉장히스트레스를받을 거다. 그러나혜성같이나타난신인 선수는 잃을 게없어서 메달을 따야 한다는강박도없다.다만끊임없이도전할 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베트올 제품은 다른 경쟁사대비어떤강점을가지나?
“한국 기업의 강점은 속도다. 유럽은 제품 하나 개발에 3~5년씩 걸리는데, 사업 초기에 1~2년만에제품을 내놓아 업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베트올의 슬로건 중 하나는 ‘24시간 내후속조치 하라(Follow up within 24 hour)’다. 고객이만족할 만한 답변을 가장빠르게 제시해 신뢰를 쌓을수있었다.
여기에뛰어난 품질로까칠하기로 소문난일본고객도만족시켰다. 동물 진단 분야에서가장 큰 시장은 심장사상충인데,일본 심장사상충시장점유율 1위다.”
-사업으로 바쁜 와중에 멘토링 등 사회공헌활동도활발히진행하고있다.
“학계, 공무원,벤처연구소장, 대기업, 창업, 겸임교수까지바이오를 전공한 사람이할수있는일은모두다 해봤다.이런경험을갖고멘토링을시작해 16년째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약 350명의이공계여대생멘티를 뒀다. 딸둘엄마이기도 하고,여성과학기술인선배로서사명감이다.”
-여성과기인지원책에대한의견은?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정책적으로 보면 전반적으로 육아휴직과 여성 재직자, 임원 비율을 확대하는 등 바람직한방향으로가고 있다. 다만하루아침에완성되는게아니라는것이다.
여성입장에서보면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훨씬 더 좋게 바뀌고 있다. 이제는내가여성이라는생각을버려야 한다. 여성, 남성을구분하지않고당당하게사람으로,과학인으로서야 한다.여성은물론남성도그렇게여겨야한다.”
-향후사업계획과목표는?
“베트올을 ‘100년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미국은 우리보다 역사가 짧지만 존슨앤드존슨처럼 100년이 넘은 회사가 많다. 유럽동물진단업계에도전통있는명문강소기업이여러개 있다.이들 회사처럼대를 넘어이어가는 일류 회사를만들고 싶다. ‘동물진단=베트올’이라는 공식을세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