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장애물’넘은동원그룹… 2세김남정체제굳힌다
동원산업·엔터프라이즈합병발표에소액주주등반발…오너비율낮춰김부회장,최대주주올라지배력강화회장승진시기앞당겨외연확장전망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 비율이조정되면서 동원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합병이후 지주회사가 될 동원산업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오너 2세’ 김남정동원부회장의지배력도 합병이후 더욱 강화되며외연확장에도속도를낼것으로예상된다.이에김부회장이회장으로승진하는 시점도앞당겨질것이라는관측도나온다.
23일업계에따르면동원산업과동원엔터프라이즈는오는 10월 1일합병할예정이다.동원산업이현지주사인동원엔터프라이즈를흡수합병하는 식이다. 아직합병절차는남아 있다. 두회사합병에반대하는주주들은오는8월30일주주총회에서반대의견을표하고주식매수청구권을행사할수있다.합병반대의사통지접수기간은오는8월 15~29일이며, 주식매수청구권은8월 30일부터9월19일까지행사가능하다.
최근 동원그룹이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 반발을 샀던 두 회사 간 합병비율을 낮추는 결단을내리자 시장반응도우호적으로돌아선모습이다. 동원그룹의이번합병안에대해강하게반대목소리를냈던김규식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회장도 “우리 기업거버넌스 발전사에의미있는일보전진”이라고긍정평가했다.
앞서동원은지난18일두회사간합병비율을자산가치기준으로변경한다고공시했다.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합병비율은기존 1대3.8385530에서1대 2.7023475로 조정됐다.주주들이문제제기했던부분은 오너일가에유리하게합병비율이산정됐다는점이다.동원산업의지분가치를 과소평가하고 동원엔터프라이즈에유리하도록산정됐다는의혹을제기한것이다.
이러한비판에동원이한발물러나합병비율을조정하면서새로운국면을맞고있다.동원산업이소액주주들의요구를수용해동원산업의합병가액을기준시가가아닌자산가치를기준으로변경하면서다. 이에따라오너일가의동원산업지분율은 65.8%에서 58.6%로 약 7%포인트 낮아지게됐다. 김회장지분율은기존 17.38%에서 15.49%로, 김부회장은기존 48.43%에서 43.15%로 내려간다. 그럼에도김부회장은새지주사가될동원산업의최대주주로올라서며그룹내지배력은더욱공고해졌다는평가가우세하다.
기존에는 동원엔터프라이즈와 중간 지배회사인동원산업두단계를거쳐계열사를 지배했다.합병이이뤄지면스타키스트등계열사들도자회사로지위가 바뀐다. 김부회장영향력이모든자회사에까지미칠수있게된것이다.
김부회장이회장으로 승진하는 시점이단축될수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부회장 형인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김회장이경영일선에서물러난지1년여만에회장으로승진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04년 동원그룹에서분리돼김부회장형인김남구회장이맡고 있다.김회장이 1935년생(87세)이라는 점에서합병이후 지분 승계가 이뤄지지않겠냐는 예측도 조심스럽게흘러나오고있다. 동원그룹관계자는“김명예회장이 여전히 건강하고 김 부회장이 회장으로승진할계획은없다”고일축했다.
동원은 향후 지배구조가 단순화되면 공격적인사업확장에도 더속도를 낼수있을 것으로보고 있다. 동원은 합병절차가 완료된이후 동원산업 중심으로 투자 부문을 일원화하고 축육·2차전지·물류 등 신사업투자를 확대해식품기업을 넘어 ‘생활산업 그룹’으로 발돋움한다는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