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실종은규제탓…친환경개미산방제긍정답변이끌어내다행”
‘개미산’사고위험화학물질규제해충응애못잡아꿀벌17%사라져옴부즈만빠른피드백에해결실마리환경부,연내의견수렴법개정약속
“보세요.꿀벌이계속죽어나갑니다.”지난3일전북익산소재양봉장에서만난김형인삼형기업대표(53)는 바닥에널브러져있는꿀벌들을가리키며이같이말했다. 김대표는“꿀벌에기생하는해충인응애를잡지못해벌들이죽거나사라지고있다”며“친환경방제제인개미산(포름산)규제를풀어야하는이유”라고강조했다.
◆개미산규제이후…꿀벌이사라지고있다
한국양봉협회에따르면올해1분기전국양봉농가에서키우는벌통 220만여 군중약 39만군(17.2%)에서 꿀벌이 실종됐다. 집단 실종된꿀벌은 78억마리에 달한다. 이같은 벌집군집붕괴현상(CCD·Colony Collapse Disorder)은 인류식량위기로번질수있어국내뿐아니라전세계적으로촉각을곤두세우는상황이다.
꿀벌이집단으로사라진이유는명확하게밝혀지지않았다.다만김대표는개미산유통이금지되면서꿀벌개체수가감소했을것으로추정한다.양봉농가들은응애를없애기위해개미산을써왔는데이를유통하지못하게되면서응애피해를막지못하거나농약을쓰는사례가늘었기때문이다.
김 대표는 “응애를 잡지 못하면 벌들이 죽거나 집을 팽개치고 나간다”며 “그렇다고 농약을쓰면 응애뿐 아니라 벌까지 죽게 된다. 농약을친 벌통 속에서벌이살아남더라도 정상적으로날지못하는기형충이되곤한다”고 말했다.
반면개미산을 쓰는 농가에서는 피해가 덜하다고김대표는 전한다. 개미산은 개미체내에서발견되는 유기산의일종으로, 양봉 농가에서친환경 구제 농법으로 사용해 왔다. 그가 2018년양봉자재업체로사업전환에나선것도개미산에서친환경양봉의미래를봤기때문이다.
◆농가마다 취급시설 갖춰라?… 규제 개선시동
문제는 농가에서개미산을 쓸 방법이사실상막혀있다는 점이다. 개미산은 유‧누출 시화학사고 위험이높다는 이유로 2006년 사고대비물질로 지정됐다. 2015년부터는 화학물질관리법개정안에따라관련규제가대폭강화됐다.
이에따라 개미산을 사용하려면판매처인 지역양봉원은물론이를구매하는농가마다별도로 취급시설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민가에인접한곳에는취급시설허가가나지않아거주지역에위치한 농가나 시내에자리한양봉원은 개미산취급자체가불가하다.
그럼에도농가에선여전히암암리에개미산이유통되는 현실이다. 김대표는“불법유통이늘어나는만큼 사고 위험은 더커질수 있다. 개미산은그늘진곳에보관해야하는데대개양봉농가는 햇빛이잘드는곳에있어위험하다”며“개미산이친환경을 위해꼭 필요하고이미공공연하게사용하고있는만큼 음지에서불법유통되지않도록양지로끌어올려야한다”고강조했다.
이를위해김대표는규제를완화하되교육을강화하는방안을제시했다.그는“관련교육을강화하고이를이수한 자에한해개미산을 취급할수있도록허가해줘야한다”고목소리를높였다.
김대표는현장규제가강화된2~3년전부터이러한목소리를내는데앞장서고있다. 하지만돌아오는건원론적인답변뿐이었다.그의목소리를들어준건중소기업옴부즈만이었다.지난4월그가옴부즈만홈페이지에규제개선을건의하자얼마지나지않아긍정적인신호가나타났다.
옴부즈만은양봉업계애로사항을관할부처인환경부에전달했고,환경부에선일부수용하겠다는답변을내놨다.개미산취급량등을고려해취급시설적용기준차등화방안을장기적으로검토하겠다는내용이다.환경부는연내의견수렴을거쳐내년에법령개정등시행근거를마련할방침이다.
김대표는“당장 해결책이제시될거라고기대하지않았는데 빠른 피드백을 받게 돼 놀랐다”면서“적극적인 규제개선이이뤄지길 바란다”고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