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투자,골든타임놓치면끝”…첫‘민관협력’속도낸다
中企에쏠린팹리스분야경쟁력떨어져…파운드리대기업과시너지필요삼성전자,내달중기부와‘팹리스챌린지대회’개최…지원·육성본격화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전문)’를 꼽는다.반도체밸류체인가운데유독허약한분야로꼽히기때문이다.
12일시장조사업체IC인사이츠에따르면지난해전 세계팹리스 시장 점유율 1위는 미국으로68%를 차지했다. 이어 대만(21%)과 중국(9%)이뒤를따랐고한국점유율은단1%에그쳤다.
국내 기업 중 세계 50대 팹리스에 속한 기업은 LX세미콘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기준 국내 팹리스 기업수도 중국(2810개) 대비20분의1 수준(5%)인 120개일 정도로저변도미미하다.
문제는팹리스경쟁력이약화하면서시스템반도체시장 전체에서한국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옴디아에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종합 반도체(IDM) 시장에서 한국은 점유율 19.9%로 49.8%인 미국에이어 2위다.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끈 메모리반도체부문세계시장 점유율도 59.1%다. 반면시스템반도체점유율은 3.0%에 그쳤다. 퀄컴과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미국 시스템반도체 점유율은 69.1%에 달한다. 대만(11.0%), 유럽(8.6%), 일본(4.8%), 중국(3.3%) 순이었다.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독보적 1위인 우리나라가정작전세계반도체시장의70%를 차지하는시스템반도체시장에선불과3%에그치고있는것은팹리스경쟁력이유독약한탓이크다.
메모리를 넘어 논리, 연산, 제어로기능이확장된시스템반도체는 팹리스와 떼려야 뗄수가 없다. 실제로 대부분 시스템반도체는 팹리스에의해 설계된다. 미국 엔비디아·퀄컴, 대만 미디어텍등전통적인강호외에도최근들어애플과테슬라, 아마존, 구글까지 자체 반도체 설계 강화에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 국내반도체대기업중에서는 팹리스에대한 눈에띄는 투자가 보이지않는다.
현재팹리스 분야별로 △CPU 인텔 △GPU 엔비디아 △모바일SoC 퀄컴△이미지센서소니등이강자로 꼽힌다. 삼성전자는주요팹리스 사업중 모바일SoC, 이미지센서등은1등업체들과시장격차가크다는 자평이다. 이에투자와연구개발(R&D)을 통해 분야별 1등 업체와 점유율 틈을메워나가겠다는전략이다.
팹리스의 미래 시장성이 엄청나다는 점에서전문가들은 더늦기전에정부와 대기업이힘을합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옴디아에 따르면2025년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시장 규모는 4773억달러로 메모리반도체(2205억달러)시장규모에비해2배이상이다. 실제로전세계상위10개팹리스 기업매출액은 총 1274억 달러(약 159조원)로전년보다 48%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팹리스 산업이중소기업위주로성장한탓에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대형메모리반도체기업에만 고급 인력이 집중됐고,자금부담으로신사업투자가부족했던점을팹리스 저성장의원인으로 꼽는다. 또한 팹리스가성공하려면 설계·개발한 반도체를 실물로 만들어줄파운드리를확보해야 하는데, 삼성전자등은해외대형고객에집중했을뿐이다.
이에팹리스기업과대형파운드리기업간상호 보완적인 역할이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대만은 TSMC(파운드리)와 미디어텍(팹리스)이 서로일감을주고받으며시너지효과를내고있다.
그나마다행인것은국내파운드리강자인삼성전자가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다음 달 ‘팹리스 챌린지 대회’를 열고 관련 중소기업 육성에본격적으로나선다는 점이다. 이는새정부들어처음가시화한반도체산업관련민관 협력사업이다. 최종 선정된업체는 삼성전자가 우선으로시제품을제작해줌으로써팹리스·파운드리업계간시너지가구체화할것으로보인다.
정부차원의전폭적인지원도 대만 정부는회사설립때부터출자형태로자금을대주며키운TSMC의 성공 사례를 팹리스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이를통해성장한미디어텍은최근전세계스마트폰 AP 시장에서미국퀄컴을앞질러시장점유율1위업체로도약했다.
업계관계자는“반도체초강대국달성을위한골든타임은 한번 놓치면 끝”이라며 “특히 세계1%에 못미치는 팹리스 육성을 위해서는 기업의역할도 중요하지만 인재육성정책과 자금 지원등정부 지원책이시급히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