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너무풀린유동성…초인플레이션으로돌아와바이든美대통령낙관론에도불구… 1970년대불황과비슷긴축정책에도물가잡기한계…‘의도적경기후퇴’필요하나
미국에서는 가솔린과 식료품 가격급등으로 소비자들지갑 사정에비상이걸렸다고하지만고용시장은의외로탄탄한 모습이다. 바이든 행정부가인플레이션문제가아직도심각한상태지만경제가금리인상과통회긴축충격에도 급격한 침체에빠지지않고순항할것이라고믿는 구석이다. 노동부통계를보면올해5월미국실업률은역사적저점에가까운 3.6%에 불과하다. 연방정부의대규모 보조금 지급과 기업의임금인상 덕택에2020년 3월이후증가한미국가계의총초과저축액은2조5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러한 막대한 규모의가계저축은코로나사태에도불구하고미국경제성장의메인축인개인소비지출을끌어올렸다.
지난 2년간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고했던주된이유는소비자들이기업들이파는제품을적극적으로구매했기때문이다. 소비증가는물가상승으로 이어진다.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인플레이션이현재와 같이고공 행진을 계속한다면 가계의 초과 저축액은 곧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고물가는 미국인들의 실질 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통계에따르면 지난 4월 개인저축률은 14년 만에최저치인 4.4%로 하락했다. 이는지난해12월에 비해2분의1, 1년 전에비해3분의1 수준이다. 저소득층가계는이미저축률이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그들은이제필요한물품을구매하기위해선저축한예금을인출해야 하는형편인것이다.
현재미국 가계총초과 저축액규모를 볼때미국이당분간은급격한소비위축을걱정할단계도아니다.오는 11월중간선거를앞둔조바이든대통령은최근생필품가격급등에도불구하고미국경제가인플레이션위기를 극복하고 급격한 경기후퇴없이회복될 수 있을것이라며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에겐인플레이션을 잡는것도중요하지만 위축없이경제를회복하는것이최우선과제다.경제침체가현실화하면대량 실업이발생하고 증시가 추가로 폭락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학계와재계는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물가상승을 동반한 경기 침체) 재발 가능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특히우크라이나 전쟁이장기화 국면에들면서비관론이더욱힘을얻고있다.인플레이션우려로 미국 경제에대한암울한 전망이증가하는 가운데 이제 주요 관심사는 미국 소비자들
에게 다가올 고통의 시간일 것이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최근 인베스터콘퍼런스에서막대한 규모의코로나 경기부양책으로 주머니가 두툼해진미국 소비자들의지출은 아직도 강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정상적인 형태의경기회복과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아울러인플레이션과 저축률 하락으로인해소비자들은 앞으로 6개월에서 9개월 정도 버틸 수 있는 소비력(spending power)이남았다고경고했다.
마켓 리서치 전문인 NDP 그룹이최근 조사한 결과에따르면미국소비자 10명 중 8명이향후 3~6개월 동안소비를줄일것이라고대답했다.소비감소는월마트(Wallmart)나 타겟(Target) 등대형유통기업들의수익전망뿐 아니라 미국 경제에 전반에 먹구름을 몰고 올것이분명하다.
소비 감소 전망과 더불어 연준의 돈줄 죄기 그리고우크라이나 전쟁장기화등악재가 겹치면서미국경제의둔화는불가피할 전망이다.미국경제가침체의문턱에서있다고말할수 있다.다이먼CEO는“알다시피지난주에내가경제에먹구름이끼었다고말했지만그말을바꾸려 한다. 그건 허리케인”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최근 미국 경제에대해느낌이“몹시 나쁘다(super bad)”면서 채용을전면중단하고직원을약 10% 감축해야한다고밝혔다가바이든대통령의비판에직원 수에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태도를 바꾸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지난해상반기까지만 해도물가상승세가 코로나19 대유행에서경제가 회복됨에따라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치부하다가 에너지와 식품가격이치솟고공급망병목현상까지겹치는등상황이더욱 심각해지자 인플레이션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점을시인했다.
지난달 31일에는 바이든 대통령이이례적으로 제롬파월연준의장과회동해인플레이션대처문제를논의한 것은 미국에서물가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5월에 이어 6월 그리고 7월까지 3연속 ‘빅 스텝’을 예고한 연준일각에서는 물가안정을 전제로오는9월금리인상을쉬어갈필요가있다는주장이나오기도 했으나 지난 10일 발표된 5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나타나면서9월 이후에고강도 통화 긴축이지속될가능성이커졌다. 공격적인금리인상과 더불어연준은보유 채권과 국채저당증권(MBS) 등자산을매각해시중에풀린 돈을 회수하는 대차대조표 축소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연준은 앞으로 매달 국채와MBS를 475억 달러씩축소하고 오는 9월부터는 두 배인 950억달러씩자산을줄일계획이다
아마도 현재월가의투자가들에게가장 공포스러운시나리오는연준이금리를빅스텝으로연달아올려도성장만 더욱 둔화될뿐 물가는 잡히지않는 경우일 것이다. 한국도 10년 만에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물가와금리인상으로인한경제충격을완화시키기위한민생안정 대책으로 저소득층 현금 지원과 일부 품목에 대
지금 세계경제를 살펴보면여러모로 1970년대와 유사하다.치솟는물가를잡기위한긴축정책의도입에도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인플레이션 문제는 결코 사라지지않았던 시대다. 애덤 포즌(Adam Posen) 피터슨연구소(Peterson Institute) 소장은 한때월가에서 ‘최고의비둘기(uber-dovish)’ 경제학자로 꼽힌 인물이다. 그는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기고한 칼럼에서지금처럼물가가 강하고 광범위하고 오를 때에는 중앙은행이의도적으로불황을유도해야만 할때라고주장하고있다. 그 이유는 노동시장의 조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실질소득 감소가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지 못하기때문이라고했다.
전 IMF 수석분석가인켄로그오프하버드대교수는세계경제의소프트 랜딩(soft landing) 전망이갈수록요원하다고 분석했다. 스티브 로치미국 예일대경영대석좌교수도연준이금리인상에속도를내면서미국경제가 내년까지이어지는 깊은 침체가유발될것으로경고했다. 현재미국 고용시장이의외로 탄탄해인플레이션극복과연착륙이가능하다는주장은1970년대 상황을보면타당성이희박하다. 당시 ‘wage price spiral(임금·물가 순환 상승)’은 미국 기업의 생산성만 후퇴시킬뿐이며 근본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없었다. 미국의고질병인인플레이션이잡히기시작한 것은 1979년 ‘슈퍼 매파’로이름을떨친폴볼커연준의장이등장한이후다.그가무려3년동안진행된무자비한금리인상과수백만노동자들의해고사태까지감수하는 경기 후퇴(recession)를 택하면서비로소 물가 통제가가능했다.
현재의고물가 현상이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커지는 가운데포즌이나 로그오프, 로치등 유명경제학자들의분석은우리앞에매우암울하고고통스러운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모든 책임은우선적으로코로나사태로너무나도많이풀려버린돈일 것이다. 그돈이초인플레이션이라는 유령으로변해세계경제를혼쭐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