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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명사상‘대구변호사사무실방화’…스프링클러있었다면

- 최태원기자ctw09­08@

지난 9일 30년 가까이된 대구 수성구 한 건물에불이나 60명에육박하는사상­자가발생하는등 낡은다중이용 건물에대한 부실한 방화설비보강 필요성이 대두됐다. 전문가들은 스프링클러추가 설치등방화설비보강은 현실적으로어렵다고지­적한다.따라서산업안전교육대­상확대와장기적인사회­적합의마련등대안을제­시했다.

◆사상자60명육박…스프링클러있었다면

지난 9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인근 변호사 사무실 밀집 건물에 방화로 불이나7명이숨지고5­0명이다쳤다.

밀폐된구조인변호사 사무실에서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고, 화재가 발생한 층에는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지않은탓에피­해가 커졌다는분석이나온다.

경찰과소방당국등에따­르면이날오전 10시55분께대구수­성구범어동법원인근지­하2층~지상5층짜리건물2층­에서불이났다.

경찰은방화범 천모씨(53)가 재판에서패소한것에불­만을품고상대방변호사­사무실에인화물질을들­고들어가사무실에불을­지른것으로보고 있다. 사망자 중 1명은 방화범, 1명은 변호사이고 나머지는 직원들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경북대병원으로옮­겨져안치됐다.

불은 소방차 60여 대와 소방인력 160여 명이동원돼발생 20여 분 만인오전 11시 17분께 진화됐다. 해당 건물에는 지하에만 스프링클러가설치돼있­고, 화재가발생한지상층에­는스프링클러가설치돼­있지않아피해를키운것­으로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건물 지하 층에만 스프링클러가 있고 지상 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지않았다”고 전했다.

현행법상 6층 이상이면의무적으로스­프링클러를설치하게돼­있다. 하지만해당건물이승인­된 1995년에는 스프링클러의무 설치대상이아니었다.

당시소방시설법에따르­면업무시설은△소화기△옥내소화전△스프링클러(지하 주차장) 등을설치해야한다고돼­있다.바닥면적1000㎡ 이상일때간이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규정은 2013년 2월에생겼다.지하주차장에만스프링­클러설치가 의무화된 탓에불이발생한빌딩2­층에는이같은설비가없­었던것이다.

◆현실적 어려움… 안전교육·사회적 합의강조

이에낡은다중이용건물­들에대한부실한방화설­비보강 필요성이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스프링클러설치를소급­적용하는등충분한보강­은현실적으로여의치않­다고전문가들은말한다.

최영상 대구보건대소방방재학 교수는 “스프링클러를설치하려­면건물안에사람들을다­내보내고 공사를 해야 한다. 또 물탱크, 배관, 기계실등도새로 설치해야 하는데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예전건축법과소방법기­준으로지은건물에 현대적기준을 적용하는 방법은 지자체에서돈을대준다­해도사실상힘든상황”이라고설명했다.

최돈묵 가천대 설비소방공학과 교수도 “스프링클러설치비용이­장소와건물규모에따라­천차만별이겠지만 가벼운 수준이절대 아니다”며“30~40년 동안 살면서불 한 번 나지않았는데옆집에불 났다고 낡은 건물에그 큰 비용을 지불하는것을감당하긴­쉽지않다”고 말했다.

이같은어려움에전문가­들은안전교육강화를현­실적인대안으로제시했­다.

최영상교수는“자동 소화설비(스프링클러)가없을 뿐 소화기나 소화전 등은 구비돼 있다. 현실적으로 이것들을 활용하기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현재 산업체는 법적으로 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지만일반 건물들은 교육 대상이아니다”며 “자기 건물 소화기와 소화전위치와 사용법조차 모르는사람들이 많다. 몇 달에 한 번씩이라도 이미있는 방화설비 사용법과 해당 건물 화재 시 대피방법등을훈련하는­것을권장한다”고조언했다.

이번사건을 계기로더많은건물에스­프링클러를 설치하기위한 사회적합의를 만들어가는것이필요하­다는지적도나왔다.

최돈묵 교수는 “방화설비 보강이 비용은 많이들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쉽지않겠지만지자체와 건물주, 세입자가 공공의이익을 위해비용을 분담하는 형식으로 사회적합의를 준비하는것이바람직해­보인다”며“장기적인계획을가지고­사회적인협의를통해‘불에타서죽는일은앞으­로없도록 하자’는 사회적공감대형성을위­한노력이필요하다”고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제기되는 간이스프링클러설치확­대에대해선전문가들은 효율성에대해의문을 제기했다. 간이스프링클러란 스프링클러가설치되지­않은건물화장실등에작­은물탱크와간소화된스­프링클러를설치하는방­법이다.

최영상 교수는 “간이스프링클러는 요양원이나요양병원같­이당사자가스스로대피­할수없는 곳에 주로 설치된다”며 “말 그대로 ‘간이’다.적재하는물도 1t 정도로 터무니없이 적고, 물을뿌리는 헤드도일반 스프링클러개수에비해 15분의 1 수준이다. 효율성이많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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