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해운사IPO…대장주HMM주가반토막에잇단보류
증시나빠져제값받기어렵다판단예비심사통과한SM상선일정연기에이치라인해운도“적정시기검토중”
지난해 상반기연이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던해운사들이올해일정을강행하는것을주저하고 있다. 해운사 대장주인 HMM 몸값이반토막 나면서상장하더라도 제대로 몸값을 받기어려워졌다는진단에서다.
아울러해운 업황이지난해정점을 기록하고올해내려오는 듯 보이는 점도 해운사를 고뇌하게만들고 있다. 또 주식시장 상황이좋지못한점도해운사의사결정에영향을미치고있는것으로보인다.
이에 해운업계에서는 올해 무리하게 상장을추진하기보다는 다음 호기까지 실적을 개선하면서시장상황을면밀히살피는것이낫다는진단이나온다.
◆SM상선·에이치라인해운, 당분간 상장 보류… “적정시기검토 중”
16일 해운업계에따르면지난해상장을 추진·검토했던 SM상선과 에이치라인해운이 올해는IPO 강행을주저하고있다.
SM상선고위관계자는“지난해상장예비심사를통과하는등절차상모든준비를마쳤지만올해여러모로상황이좋지않은것같다”며“급하게상장을추진하기보다당분간시장을면밀히관찰해공모시장에수요가회복되는적정시점에상장을재추진하겠다는방침”이라고말했다.
SM상선은 지난 11월 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당시 비교그룹 주가가HMM 전환사채(CB) 청구권 행사 문제이후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해 부진한 성적표를받은것으로알려졌다.
SM상선은 지난해9월 말 심사를 통과했으나11월 초 수요예측 등 상장 절차를 밟던중 돌연일정 연기를 선언했다. 해운·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요예측에서기대에미치지못한 몸값을 책정받은결과이같은의사결정을단행한것으로알려졌다.
아울러 SM상선은 지난해 9월 말 심사 통과효력이유지되는기간이었던올해3월말까지일정을 재추진하지않았다. 상장 예비심사 결과는6개월 동안 유효하기에해당 기간 안에상장 절차를마무리해야한다.
그러나 6개월유예기간이끝난탓에결국 SM상선은 재상장을 추진하면심사를 처음부터다시밟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를 감안하면SM상선이한동안시장상황을관망할가능성이높다는분석이나온다.
지난해주관사와 협의해 상장 일정을 검토하던 에이치라인해운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놓였다. 에이치라인해운 관계자는 “현재 상장 관련사항중 결정된것은아무것도 없다”며“내부적으로적절한시기를검토하고있다”고 말했다.
◆HMM주가반토막영향…상장해운사몸값도반토막
IPO를 추진하던 해운사가 돌연 일정 진행을주저하게된것은상장 해운사의기업가치가 저평가된탓이크다. 상장을추진하던해운사가원하는 만큼 몸값을 받기가 힘들어진 탓에 결국다음을기약하게됐다는진단이다.
실제지난해와올해상장희망해운사의몸값산정기준이크게바뀌었다. 일례로지난해상반기상장을추진한SM상선을 3조원대몸값을받을 수 있다고 추산됐다. 지난해 상반기 관측된연간 SM상선영업이익예상치인 3000억원에 주가수익비율(PER) 10배를단순적용한결과다.
이는 지난해3월과 6월 말 상장 해운사 4곳의평균 PER가 19.17~27.02배를 기록하던 상황이라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지난해말과 올해 3월에는상장해운사평균 PER가 3.8배수준으로급락하면서설득력을잃게됐다.
또한지난해SM상선연간영업이익이 1조878억원으로예상치였던3000억원대비크게개선됐다는점을감안하면해운사의고뇌가더욱깊어질수밖에없다.현재상장해운사 PER인 3.8배를단순추산하면4조1336억원으로 나쁘지않은수준이지만PER가 10배이상을유지했다면10조원대몸값을실현할기회가있었다는측면에서다.
이같이 상장 해운사 PER가 급락한 것은 해운 대장주인 HMM 주가가 급락한 영향이작지않다. HMM은 지난해 4만8850원에 거래됐으나올해3월 말에는 2만9150원, 이달 16일에는 2만7400원으로 고점대비절반가까이급락했다.
해운업계관계자는“지난해상장해운사주가가 올해까지유지됐다면 SM상선과 에이치라인해운 등이몸값 대박을 기록할 수 있었는데 다소아쉬울 것”이라며 “당시 3000선을 넘었던코스피지수가현재 2500선 아래로떨어진상황이라서무리하게상장을추진할필요가없는상황같다”고 말했다.
◆업황도 정점서 내리막길… “다음 호기 기다려야”
문제는 해운업황도올해초 정점을 기록하고서전반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글로벌 해운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10일기준 4233.31을 기록했다.
SCFI는 올해1월 사상 처음으로 5100선을 돌파하며정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17주 연속 하락했다. 현재는하락세가다소진정됐으나정점대비15%이상운임지수가하락한수준이다.
이는 지난해까지 극심했던 코로나19 영향이올해다소줄어들고있기때문이다. 지난해코로나19 영향으로 해운사 선박이항구에묶이면서선복부족현상이심각해졌다.이에그나마찾을수있는 선복에대한 가치가 급등하면서해운사운임이천정부지로치솟았다.그러나올해는글로벌주요국에서위드코로나분위기가강해지면서선복부족현상이해소되는기미를보이고있다.
주가와 업황이모두 하락세를 보이면서 해운업계에서는 해운사가 굳이 무리해서 상장을 추진할필요가없다는의견이나온다. 어려운상황에서IPO를 강행하기보다다시호기를기다리면서실적을개선하는것이낫다는의견이다.
다른 해운사 관계자는 “해운 업황이좋지않지만 이런 때야 말로 경쟁력을 재고할 수 있는시점”이라며 “옛날처럼 해운사끼리출혈 경쟁에골몰하기보다는 친환경·스마트 선박을 도입해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