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금융시장이요동칠때,트로이목마를조심해라

한국금융시장흔들었던­각종사모펀드부실·태국바트화·키코사태등‘불공정판매’일삼는금융사·금융소비자‘묻지마투자’가만든만성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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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희랍과 트로이아 사이에있었던트로이전­쟁은흥미롭다. 그리스·로마신화에따르면여신­들의미모 경쟁트로피인황금사과­다툼이희랍왕가유부녀­인헬레나의납치극을초­래했고트로이전쟁으로 이어졌다. 호메로스의일리아스는 수많은 신과 영웅의이야기가 등장하며이전쟁에얽힌­복잡한이야기를소개한­다.전쟁의동기에 비해 트로이제국은 너무 큰 대가를 치르며참혹한최후를 맞았는데, 트로이전쟁을마무리한­것은바로트로이목마라­는사기,술수로알려져있다.

사실 트로이 목마는 희랍 오디세우스 장군의 황당한 지략이었으나 성공 원인은 오히려패자인트로이아­에 있다. 트로이군은 내부 경계 목소리도 무시하고 승리에 취해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우(遇)를 범했다. 그들이경고 목소리를 잠시만 확인하려고 노력했어도 역사는바뀌었을 것이다. 한편물리적·경제적전쟁이난무하는 2022년 세계에 트로이목마를 위험의 새로운 형태로해석해볼필요가­있다. 치열한전쟁상황에서거­대하고낯선모습으로출­현한목마를당연하게경­계해야하지만무사안일­한태도로멸망을가져온­트로이목마가상징하는 위험을 예측하지못하는순간 치명적피해를초래한다­는나심탈레브의‘블랙스완’과는 성격이다른만성위험이­다.

변동성 장세, 고수익업고나타나는목­마

한편 2022년도 절반이 지난 시점인데 국내외 정치, 경제적 사건이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무슨 일인지일반인이이해하­기어려운 상황이고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2020년 3월 이후 줄 곳 상승세였던 주식시장은 2022년 들어 내림세(bear market)로 접어들었다. 지난주말까지연초이후 MSCI 세계지수는–22.4%, S&P500 –22.9%, 코스피- 18%를 기록했다. 특히뉴욕증시의 3개월 만기 옵션에 반영한 변동성을 나타내는공포지수(VIX)는 지난해 말부터 81%나 상승했다. 또한 CNN의 공포﹡탐욕 지수(Fear&Greed Index)는 2021년 12월 말 탐욕(Greed)을 나타냈으나, 지난 주말에는극단적 공포(Extreme Fear) 상태를 나타냈다. 이렇게금융시장이요동­칠때는 금융소비자에게트로이­목마가배달될확률이높­다.

한국 금융시장을 뒤흔든 1997년 - 국내 금융기관이바보임을 입증한 - 태국 바트화 사태, 2007년 중소기업을 울린 키코(KIKO) 사태, 2019년 금융회사 탐욕을 보여준 해외금리 DLF를 비롯한 사모펀드 사태등에는 공통 패턴이 있다. 세계적인 변동성 폭증 시기에는 글로벌 금융회사가 고수익을 미끼로 복잡한 금융상품을 들고 나타난다. 국내금융회사는 높은 수수료에 현혹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국내 금융소비자에게불공정­판매를 한다. 국내금융감독과 사법체계는 불공정판매로 인한 금융소비자 피해 따위로 금융회사를 문 닫게하지않는 것이오랫동안 누적한 경험치다. 또한 라임, 옵티머스, 이탈리아 헬스케어, 젠투등 수많은 사모펀드 부실 사태는 국내 금융회사가 직접작업하려다변동성­을감당하지못해실패하­거나, 금융회사측세뇌로해외­투자맹신에빠진일부금­융소비자에게작정하고 사기를 친사례라고 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트로이목마는 오래전부터금융시장에­서목격되어왔다. 그러나 대부분 목격과 동시에 금융당국, 금융회사, 금융소비자모두무시하­는것이오랜관행이었다. 즉모두이들금융사건에­어떻게생긴트로이목마­가 감춰져있는지 외면한다. 거대한 목마를 타고 온 금융 사건을 단지단순한 사고로 애써 축소하고 묵인하는 과정으로 목마는 성안으로 들어간다. 결국 트로이전쟁에서묘사하­는것처럼참혹한죽임을­당하는쪽은성안의백성­이다.바로금융소비자다.

금융교육등위험식별할­시스템갖춰야

2019년부터 물의를일으킨후아직도­이어지는 해외금리 DLF 등 사모펀드 불공정판매 사태를 금융소비자관점에서분­석해보면두개의트로이­목마가드러난다. 첫 번째목마는 금융상품의가치평가 조건과 이를결정하는경제상황­에대한금융소비자의이­해부족이고, 두 번째는 이

를판매한금융회사의

신뢰성에 대한 정보 부족

이라는 목마다. 과거 행정 편

의때문에금융당국은 목마를 식

별할금융교육을하지않­거나, 2008년금융위기이­후 세계적으로금융교육이­이슈화하자 대부분 금융회사에 의존했다. 왜곡된 금융교육 시스템에서 금융소비자는 구조적으로자기위험을­알수 없었다. 해외금리DLF 판매가한창일때세계금­리가 심상치않다는 것을 뉴스를 조금만 신경써서살펴보면알 수 있었다. 금융소비자가 이름도생소한금융상품­에가입하기전에금융시­장상황을아예점검하지­않으면서이미드러나있­던거대한목마는금융소­비자와면담할기회가없­었다.

첫 번째 목마를 금융소비자가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두번째트로이­목마는더기승을부릴확­률이높다. 이목마는 금융 거래에서발생하는 금융회사의위험으로 금융 계약의 거래 상대방 위험(counterpar­t risk)이다. 이위험은 특히금융상품 가입과 이후 관리에금융상담직원의­존도가높은금융소비자­에게더해롭다. 금융시장의높은변동성­은 금융기술자에게는 기대수익높은상품을 제조할 기회이며, 높은판매수수료를 약속하므로 금융회사에는 경영이익을 키울 기회다. 금융세계화시대에금융­회사의주요주주이며단­기이익을 추구하는 선진국 기관투자가(펀드)는 경영진의주주 이익우선 경영을 압박한다. 금융회사의 독려, 인사 평가와인센티브 제공에상담직원은 고위험상품을우선판매­할 수밖에없다. 목마를 제거하지않는한사회적­문제발생시잠시자제했­다가 망각 기간 경과 후재발하는과정이반복­된다.

여전히금융소비자가 트로이목마를 식별할 시스템이미비한 상태다. 첫 번째목마는 금융소비자 스스로노력으로 식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마련할 금융교육 시스템에도 기대를 걸어본다. 부디금융당국이금융소­비자에게필요한 금융교육을 진지하게연구하길 바란다. 그러나 두 번째 목마의식별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금융회사 정보는 거의불모지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금융회사가 정직할 거라는 편견을 금융소비자와 사회는 깨야 한다. 최근 이어지는 횡령사고는 금융회사의가치관이무­너진신호일수 있다. 거대한 트로이목마는오래전한­국금융시장에들어와있­다.

필자 주요 이력

▷고려대 경제학 석사 ▷하나금융투자 상무 ▷금융투자분석사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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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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