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세계적조선국가만들어준… 51년전그리스와의바다인연
그리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디세우스 엘리티스는 일찍이저서에서“그리스를 하나씩떼어내다 보면결국마지막에남는것은 올리브나무, 포도밭, 배(boat)가 된다.이말은이세가지만있으면그리스를다시건설할수있다는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짧지만 그리스에대해상징적으로잘표현했다.
그리스 신화는 ‘아테네’라는 도시명유래에대해도시의수호신이되길원했던지혜의여신아테나와바다의신 포세이돈 간 경쟁에서 주민들이 올리브를 선물한아테나를선택한결과라고전한다.그러나그리스인들은포세이돈을결코저버리지않았다.에게해를지나아테네로들어오는선박이한눈에보이는반도의남쪽끝 성지에 포세이돈 신전을 세웠다. 언덕위보름달을배경으로자주소개되는바로그 신전이다.
고대그리스인들은바다가교역을멈추는경계가아닌다른지역으로나아가고교류하기위한출발점으로여겼다. 이에배를 만들어선진문물을 받아들이고 자체문명을 발전시켰다. 기원전 5세기고대아테네의황금시대를열었던정치인페리클레스가“바다를 지배하는 나라가 강대국”이라고 강조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특히에게해의그많은섬들에서도특유의문명을이루었던유적들이발견되고있는것을보면고대그리스시대이전부터선박을 통해활발하게문물 교류를 했다는것을알수 있다. 서양문명의요람인그리스문명이탄생할수있었던배경이다.
바다를 매개로 한 한국과 그리스 간 인연은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 주도 경제개발계획아래경부고속도로가 막 개통되고 중화학공업중심의경제발전에전력을 쏟던그 시절, 그리스 선주는아직대형선박건조경험이일천했던한국의발전잠재력을믿고최초로 26만t급 유조선 2척을 건조해달라고 맡겼다.오늘날까지그리스에서발주되는선박중과반을한국조선사가 수주한다. 신규 선박에 대모까지 세우며 자식처럼생각하는그리스선주의까다로운주문을우리
조선사의세계적기술력으로 만족시켜주고있기에가능한얘기다.
이러한 협력은 한국이 세계 수준의 조선국가로 발전하는 데 기여했다. 그리스가 전 세계 해운·선박중 21%(적재중량 톤수 기준)를 차지하는 세계최대해운국가로 성장하는 발판도 됐다. 최근 보도를 보면그리스선주들이소유한배총 5700여 척가운데약 33%를한국조선사가건조했다고한다.
지난해말에는 정부 간 약정을 체결해양국 선박에상호 해기사가 승선할수있게 됐다. 새로운일자리창출과 해운 전문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양국이손을잡은모범적사례라고하겠다.
이달 6일 아테네에서는 세계최대규모의해양박람회(POSIDONIA)가 2020년 코로나19로 취소된이후처음 개최됐다. 총 88개국, 약 2000개사가 참석한가운데한국에서도87개사나 참석해해양·조선분야의국제적위상을 과시했다. 개막식축사에나선미초타키스그리스총리는 19세기에 바람을대체해증기기관을 도입했던 선박 항행이이제기후변화 앞에서다시환경에부담을주지않는방식으로돌아가야한다고역설했다.
그리스 해양부 장관은 박람회계기에개최된 제3차한·그리스 해양협력포럼에서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선박의 저탄소 배출 시스템연구개발 등을 위해양국이긴밀히협력하길희망했다.또미노아문명의발상지이자 지중해해상 무역의전략적요충지였던크레타섬의헤라클리온 항구를 비롯해주요 항구의민영화 국제입찰에도 한국이 참가하기를조언했다. 이렇듯 바다를 매개로한 양국 간 협력대상은 계속 늘어나고있고그성과는언제나처럼 양국 관계 항로에 순풍으로
불어올것이다.신문협회·온라인신문협회·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원사
기본원칙상식/진리정의자유/인간문화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