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뛰어넘는‘창의적노인’시대가온다
아직도 노화 현상이누구나 어쩔 수 없이돌이킬 수 없고 기능이저하되어죽음에이르는 과정이라는 부정적인식이세상에만연해 있다. 이러한 견해는 생물학적차원의판단뿐 아니라, 사회적문화적정치적측면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어 미래장수사회에 암울한 장막을 드리게 하고있다. 그러나 기존 생물학적개념과 다르게노화가 다양하며복원가능하고적응적이며보호적현상으로새롭게주장되면서생각이달라지고 행동이달라지는 코페르니쿠스적인대전환이일어나고있다.
이러한 논의에서 우선 거론되는 주제는 신체의 기능적퇴화와 인지의 퇴행적 변화이다. 신체기능 문제는 과학과의술의발달로다양한방안이개발되어상당부분 해결되어가고 있다. 인지능문제는아직명확한해법이없지만가까운장래에적절한방안이개발될수있을것으로기대하고 있다. 그러나이런논쟁에서가장심각하게제기되는본질적문제는고령자의창조성에대한의문이다.
아흔넘어희곡쓴버나드쇼
기존의노화개념은창조적능력을대척적개념으로받아들이고 있다. 창조는보다능동적이고주체적인행위이지만노화는수동적이고대응적인행위에그치기때문에고령자의창조적능력을일반적으로 수용하지않았다. 그러나 고령인이보여주는 실제사례를보면이에대한 생각을바꾸지않을수 없다. 고령의나이에도 세계적으로역사적인업적을이루어낸사례를몇가지만살펴보자.
독일대문호요한볼프강괴테는명작 ‘파우스트’를 여든살이넘어완성하였고, 조지버나드쇼는아흔이넘어서희곡을 썼고, 주세페베르디는여든살이넘어서오페라를작곡하였고, 파블로 피카소는 아흔살이 넘어서도 그림붓을놓지않았다. 한스게오르크가다머와레비스트로스는백살 넘게활발하게연구한 철학자이다. 존 케네스 갈브레이드와 피터 드러커도 아흔 후반까지 활동한 경제학자들이며, 백살이되어도 대기업을 직접운영한 데비드 머독이있다. 또한백살의나이에도 새로운논문을발표하고있는미국 NIH의허버트테이버와같은과학자도있다.
우리나라에도 황희, 송시열, 허목, 강세황등과같이여든살 넘어서도 정치를이끌고예술과 학문을완성해나간분들이 있다. 최근에는 백살이넘어서도 강연과 저술을 열심히 하는 김형석 교수와 같은 분과 학계의 원로로 다양한활동을하는조완규교수와같은분들이속속등장하고있다. 이분들은 모두 백살에가깝거나 이미넘은 고령임에도불구하고창조적인삶을적극적으로하고있다.
그렇다면이분들은특별한 사람인가? 그렇다고보지않는다. 공통점은무엇일까?바로부단한열정과집념그리고창조적능동성이다. 평생전공해온분야에서완성을 추구하고 보다 더발전적방향으로 외연을 확대해나가는 집요한 노력을 계속하는 모습이공통적인 특성이다. 연령과 전혀상관없이연령의한계를 벗어나 자신의능력을 항상 새롭게발휘할수있음을보여주고있다.
코헨이제안한‘창의성-경험방정식’
고령자의 창조적 능력이 새롭게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관점에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의 정신심리학자인 코헨(Gene Cohen)은 고령자도 충분히창의적행동과 지적활동을할수있다고주장하면서노화를질병으로취급함에반대하고 나섰다. 그는 고령자에게예술활동과 같은 창의적활동을 독려함으로써노화에따른 질병의예방에도 큰효과가 있음을 규명하였다. 고령인이얼마든지창조적활동을할수있다는주장은고령자당사자뿐아니라학계에도 고령인과 고령사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신선한 희망의전기를마련하였다.
특히 그는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에너지-질량방정식인E=mC2 (E는 에너지, m은 질량, C는빛의속도)를모방하여고령자의창의성을 새로운 형식으로 표현하였다. 즉 창의성과 누적된경험과의관계를 정리하여 C=me2 (C는 창의성, m은 경험질량함수, e는 각각 내면적정서적경험과 외부적사회적 경험)라는 창의성-경험방정식을 제안하였다.창의력은정서적경험과사회적경험이복합되어서로교차작용하였을때작동한다고보여주면서고령자의누적된경험이창의력에크게도움이된다고 주장하였다. 즉 나이가들수록 창의성이저하되는 것이아니라 오히려더증대될수있음을 밝혔다. 나아가 창의적능력이정서적인 그리고사회적인 노력을 통하여얼마든지발전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나이든사람들에게서새로운잠재력과창의력을발굴할수있는방안이가능하다고주장하였다.
평범한사람도늦깎이예술가가능
코헨의제안은실제로고령자들의창의성을증진하기위한 사회적노력에새로운 장을 열었다. 고령의나이에도 비록 전문적인업종에종사하지않고 평범하게살아온일반인이더라도창의적활동을새롭게시작하면얼마든지새로운인생을개척해낼수있음을밝혀주었다.
미국의한나 메리로버트슨 모지스는 일흔이넘어회화를 배우기시작하여백살이넘도록 살면서미국에새로운미술화풍을 이루어내어‘그랜마 모지스’로 사랑을 크게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옥희님이 아흔이 넘어 뇌경색 후뒤늦게회화를 배워 98세인 최근 개인전을 열었으며, 남궁전님은아흔살에사진촬영법을 습득하여노을빛포토동우회라는 야외출사모임에 가입하여 95세에 히말라야를 가는등세계를다니며촬영한사진들을모아백살이된최근‘백세의 반란’이라는 개인전을 열었다. 일본의시바다 도요는 92살에시를배우기시작하여98세에시집‘약해지지마’를 발간하여전 세계적으로 15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백세인이 되었다. 아무리나이가 들었더라도 평범한 일반인이얼마든지창의적인일을 시작하면 새로운 삶을 살게될수 있음을 분명하게보여주고 있다. ‘시작하는 데결코 늦는 법은 없다’는 삶의 진리가 노화를 극복하고 연령차별을해결하는원리임을다시금깨닫게된다.
과거의경험과 기억에덧붙여서창의적활동을시도하면얼마든지성과를낼수 있다. 우선적으로고령자들에게음악, 미술, 무용,게임과같은예술적활동을독려하여창의적능력을부양할필요가 있다. 고령사회에접어들면서미심쩍어했던 고령인의 창의적소양이얼마든지개발될 수 있으며, 평생삶에서축적한 정서적사회적경험들이창의성개발에상승효과를 가질수 있다. 단순한 예술적활동뿐 아니라 다양한 전문분야에서도 고령인의 참여를 독려하여노화에따른 자기보호 외부 거부의폐쇄성을 극복하고, 개방적이고창조적인활동을증대하려는노력이필요하다. 장수사회가 단순수명증가사회가 아니고 창조적노년의시대가되기를기대해본다.
뛰어난고령활동가들의공통점은한계벗어난부단한열정·집요한노력누적된정서·사회적경험이창의력키워…잠재력발굴통해제2의삶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