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국지위앞두고터진구제역에‘들썩’…美광우병에또‘법석’
후진국형전염병구제역4년만에발생살처분·이동제한에소고기값9%올라A·I ASF계절상관없이발생빈도늘어매년방역·피해복구수천억혈세투입
4년여 만에구제역이다시발생한 데이어미국에서광우병까지터지면서소고기등육류가격이들썩이고 있다. 우리나라는물론전세계적으로고물가 대응이최대화두로떠오르면서가축 전염병이 경제에미치는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방역을위한살처분등조치에수조원대예산도 투입돼,혈세까지축내고있는양상이다.
22일축산물품질평가원에따르면1등급 한우도매가격은 지난 19일 ㎏당 1만4395원을 기록했다. 구제역발생전인 9일 1만3170원보다 9.3%오른 수준이다. 구제역이 터지자 11일 ㎏당 1만4000원을 넘어섰고 발생농가가 속출했던 16일에는 1만5000원을 웃돌기도했다.
첫구제역발생농가가확인된이달 10일 이후22일까지농가 11곳에서 소 1570여 마리가살처분됐다. 국내전체사육두수의 0.03% 수준으로소고기수급에영향을미칠정도는아니지만구제역확산을막기위한이동제한 조치로유통에차질을 빚으며가격이일시적으로 폭등한 모양새다.
당국은 이날까지전국 우제류(소, 돼지 등)에대한긴급백신접종이완료되는만큼구제역확산에따른소고기가격오름세는잦아들것으로봤다. 하지만 미국일부주에서비정형소해면상뇌증(BSE·광우병) 발생소식이전해지면서안심
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검역강화로미국산 소고기유통이위축되면가격이다시오를수있다.
가축 전염병은 한번 발생하면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수조원의경제적손실이발생한다.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살처분과 피해보상 등 가축 질병으로 발생한 피해 복구 비용으로지난3년간5조원의예산이투입됐다.
최근 수년간 겨울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봄·여름·가을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ASF)과 구제역 등이반복적으로 찾아오고 있다. 사계절 내내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또겨울에는잘발생하지않던 ASF가 올들어1월부터발생하고,고병원성AI도 4월까지발생하는등계절을넘나드는양상까지나타나고있다.
특히 구제역은 방역 체계가 잘 갖춰지지 않은 국가에서주로 발생하는 후진국형 전염병으로 불린다. 우리방역태세에문제가 있는 건아닌지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2010년에는 안동에서시작된 구제역
으로 390만 마리의가축이살처분되면서무려3조4000억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2011년부터 백신접종을의무화하는등사전예방을 강화했지만 2019년까지 매년 구제역이발생중이다.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2년 이상 미발생국에부여되는 ‘구제역 청정국’ 지위획득도물건너갔다. 정부는구제역청정국지위를앞세워올해한우 수출량을 전년 대비 5배까지 늘린다는 목표를수립했지만이또한공염불이됐다.
전문가와 업계관계자들은 정부의방역정책이과학적이지않다고비판한다.
올 초 대한공중방역수의사협회가 발표한‘2022 공중방역수의사 일제조사’에 따르면공중방역수의사 10명 중 8명은 농식품부의방역정책을부정적으로보고있는것으로나타났다.
정부가 돼지농장에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한8대 방역시설(전실·외부울타리·내부울타리·방역실·물품반입시설·입출하대·방충시설 및 방조망·축산 관련 폐기물 관리시설)의 경우 과학적 근거가 확실하지않다는의견도 냈다. 예컨대 ASF를막기위해구축한수천㎞길이의광역울타리역시차단효과가높지않았다는게전문가들의지적이다.
결국피해는국민들 몫이다. 매년가축방역과피해복구에만 수천억원의혈세가 든다. 전염병발생직후에는 육류 가격이널뛰면서가계부담이가중되는상황이반복되고있다.
박최규 경북대 교수는 “현재 가축 전염병 예방법을 보면여전히관이주도하는 규제일변도로 구성돼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며 “농가의 자율성을 살리면서 선진국 체계에 맞도록 정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