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후불제·분할분양·무상옵션…‘미분양털기’출혈마케팅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중도금 후불제’, ‘할인 및 분할 분양’, ‘무상옵션’ 등 물량 소진을 위한 마케팅 방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건설사들이 분양에 성공하기 위해 내건 고육지책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출혈 마케팅’이라는우려가나온다.
◆“미분양 막자” 할인, 중도금 후불제, 무상옵션까지…‘파격마케팅’
분양업계에 따르면 건설사·시행사들이 미분양을막기위해각종혜택을내걸고파격적마케팅을펼치고있다.
우선서울구로구 ‘천왕역모아엘가 트레뷰’는중도금대출 전액무이자에계약시 3000만원 현금지급 혜택을 제시한 뒤에야 지난 3월 분양을완판할수있었다.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강북구 수유동‘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최대 35% 할인분양을진행하고 있다. 수차례걸친무순위청약에도 미분양 물량이남아있어지난해말 15% 할인분양에나섰지만추가로더할인한것이다.
지난달 청약에나선 ‘엘리프 미아역’은 중도금2%조건을내걸었다.계약자금융부담을줄여주기위해계약금과 중도금 2%만 먼저 내면, 나머지 88%는 입주 후에내도록 선택할 수 있다. 계약자 선택에따라 12%만으로 입주 시까지추가비용부담이없는단지라는평가를받고있다는것이다.
인천동구송림동 ‘인천 두산위브 더센트럴’도계약금 5%만 내면잔금 때까지추가 비용이없다. 중도금전액대출에중도금이자도후불제방식을 활용해 잔금 때 납부하면 된다. 여기에 당초분양대금의10%였던 계약금을 5%로 인하함에따라 최소 1000만원대의 금액만으로분양을받을수있게된것이다.
지방의미분양마케팅은더활발하다.특히공급 과잉으로 우려를 낳은 대구는 과거 여러 부동산전문가들이경고메시지를낸바 있다.
대구 달서구 두류동 ‘두류역 서한포레스트’는기존 분양가에서15%를 할인해분양에 나섰다.수성구 범어동 ‘범어자이’는 계약금 정액제와 중도금무이자등을내세워입주전까지추가자금부담이없다고홍보했다.
안심보장제도 등장했다.분양조건안심보장제란 향후 분양조건 변경 시 계약자 모두가 같은조건을적용받을수있도록하는방식이다.
대형건설사올해분양일정줄줄이연기분양실적지난해말계획보다71%감소
칸타빌수유팰리스또35%할인분양엘리프미아‘중도금2%’걸고유치전호반써밋센트럴파크‘안심보장제’등장
충남천안 ‘호반써밋 센트럴파크’는 선착순분양을실시하며안심보장제를계약조건으로걸었고부산 ‘두산위브더제니스’는 계약금 1000만원정액제조건에안심보장제를적용하겠다는방침을 내놨다.
◆‘미분양 공포’에 몸 사리는 대형건설사…줄줄이연기
미분양 공포가 확산하면서 대형건설사들이줄줄이분양일정을연기하고있다.
부동산R114 조사를 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하거나 분양할 계획인 민영아파트(분양, 임대)는 342개 단지, 27만8958가구다. 이중시공능력평가상위10곳 건설사물량은 125개 단지, 14만6382가구로 올해공급물량의절반이상을 책임진다.
하지만연초예정된대형건설사들의분양일정은 줄줄이 연기됐다. 시장 분위기, 규제 완화시점 등에 따라 일정이 밀리면서 올해 4월까지분양실적은 지난해 말 계획했던 5만4687가구대비71%감소한 1만5949 가구에그쳤다.
특히미분양 리스크가 큰 지방에서의분양을
축소하는분위기가 두드러졌다. 올해 1~4월까지10대 건설사의민영아파트분양실적을권역별로살펴보면수도권은 1만302 가구,지방이 5647 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조사한 계획물량에비해수도권은 61%(2만6747→1만302 가구), 지방은 80%(2만7940→5647 가구) 실적이감소한 것이다.
이같은 미분양 사태는 올해1분기 전국 민간아파트 초기 분양률 조사에서도 직간접적으로살펴볼수있다.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조사를 보면올해 1분기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은 49.5%로 지난해1분기(87.7%)에 비해38.2%포인트, 전 분기(58.7%) 대비9.2%포인트 떨어졌다.
전국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이 50% 이하로떨어진 것은 관련 통계가 발표된 2015년 3분기이후처음이다.
특히 1분기 초기분양률은 지역별 편차가 크게나타난것이특징이다.
서울의아파트 초기분양률은 전분기 20.8%에서 1분기 98.0%로 큰 폭 상승했다. 경기 역시 73.3%에서 77.1%로 소폭 올랐다. 부산 역시31.1%에서 69.8%로 올랐고 대전(60.2→67.4%),제주(15.1→89.2%)도 상승했다.
반면대구는 전 분기 26.4%였으나 1분기에는1.4%로 곤두박질쳤다. 분양에나선 100가구 중1가구만 겨우 6개월 이내에계약이이뤄진 셈이다. 인천 (82.2%→58.3%), 강원(62.8%→50.6%),충북(84.5%→22.8%), 충남(55.7%→25.4%), 전북(44.9%→17.4%), 전남(94.9%→14.6%), 경북(46.7%→19.6%) 등도모두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미분양 ‘출혈 마케팅’이 지속될경우건설사와시행사등의재무구조악화될가능성이있어주의가필요하다는지적이나온다.
전문가들역시할인분양은부동산침체상황에서최후의수단으로미분양이심각할때나오는형태라고전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건설사들이계약률을끌어올리기위한여러수단을마련하고있지만 수도권에서도 분양가가 높거나입지조건이떨어지면 수요자들이외면하는 상황”이라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