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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급발진사고첫재판…법원,차량결함여부음향감정­진행

유족“가속페달어떻게30초­간밟나”제조사“국과수조사후반박할것”진실규명탄원서1만7­000여부전달

- 장한지기자hanzy­0209@

“급발진 사고 원인을전적으로운전자­에게입증케하는 자체가 모순된행위이며 폭력입니다.” -故 이도현군(사망 당시 12세) 아버지이모씨호소문중

지난해12월강릉에서­발생한차량급발진의심­사고에대한책임소재를­가르는민사소송첫재판­이 23일 열렸다. 유족측은 “차량 결함으로인한 급발진”이라고 주장하고제조사인KG­모빌리티측은급발진의­혹을 부인했다. 법원은향후‘음향 감정’을 통해 정상적인 급가속 시 나타나는엔진소리와이­번사고에서발생한엔진­소리가어떻게다른지부­터따져볼예정이다.

<관련기사21면>춘천지법강릉지원민사­2부(박재형부장판사)는 23일 오후 급발진의심사고 차량 운전자 최모씨와사고로숨진아­이유족이자동차제조사­인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를 상대로낸 7억6000만원대 손해배상 청구 사건첫 변론기일을진행했다.사고발생약5개월만이­다.

◆“누가

30초간 가속페달 밟냐” vs “차량 결함 없다”

유족 측은 이번 사고가 차량 결함으로 인한급발진사고였다고 주장했다. 사고차량은자율주행 레벨2 차량으로 해당 자동차에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결함 △사고 직전 ‘전방추돌경고음’이울렸는데도자동긴급­제동장치

(AEB)가 작동하지않은 결함 △가속 제압 장치(ASS)를 채택하지않은결함등이­있다는것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자율주행차는 대부분 레벨2 수준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속도를조절하고차선이­탈등을방지한다.다만운전자는상시전방­을주시하며운전을책임­져야 한다.

결함의심정황으로는가­속페달을100% 밟았는데도 속도가 전혀증가하지않은 점, ‘웽’ 하는굉음과함께흰색액­체가분출된점등이있다­고주장했다.급발진중에도운전자가­두차례이상충돌회피운­전을한사실은페달오조­작이아님을입증하는것­이라고 부연했다. 유족측은사고

기록장치(EDR) 감정과음향감정등 2건에대해감정을진행­할것을요청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하종선 변호사(법률사무소 나루)는 “급발진 시전형적인굉음 소리, 머플러에서떨어지는 액체, 도로상에진한 타이어자국, 흰연기,블랙박스에녹음된운전­자의생생한 음성등을 살펴봐 달라”며 “약 30초 동안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계속 밟았다는 것은경험칙에반한다”고 말했다.

반면 KG모빌리티 측은 차량 결함을 전면 부인하면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 결과를충분히확인한 후에상세히반박하겠다­는입장

이다. 하 변호사는 제조사가 차량 결함을 부인하는것은결국운전­자잘못이라고주장하는­것과같다고재반박했다.

법원은 다음 기일에 음향 감정을 진행하기로했다. 정상적인급가속시발생­하는엔진소리와이번사­고당시나타난엔진소리­음향을비교하기위한 절차다. 재판부는 “감정인 후보자로 두명씩추천하면법원감­정을많이수행한사람위­주로저희가 감정인을 지정하겠다”며“법원 감정을많이한사람이객­관적이고 공정하게판단해줄것으­로기대한다”고 말했다.

◆탄원서1만7000여 부전달

법원은이번사건에국민­적관심이큰만큼충분한­기록 검토를 마쳤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재판부에는 실체적진실을 밝혀달라는 탄원서 1만7527부가 전달되기도 했다. 탄원서전달에는강릉시­장과 더불어민주당 당원 500명, 국민의힘당원협의회 10998명, 원주시민 1785명 등이동참했다.

운전자최씨는이날법정­에서“저는 사랑하는손자 도현이를 잃고 저만 살아남아 도현이에게너무 미안하고 가슴이 미어진다”며 “저는 평생죄책감에서살아갈­수밖에없다”고 눈물로호소했다. 이어 “일부러 사고를 내 손자를 잃으려고하는 할머니가 어디있겠냐”며 “제 과실로 손자를 하늘로 보냈다고 하면살아갈 수가 없다. 실체적진실을밝혀달라”고울먹이며호소했다.

숨진아이아버지이자 운전자 아들인이모씨는“대한민국에서급발진사­고는가정파괴범이자연­쇄살인범이다.러시안룰렛처럼누구나­겪을수있는 급발진사고의순번에서­오늘도 무사히넘어갈수있도록­기도해야하는현실이언­제까지계속돼야 하는 건지마음이무겁다”며 “부디 이번사고원인을철저히­규명해달라”고촉구했다.

한편지난해 12월 6일 오후 3시 56분쯤 강릉시 홍제동 한 도로에서 60대 최씨가 몰던 소형SUV가배수로로­추락했다.이사고로동승자이도현­군(12)이 숨졌다. 숨진 아이아버지 이씨는‘자동차 제조사가급발진결함이­없음을입증해야 한다’며 국민동의청원을 신청해 5만명 동의요건을 충족해국회 소관위원회인 정무위로 회부돼 제조물책임법개정논의­가 이뤄질 수 있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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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고(故) 이도현군을 잃은 아버지 이모씨가 23일 오후 2시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전국에서모인­탄원서 1만7000여 부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고(故) 이도현군을 잃은 아버지 이모씨가 23일 오후 2시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전국에서모인­탄원서 1만7000여 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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