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인상나비효과…건설업계,원자재값재상승우려에긴장
철강·시멘트제조원가에큰비중차지수익악화·공사비인상發갈등불보듯
최근한전이전기요금을인상하면서건설업계에원자재가격상승우려가재점화하고있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철강과 시멘트업계가 영향을받으면서 철근과 시멘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원자재가격인상에따른수익악화는물론 시공사와 조합 간공사비인상갈등을겪는사업장이더늘어날것이라는전망도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전은 올 2분기(4~6월) 적용 대상 전기요금 ㎾h(킬로와트시)당8원 인상하기로 했다. 인상률은 현재요금 대비5.3%다. 올해 1분기 산업용 전기료 평균 가격은전년 대비 24.95% 상승했는데 2분기 인상분을포함하면2년전대비50%가량 뛰는 셈이다.
시멘트와철강업등건설원자재관련업계는전기료 인상에직접적인영향을 받는다. 시멘트제조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25% 수준인데시멘트 원료를 녹이는 킬른(소성로)은 24시간 가동해야해전력소모가클수밖에없다.
국내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C&E 측은 최근실적발표를 통해 “이번에 전기요금이급격하게인상된다면올해중 시멘트 가격인상은 불가피한상황”이라고 했다.
철강업계도 마찬가지다. 업계에서는 전기료가㎾h당 1원 오를때전력비용이 1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전기료 인상으로수백억원에이르는비용부담이더해진셈이다. 이미철강업계는 전기요금 인상분을 반영해지난16일부로 철근가격을 t(톤)당 5000원 인상했다.
이처럼건설 원자재가격이오를수록 건설사들은원가부담에직면하게되면서건설 공사비,분양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진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따르면 3월 기준 주거용 건물 건설공사비지수는 150.07로 2년 전(125.47)대비 19.61% 높아졌다. 전년동월 142.56보다도5.27% 상승했다. 아파트 분양가도 오름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올해 4월 기준 전국 아파트평균분양가는 3.3㎡당 1699만원으로 지난해같은기간1521만원에서12% 올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이 겨우 안정세를 찾아가는 듯했는데전기료 인상이다시자재가격상승을부추길수있어건설업계가긴장하고있다“며“현재건설사실적악화, 공사비인상으로인한갈등에는원자재가격상승요인이가장 큰데전기료가 오르면건설업불황이더길어질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공사비인상을 둘러싸고 최근 수도권정비사업장 곳곳에서갈등을 겪는 사례도 잇따르고있다.
경기 성남시 산성구역 재개발 조합은 시공사와 공사비합의에실패해지난 16일 시공사업단(대우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과 체결한 계약을 해지했다. 경기 수원시 권선6구역 재개발조합과 시공단(삼성물산·SK에코플랜트·코오롱글로벌)은 공사비갈등으로이달 진행할 예정이던분양일정을미루고 있다. 경기성남시은행주공 재건축 사업도 시공사인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최근 조합에공사비를 3.3㎡당 490만원에서 670만원으로 인상해달라고요구해갈등을빚고있다.
건설사관계자는“이번 전기료인상으로원자재 가격이 더 오르면 공사비이슈로 갈등을 빚는 사업장이계속 발생할 수밖에없다”며 “공사비가 오르면조합원분담금이높아져분양가가오르고,시공사와조합간갈등으로입주지연이발생할수도있다”고 지적했다.
자재가격상승으로 업계에어려움이극대화하면정부 차원에서합의·조정이필요하다는목소리도 나온다.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높은 원가율로 실적이전반적으로 나쁜 상황인데자재가격이또오르면하반기실적에도악영향을미칠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업계 의견을 듣고전기료 인상을 재고해 조정에 합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건설사등업계고충이심각하면정부에서도인상률 조정 등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면서“다만 올 하반기가 지나고 내년 1분기부터는 건설공사준공물량이많아지기때문에수요물량이줄면서가격상승 요인도 줄어들 수 있다”고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