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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노무현그립습니다”…정치권은신경전에‘국민통합’뒷전

盧전대통령서거14주­기4500명참배여야­지도부동상이몽…총리엔야유

- 김해=김슬기기자ksg49@

여야 지도부가 23일 경남 김해봉하마을에서엄수­된노무현전대통령서거­14주기 추도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는 ‘돈 봉투 의혹’ ‘김남국 코인’ 등잇따른당내리스크로­위기를 맞고있는상황에서지지­층 결집을, 김기현 국민의힘대표는 전임대통령들에 대한 재평가를 통한 ‘국민 통합’과‘외연 확장’을꾀하려는행보로해석­된다.

그러나 추모식현장은 한국 정치의구태를적나라하­게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무현 정신’을 언급하며국면전환을꾀­하는민주당 모습과 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보수 정권 대통령에대한 재평가를 강조하는 국민의힘모습이오버랩­되면서노 전대통령 추모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그대로드러났기­때문이다.

서거 14주기, 봉하마을 찾은 시민들… “그립습니다”

추도식이열린 경남 김해시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은추도식­에참석하려는시민들로­북적였다.생태문화공원입구에는‘한 송이 2000원’이라고 적힌추모꽃 국화를판매하는가판대­와 노란색 모자·부채, 추모떡등을 나눠주는부스등이줄지­어있었다. 추도식에는 주최측추산으로참배객­4500여명이입장했­다.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을 찾은 시민들은가로 약 150㎝에 달하는 방명록 위에 ‘영원한 나의 대통령’ ‘큰 뜻 깊이 새기고 살겠습니다’ ‘지금 시국이 너무 화가 납니다. 그립습니다’ 등문구를적기도 했다.

대구에서 10살 아들과 함께 온 김현범씨(35)는 “아들이역사에관심이많­아함께오게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역사의 한 모습을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참석했다”면서도”여야 정치인이‘노무현 팔이’를 하는 모습까지는

아들에게알려주고싶지­않다”고 비판했다.

5개월된아이를유아차­에태우고함께추도식을 찾은 유민식씨(41)는 “매년 노대통령추도식에참석­했는데올해는특히더와­야겠다는마음이강해졌­다”고했다.유씨는“파주에서여기까지왔다. 한국정치현실에답답함­을느껴노대통령이더많­이생각난다”고덧붙였다.

정치의 구태 투영되기도… 韓 총리연설에‘야유’

여야는‘노무현 14주기’를 맞아일제히‘노무현 정신’ 계승을다짐하면서도상­대진영에견제구를날리­는등신경전을벌이기도­했다.

이 대표는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뒤 기자들과 만나 “노 대통령께서 꿈꾸셨던사람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없는 세상을 향해깨어있는시민들과 함께조직된힘으로뚜벅­뚜벅한걸음씩앞으로나­아가겠다”고 했다.

반면 김 대표는 김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뒤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뿌리를 이뤄오신김대통령의뜻­을다시한번새기는기회­를가졌으면좋겠다는생­각이들었다”고 했다.

김대표는 지난 3월 대표에선출된이후 줄곧 전임대통령에대한 재평가를 강조하고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마포구에있는 박정희대통령기념관을 찾아 “(박 전 대통령은) 위대한역사를 만들어오신 지도자”라며 “과(過)도 있겠지만 과보다 공(功)이 훨씬 많으신 분”이라고말한바있다.

여야 지도부의‘동상이몽’을 투영한 듯추도식현장도‘국민 통합’과는거리가먼모습이었­었다. 정부·여당이 ‘국민 통합’을 강조한 것과달리한덕수 국무총리추도사가 이어질 때는객석에 앉아 있던 시민들이 거세게 야유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한 총리가 추도식을 위해 무대로오르자 “내려가라” “물러나라” “꺼져라” 등야유를 퍼부었다. 노무현재단 관계자가 “노 대통령님얼굴을 걸고 하는 행사다. 자제해 달라”고 했지만 추도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아랑곳하지않고한총리­를향해거친소리를내뱉­었다.

 ?? [연합뉴스]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인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시민 발걸음이 이어지고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인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시민 발걸음이 이어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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