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위안화…흔들리는글로벌통화패권
1단계주변화·2단계지역화확대이어3단계국제화로긴여정시작
달러패권에 대한 위안화의 도전이가속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쟁과美연준의급격한기준금리인상을계기로위안화의주변화(周邊化)와 지역화(地域化)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서방의금융제재로 외환거래가 막힌러시아가 본격적으로 위안화를 받아들이면서그 비중이점차확대되고있다. 지난 2월모스크바외환거래소의위안화거래량이약 1조4800억 루블(약 25조1000억원)로 위안화 비중이달러대비압도적으로 높아졌다. 러시아 재무부는달러를배제하고위안화 자산투자지분한도를기존 30%에서60%로 늘렸고, 러시아산 천연가스∙석유 등 에너지결제통화의위안화비중은더욱확대되고있다.
러시아이어프랑스까지脫달러가속
게다가, 미국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핫머니가미국으로옮겨가면서강달러현상이위안화국제화를더욱부추기고 있다. 강달러가 수출주도형 개도국∙신흥국과 중동국가의통화가치하락과 수입물가 상승으로이어지면서대규모무역수지가발생하면서달러에만의존할수없다는분위기가 형성되면서위안화를대체통화로 선호하는국가들이점차 늘어나기시작한 것이다. 지정학적리스크 확대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미국은 달러를 찍어내면 되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힘없는 신흥국과 개도국이떠안게된다는이유에서다.남미의경제대국인브라질이위안화사용을공식화하면서그영향력은더커져가고있다.
지난 4월 룰라 브라질 대통령의중국 국빈방문에맞춰양국은기존달러대신위안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룰라대통령은“왜모든국가는달러를기반으로무역을해야합니까?”라고언급하며,향후위안화결제를더욱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다렸다는 듯이아르헨티나도 중국과의교역에서위안화로결제하겠다고발표했다.극심한인플레이션을겪고있는아르헨티나가강달러약페소로인해외환보유액이줄어들면서위안화를 대체통화로 적극 활용하겠다는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위안화가 향후 10년 내 달러, 유로와 함께글로벌 3대결제통화가 될것으로전망한 바 있다. 2022년기준 중국 위안화 결제액은 42조 위안(약 8056조원)으로2017년보다 3.4배 증가하면서, 위안화는 현재 세계에서 5번째(달러∙유로화∙엔화∙파운드∙위안화) 지불통화, 3번째로큰무역금융통화로자리매김했다.국제통화기금(IMF)에따르면 2022년 전세계거래에서위안화비중은 2.7%로 달러(58%), 유로화(20%) 대비큰격차를 보이지만 달러비중 축소, 위안화비중의점진적확대현상이확연히나타나고있다. 흥미로운것은위안화를활용한첫 액화천연가스(LNG)거래가프랑스와성사되면서위안화의국제화가더욱힘을얻는모양새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가 아랍에미리트(UAE)산 LNG 6만5000톤을 프랑스토탈에너지를통해수입하면서위안화로결제했다. LNG는 달러로 거래되는 게일반적인데 위안화결제가처음진행되면서세간의이목을끌었다.
위안화는1단계 주변화, 2단계지역화를확대하며3단계국제화를위한긴여정을 시작했다. 아세안및러시아중심의1단계주변화와함께중국이참여하고있는다자외교협의체(브릭스, 상하이협력기구, 걸프그룹 등)을 통해위안화지역화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의 대외결제에사용된위안화 규모가 5499억 달러로 위안화 비중이48.4%로 처음으로 달러(46.7%)를 추월하며향후더욱확대될것으로전망된다.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중국의야심은 2008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2008년 미국발금융위기를계기로달러중심의글로벌 금융패권에대한 의구심과 회의가 일어나자 중국은그틈을이용해위안화국제화목표를세웠다. 2009년부터 한국∙말레시아∙벨라루스∙인도네시아∙아르헨티나 등여러국가들과위안화무역결제확대를위한통화스와프를체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3년 시진핑 주석의 집권과함께위안화 국제화의전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2015년중국인민은행이위안화국제화를공개적으로밝히면서‘위안화국제화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행하기 시작했다. 또한위안화국제화를촉진하기위한국경간위안화지급시스템(CIPS)을 2015년에 설립했고, 2016년 3월에는 아시아 최초의중국인민은행산하금융교육센터와싱가포르남양이공대학공동으로‘위안화국제화 연구센터’를 베이징에설립하며체계적인정책연구가시작되었다.
국경간위안화지급결제전년比 31%↑
그리고 2016년 10월 1일 위안화가 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정식 편입되면서 위안화 국제화에본격적인시동을 걸었다. SDR은국제준비자산으로회원국이경제위기에빠졌을때담보없이주요통화로인출할수있는 자산을 말한다. 따라서 위안화의 SDR 통화 바스켓편입은 달러, 유로화와 함께글로벌 기축통화로서그만큼위안화의위상이 올라갔고, 점차 확대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당시 위안화의 편입비율은 10.92%로 미국 달러화(41.73%)와 유로화(30.93%)에 이어세번째로 엔화(8.33%)와 파운드(8.09%)보다 큰 규모였다. 2022년 5월 IMF는 위안화비중을기존의10.92%에서 12.3%로 상향조정하며영향력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무엇보다, 2018년 4월 시주석의금융시장 확대방침이후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에더욱올인하고 있다. 올해초만 해도중국은행의역외위안화대출업무 개시, 국경간전자상거래의효율적인위안화결제서비스제공등관련정책들을쏟아내고있다.
이미중국인민은행은약 30개 국가및지역에 31개 은행을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하고 위안화 결제대금의청산업무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그에 따라, CIPS 결제규모와 참여기관도 빠르게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인민은행자료에따르면 2022년 CIPS를 활용한 위안화 결제건수가 440만 건이넘어전년대비 31.7% 증가했고, 결제금액은 96조7000억 위안(약 1경8549조원)으로 전년대비 21.5%증가했다. 일일평균 1만7700건의 약 3884억 위안(약 74조5000억원)이거래되는 셈이다.
2022년 기준 국제은행간통신협정(SWIFT)의 1만1000여개글로벌금융기관참여대비, CIPS는 약 180개 국가 1400여개금융기관이참여하고있어아직큰차이가있다. 그러나 CIPS에참여하는기관들의수가큰폭으로증가하는추세로 작년한 해만 100여 개가 넘는 금융기관들이 CIPS에동참했다. 지난 2월 중국-프랑스 정상통화에서프랑스 은행이 CIPS 사용확대에합의하면서향후다른유럽계은행들의참여도확대될것으로 보인다. 단시일내위안화가 달러나유로화를대체할 가능성은매우 낮다. 그러나 위안화국제화의대장정은지속될 것이다. 글로벌지정학적리스크확대와 자국우선주의가 확산되면서글로벌통화권력의단층구조도점차 분열되고 있다. 위안화는그틈을 지속적으로파고들것이다. (다음회에계속이어집니다) ▷중국 칭화대 박사 ▷前대한민국 주중국 대사관 경제통상전문관과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 ▷미국듀크대학교 방문학자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용인대학교 중국학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