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70주년,우리가궁극적으로가야할길
올해는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고 지난 4월말 윤석열 대통령이미국을 국빈방문하여융숭한 대접을받은것은동맹70주년을 기념하는의미도 있었다. 동맹 70주년이라는 말은 1953년 7월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지70년되었다는말이다.이번윤대통령의방미결과로미국의확장억제의지를 분명히한 ‘워싱턴 선언’이 채택되었고이선언을 ‘제2 상호방위조약’으로 보는 평가도 있다.기존의방위조약이재래식공격을상정한것이라면‘워싱턴선언’은 북한의핵공격가능성에대한미국의방어의지를선언한것이기에이런해석이가능할수도있다.
그리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문을 보면양국간동맹을‘글로벌포괄적전략동맹’으로 격상하여동맹의적용 범위를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한다는내용도포함하고있다.
그리고 양국은 21세기 인류가 당면한 여러도전에대응하기위한연대를 강화하고첨단기술분야와공급망 재편에서협력을확대할것을 천명하였다. 한·미동맹이단순한양국 간 안보동맹에서 지역동맹, 기술동맹으로 진화하는미래상을공동성명이제시하였다고볼수있다.
최근 기존의국제체제와 질서의밑그림이바뀐다는 말이있을 정도로 국제정세가 급격히변해가는 대변환 시대를 맞아 한·미 동맹도 이에 발맞추어진화해나가는 것은당연하고도필요한 일이다. 그러나미래 한·미동맹의윤곽이미국의국익에도 부합해야 하지만 우리국익에도 잘부합하게진화시켜나갈지에대해우리도 고민해야 할 때다.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었던1953년 당시상황 논리와 그이후이어지는 우리정부들의방위조약강화노력들을짚어보고이런노력들이시사하는바를앞으로어떻게구현해나갈지고민해야 한다.
‘한·미 상호방위조약’탄생의배경
한국전이막바지로 치닫던 1953년 미국은 상황을 전쟁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선에서휴전하려고 공산 측과 협상을하고 있었다. 당시이승만 대통령은 통일을이루지도 못한채휴전만하고미군이떠나버리면한국의안전은풍전등화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휴전에앞서미국이한국의안보를보장해주는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지않고서는휴전에응할수없다고 버텼다. 조속한휴전을원하는미국이다양한 회유와 압박을 가했음에도 이대통령은 상호방위조약 체결외에한국군 증강, 상당한 경제원조 등다양한요구를휴전과맞바꾸려하였다.
더나아가이대통령은안보구도가불안한채로휴전을맞느니한국군이라도 유엔군 작전지휘권에서벗어나 단독북진을 하겠다는엄포도 서슴지않았다. 이런이대통령의일탈을두려워하여미국은이대통령을제거하려는계획(에버레디 플랜)을 마련하기까지 했다. 1953년 6월 이대통령이기습적인반공포로 석방이라는 초강수를 두자 미국 측은이계획을실제집행할 뻔했다. 이대통령이이러한벼량끝전술을쓴것은오로지더유리한조건으로상호방위조약을 휴전하기전에체결해야 한다는 냉철한 계산이있었기때문이다.
이대통령의이런초강수에도 불구하고 당시미군 지도부들은양국간 방위조약 체결에부정적이었고 특히이대통령이요구하는자동개입조항 삽입은절대안된다는태도였다. 박정희대통령도 월남 파병을 해주는 대가로 자동개입조항을 확보하려하였으나 실패했다. 미군이이런부정적인태도를보인이유는휴전후남북한간충돌로인해미국이전쟁에다시연루될가능성도염려하였지만동아시아안보 구도에서한국의전략적가치가 그리높지않다고평가했기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전 초기에 목도하였듯이 한국은 방어종심이짧아 적시에방어하기가어렵다는 점도 한 이유였다. 그래서미군은 한국이다시침략받으면 유엔 16개국이 재참전한다는 선언정도만 한국측에약속해주고 마무리지으려 했다. 이러한미군측견해에도불구하고미국국무부가휴전을 성사시키기위해서는 상호방위조약 체결이불가피하고그시기는휴전이후로한다는방침을정하는바람에결국휴전후3개월뒤에한·미동맹이출범하게된다.
美가생각하는한국의전략적가치
한·미 동맹성립과정을 되돌아보면서우리는 미국의전쟁지도부가 생각하는 한국의전략적가치에대해곰곰이생각해보아야 한다. 미국은 20세기 초반부터지속적으로한반도의전략적가치를 일본을 방어하기위한 방파제정도이상으로 의미를 부여하지않았다. 따라서한반도가 미국 국익과 직결된다고 보지않았다는 점을 우리는 간과하지말아야 한다. 물론 최근 미·중 간 전략적경쟁이격화되면서남한의전략적가치는 높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미국의국가전략에필수적요소는아니라는 점을 염두에두어야 한다. 이것이미국의기본 국가전략이라면 우리는 앞으로 트럼프와 같은 유형의대통령이나타날 가능성에대비하여한·미동맹을더욱우리에게유리한방향으로강화해놓아야 한다.
즉이대통령이방위조약을강력히요구한 것은미국이향후 한국을 내버릴까 하는 우려가 있었기때문인데미국기본 전략구상을 감안한다면이는 완전한 기우가 아니었던 것이다. 미국은동아시아에서한·미·일 삼각안보구도를완성시키고일본에더많은안보부담을지게한다음미국의안보부담은줄이려하는구상을늘가지고있다.
이런상황을감안하여한·미동맹을더강화하기위해서는우리는이승만·박정희대통령이줄기차게시도하였던상호방위조약에자동개입조항 삽입과 같은 동맹강화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즉 미국이유사시에한국 방어를 위해서미국의헌법적인 절차에따라 필요한 승인을다 거치지않고도즉각적으로미군이참전할수있는안전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물론 주한미군 존재자체가 인계철선역할을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미군의평택기지이전으로 인해이것도 확실하지 않다. 미국이아시아판 NATO를만들려는복안을가지고있다면아시아국가들에도NATO회원국과같은집단안보공약이나핵공유정책을제시해줄필요가 있다. 미국이이런성의를보일때우리도미국이원하는것처럼 한·미동맹을한반도를 넘어인도·태평양 지역으로적용범위를좀더확장할수있을 것이다.
사실 현 상호방위조약에도 미국이 관할하는 태평양상영토가공격을받았을때우리가 지원해야 할 의무가 명기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우리국민들은 한·미 동맹이대북억지용이고 한반도에만 적용된다고믿고있기에실제우리군이지역동맹활동을수행하려면국민을안심시키는조치가 필요하다. 말하자면우리배후안보를더강화하는조치가필요한 것이다. 한·미동맹의적용범위를한반도이남으로 확대하려면 북한의공격에 대한 방비책을 확실히해두어야한다는말이다.
그리고이번에채택된 ‘워싱턴 선언’도 북한의핵도발에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는 담고있으나미국의핵우산사용은 결국 미국 측 결정에달려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유사시에 한·미 간 협의를 하긴 하지만 북한 도발에대한 즉각적인대응 체제가 가동되기는 힘든 구조다. 이선언도앞으로양국간 협의를 거쳐더욱 즉각적인실행력이담보되는방향으로문서화해나갈필요가 있다.아니면선언은결국선언에그칠가능성이늘있는 것이다.미래동맹,글로벌동맹의방향성은 맞지만 우리안보에 실질적인 도움이되는장치를확보하는것이더 급선무다. 이승만·박정희정부는성공하지는못했지만이를위해줄기차게노력을기울인것은 사실이다.이것이잘안되자우리안보를보장하기위한 독자적인 행동에착수하기도 하여미국의견제를 받기도 하였다.
이처럼 국익, 특히국가안보에하나의빈틈도 남기지않겠다는 것이 보수 정부가 지켜야 할 본분이아닌가 한다. 1950년대 미국의 최강 동맹국인 영국과 프랑스도 미국의핵우산을 완전히믿지못하여미국의핵우산에도 불구하고제갈길을 갔다. 우리도우리가궁극적으로가야할길을미리고민해야할 때다. 케네디대통령말처럼내치에실패하면선거를잃지만외교에실패하면나라를잃는다.
尹·바이든워싱턴선언은‘한·미상호방위조약2.0’…美는아시아판NATO복안北핵도발에더욱강력한경고메시지담았으나핵우산사용은결국美에달려유사시한반도이남까지즉각대응체제가동…실질적인방비책확보가급선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