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렌드쇼어링’업고日‘잃어버린반도체30년’되찾나
IBM,日에첨단반도체기술공여등G7정상회의계기투자약속잇따라주요글로벌기업투자액2조엔넘겨美·日손잡고290억엔들여인재육성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내건 일본 라피더스가 지난 22일(현지시간) 2025년 4월부터2㎚(나노미터·1㎚=10억분의 1m)의 시제품 라인을 가동해,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2030년대부터 1조엔(약 9조5000억원)에 달하는매출을올리겠다는포부도드러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따르면라피더스는 이날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홋카이도 지토세시에서주민 설명회를 열고 공장 건설 계획및일정을 공개했다. 공장은 올해 9월 착공해내년 6월경에클린룸등을정비한다.
주목할점은미국 IBM이첨단반도체제조기술을 공여한다는 것이다. IBM은 이미기술자들을 파견한 상태로, 올해여름까지파견 직원 수를 100명 규모로 늘릴 방침이다. 라피더스는 벨기에반도체연구개발기관인 IMEC(아이멕)과도손잡고 극자외선(EUV)관련기술을지원받는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히가시 데쓰로 라피더스회장은IBM이손을내밀어준덕분에첨단반도체를 생산하는 기회를 누리게됐다고 강조했다. 그는“일본은 1980년대 세계1위의반도체기술로 50%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나, 현재는 10%까지줄었다”며“매우 약한 위치에있어첨단 반도체기술이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다행히 IBM이 일본에손을 내밀어기술을 공여해주기로 했다”며“위기감을 가지면서도최대한기회를살리고싶다”고 덧붙였다.
IBM은 양사 파트너십을 지정학적 긴장과 연관시켰다. 다리오길수석부회장 및 IBM 리서치총괄책임자는 “(IBM과 라피더스의)파트너십은미국과 일본 간 제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일본이반도체능력을높이고안정적인공급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는 지리적으로 안전한 공급망을 세계에창출하는 것으로이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일본이 향후 차세대 반도체기술 개발과 전략적인기술 분야의리더로서세계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IBM은 반도체부터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까지일본에신뢰할수있는기술적파트너로남아지속가능한미래를만들겠다”고강조했다. ◆잃어버린 반도체 30년, 미·중 패권 전쟁으로되찾나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패권전쟁이격화하면서, 미국의최우방국일본이새로운반도체공급망거점으로부상하고 있다. 미국이경제안보를이유로 중국의반도체산업을 노골적으로 옥죄는가운데일본이잃어버린 과거의영광을 되찾기에속도를내는모습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50%에 달했던일본의반도체산업은 1990년대중반이후국제무대에서존재감이쪼그라들었다. 미국에이어한국과 대만의반도체기업들이약진한반면일본반도체산업은지난 30년간쇠퇴의길을걸었다.
그러나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한국, 대만의주요반도체기업들이연달아일본에투자를결정하고나선가운데지난 2021년 이후관련기업들의투자액은총2조엔을 넘겼다.
최근일본히로시마에서열린주요7개국(G7)정상회의를계기로글로벌반도체기업들의투자도잇따랐다.미반도체대기업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히로시마현히가시히로시마시의공장에최첨단메모리반도체를제조하기위한설비를도입하는등최대5000억엔을투자하겠다고밝혔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히로시마 공장에서열린기자회견에서 “(이번 투자를 통해) 최첨단 반도체제조에있어서일본의위상이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히로시마를 비롯한일본에는매우뛰어난노하우를가진장비회사들이있어,
협력을 통해 생산성이나 비용대비효과를 높이고싶다”고 부연했다.
플랩라저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반도체부문 CEO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인터뷰에서 수년 내일본에서엔지니어 800명을 채용해,인력을현재대비1.6배로 늘리겠다고말했다. 아울러라피더스와도 긴밀히연계해엔지니어파견등을통해기술개발에협력할 계획이다.라저는 라피더스의 2㎚ 제품 양산이 성공할 것으로확신한다는기대감도내비쳤다.
세계적인 반도체 연구개발기구인 벨기에의IMEC(아이멕)은 라피더스를지원하기위해홋카이도에연구거점을마련한다.한국의삼성전자는300억엔 이상을투자해가나가와현에신규반도체개발거점을설치하고,대만TSMC는구마모토
현에공장을건설중이며제2공장도계획중이다.
세계낸드플래시시장 3위키옥시아와 4위미국웨스턴디지털간합병논의역시급물살을타고있다.
아울러영국은반도체분야에서연구개발, 기술 교환, 공급망 회복력강화 등에서일본과 협력하기로 했다. 영국은 글로벌 반도체설계회사인 ARM 및이매지네이션 테크놀로지의본거지다. 외신은 “영국의반도체전략은 대만 등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지역에대한 반도체수입의존도를줄여야할필요성을보여준다”며양국협력의배경으로지정학적긴장을꼽았다 . ◆‘리쇼어링’보다 ‘프렌드쇼어링’… 인재 투자도美·日손잡아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이일본으로 몰리는 데는미국 정부의‘프렌드쇼어링’ 정책이 작용했다. 2조엔에 달하는 일본 정부의 반도체 지원책과함께 미국의 최우방국이란 이점이 투자로 이어졌다는게중론이다.일본은미국주도의대중국반도체산업옥죄기에적극동참한상황으로,반도체공급망재구축을위한주요거점으로부상했다.
닛케이아시아는 “미·중 기술 경쟁의핵심에는인공지능(AI)과 반도체가 있다”며 “세계 반도체생산의대부분은 대만과 한국에서이뤄진다. 이는서구를지정학적충격에취약하게만들수있다”고 짚었다.
이어기시다후미오일본총리가최근도쿄총리관저에서세계반도체기업7곳의경영자를초청한사실을거론하며“미국이리쇼어링(해외진출 기업의본국 회귀)보다 프렌드쇼어링(우방국간공급망구축)을우선한다는신호”라고평했다.그러면서“중국의부상에대응하기위해동맹국과협력하겠다는의지를나타낸다”고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이 일본에 신규 투자하는것도미국이한·일관계개선을뒷받침한덕분”이라며 “미·중 기술 패권전쟁이치열해지는가운데 한국, 일본, 대만, 유럽은 미국과 협력을강화하고있다”고 덧붙였다.
인재확보를위한협력도 강화한다. 미국과일본양국기업과 대학은반도체와양자컴퓨터교육·기술개발에총 2억1000만달러(약 290억엔) 이상을쏟아붓는다.
반도체분야에서는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일본도쿄일렉트로닉이도호쿠대,버지니아공대등미·일의11개대학과제휴해첨단기술교육프로그램등을 마련한다.앞으로5년간 총 6000만 달러이상을 투자한다. 연 5000명의 학생이혜택을볼수있다고니혼게이자이신문은전했다.
양자과학기술분야에서는IBM이시카고대와도쿄대에향후 10년간 1억 달러를, 구글이두학교에 10년간 최대 5000만 달러의 자금을 댄다.아빈드크리슈나 IBM CEO는 미·일 대학 협력을통해기술과제해결과인재육성이가능할것으로 봤다.
토니블링컨미국국무장관은지난 21일 히로시마에서열린미·일정부의교육에관한협력각서 조인식에서 “미·일 과학기술 협력은 양국 국가와 경제안보를 위해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투자 중 하나”라며“기술에 관한 규칙과 규범을형성하는것도가능할것”이라고 밝혔다.
미·일 양국은 교육에 관한 고위급 대화를 매년실시하기로했다.